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명륜제이(明倫第二) #53

몽그림 2023. 10. 4. 03:52

內則曰禮始於謹夫婦,

왈    예시어근부부

내칙에서 이르기를예는 부부간에 삼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爲宮室,  辨內外,  男子居外,  居內,

          자거내

집을 장만할 때 내외를 분간하여 남자는 바깥채에서 거주하고,여자는 안채에서 거주한다.

 

深宮固門,  閽寺守之,  男不入,  女不出.

           

안채는 집안 깊은 곳에 두고,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중문을 두어 문지기로 이를 지키게 하며남자는 안으로 들이지 않고 여자는 바깥 출입을 하지 않도록 한다.

 

男女同椸枷,  不敢縣於夫之楎椸,

동이가     불감현어부지휘이

남녀는 옷을 거는 횃대를 같이 쓰지 않고,아내는 남편의 옷걸이에 옷을 걸지 않고,

 

不敢藏於夫之篋笥,  共湢浴,

불감장어부지사     불감공벽욕

남편의 상자에 함께 보관하지 않고 욕실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夫不在,  斂枕篋,  簟席襡,  器而藏之.

부부재        점석촉   기이장지

남편이 집안에 있지 않으면 베개를 상자에 넣어 두고 남편이 쓰는 대자리와 돗자리는 보로 싸서 소중히 보관해 둔다.

 

少事長,  賤事貴咸如之.

소사장    천사책함여지

젊은이가 어른을 섬기고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을 섬길 때는 모두 이같이 한다.

 

雖婢妾,  衣服飮食,  必後長者.

수비첩    의복음식   필후장자

비록 계집종이나 첩이라도 옷과 음식은 반드시 그들 나이에 따라 나이가 적은 사람이 연장자의 뒤에 따르게 한다.

 

妻不在,  妾御莫敢當夕.

처부재    첩어막감당석

아내가 집에 없어도 첩들은 자신의 순서가 아니면 감히 아내 대신에 저녁에 모시고 잘 수 없다 라고 하였다.

 

(1) (삼갈 근), (분별할 변), (문지기 혼), (횃대 이), (칼 가), (고을 현), (옷걸이 휘), (감출 장), (상자 ), (상자 사), (목욕간 벽), (거둘 ), (베개 침), (대자리 점), (두루마기 촉), (다 함), (계집종 비)

 

(2) 부부간의 존중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고 있다친영례를 치르고 지아비의 아내가 된 정처는 남편과 함께 집안을 다스리고 이끌어 가는 주축이 된다옛날에는 왕가에서나 사대부에서도 처와 첩의 신분은 엄격하게 구별하였다심지어 남편이 원하고 사랑한다고 하여도 비첩은 정실 아내의 허락이 없으면 감히 동침할 수 없었다안주인으로서 권위와 힘은 막강하여 집안에서 대소사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이러한 원칙과 도리를 무시하고 집안의 질서가 깨어지는 경우가 있었던 적은 여러 번 있었다조선 중종 때 권신인 윤원형은 첩인 정난정을 애지중지하여 본처인 김씨를 내치고 안방을 내어 주었고 자신의 누이인 계비 문정왕후를 움직여 정실의 첩지를 받았다그러나 세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은 폐가망신의 길로 종말을 맞았다재미난 것은 선조 때의 명신인 백사 이항복은 부인과 동침하기 위해 중문을 넘어 안채로 들어가기 위해 밤마다 담장을 넘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로 내실은 범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였다격식과 형식논리로 포장한 부부간의 절을 생각하면 현대의 부부간의 흉허물없는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그러나 부부간에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랑해야 할 예절은 시대를 넘어 변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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