소학(小學) 명륜제이(明倫第二) #51

禮記曰,  夫昏禮,  萬世之始也.

예기왈    부혼례    만세지시야

예기에 이르기를, 남자가 혼례를 치르는 것은 만세의 시초가 된다.

 

取於異姓,  所以附遠厚別也.

취어이성    소이부원후별야

다른 성에서 처를 맞이하는 것은 소원한 관계를 친밀하게 하고, 혈연의 구별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幣必誠,  辭無不腆,  告之以直信.

폐필성    사무불전    고지이직신

폐백은 정성을 다하여야 하며, 변변하지 않다고 하지 않는 것은 정직하고 신의가 있음을 고하는 것이다.

 

信事人也,  信婦德也.

신사인야    신부덕야

신의는 사람을 섬기는 것이며, 신의는 아내가 가져야 할 부덕이다.

 

一與之齊,  終身不改,  故夫死不嫁.

일여지재    종신불개    고부사불가

한번 허락하여 혼례를 치르면 종신토록 고칠 수 없는 것이니 남편이 죽어도 개가하지 않는다.

 

男女親迎,  男先於女,  剛柔之義也.

남녀친영    남선어여    강유지의야

남자가 여자에게 친영을 하는 것은 남자가 여자를 먼저 이끌고 강한 것으로 부드러움을 움직이는 의리가 있음을 말한다.

 

天先乎地,  君先乎臣,  其義一也.

천선호지    군선호신    기의일야

하늘이 먼저 땅을 부르고, 임금이 신하를 먼저 부르는 것과 같다.

 

執摯以相見,  敬章別也.

집지이상견    경장별야

폐백을 가지고 가서 서로 보는 것은 공경하고 분별을 짓고자 하는 것이다.

 

男女有別,  然後父子親,  父子親,  然後義生,

남녀유별    연후부자친    부자친    연후의생

이는 남녀간에 분별을 한 다음에 아버지와 아들이 친애할 수 있고, 아버지와 아들이 친애한 다음에야 의리가 생겨나는 것이다.

 

義生,  然後禮作,  禮作,  然後萬物安.  無別無義,  禽獸之道也.

의생    연후예작    예작   연후만물안    무별무의    금수지도야

사람이 지켜야 할 의리가 생겨난 다음에야 예를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예를 갖추게 되면 만물이 안정되는 것이니 의리와 분별이 없으면 금수와 같은 것이다 라고 하였다.

 

(註1) 附(붙을 부), 幣(비단 폐), 腆(두터울 전), 嫁(시집갈 가), 摯(잡을 지), 禽(날짐승 금), 獸(짐승 수)

 

(註2) 현대에서 결혼에 대해 참을 수 없는 가벼운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결혼에 대한 무용론이나, 결혼을 신성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다만 살기 어렵고 자신이 인간다움을 누리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결혼은 인간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근간으로 그 중요함과 신성함은 이루 비견할 데가 없다. 인간이 무한한 생명체가 아니며 자손을 두고 가르쳐 더 나은 후대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인류사회의 요체임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경제적 불편함과 자신의 이기적인 생활에 방해만을 내세워 결혼을 기피하고 자식을 기르는 것을 기피한다면 인간으로서 참다움과 행복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지금처럼 늙지 않고 경제적인 활동과 생물학적인 활동을 한다면 결혼은 선택의 문제로 국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은 영구하지 않다. 우리가 누리는 작은 행복이나 감정, 물질의 대부분은 선대로 부터 얻어진 것이 대부분이고 대를 이어 발전해 온 것이다. 고통과 노력을 배제한 행복과 결과는 있을 수 없다. 여자는 어머니가 되어 비로서 인간으로서 완성되고, 남자는 가정을 영위하면서 사회의 가정 기본단위의 인간생활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자손만대의 구성원으로서 인간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