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爲天下國家有九經, 所以行之者一也.
범위천하국가유구경 소이행지자일야
무릇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데에는 아홉 가지의 기준이 있다. 이것을 행하는 것은 하나이다.
凡事豫則立, 不豫則廢.
범사예즉립 불예극폐
무릇 일이란 미리 예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고, 미리 예상하지 못하면 잘못하여 페단이 따른다.
言前定則不跲. 事前定則不困.
언전정측불겁 사전정즉불곤
말하기 전에 예상하고 미리 정해둔 것이라면 넘어지지 않고 곤난하게 되지 않는다.
行前定則不疚. 道前定則不窮.
행전정즉불구 도전정즉불궁
행할 것을 미리 정해두면 병폐가 없고, 가는 길을 미리 정해두면 어려워 지지 않는다.
在下位不獲乎上, 民不可得而治矣.
재하위불획호상 민불가득이치의
아래 지위에 있으면서 윗 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민심을 얻고 백성들을 다스릴 수 없다.
獲乎上有道, 不信乎朋友, 不獲乎上矣,
획호상유도 불신호붕우 불획호상의
윗 사람에게 신임을 얻는 방도가 있으니 동료인 벗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윗 사람에게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
信乎朋友有道, 不順乎親, 不信乎朋友矣.
신호붕우유도 불순호친 불신호붕우의
벗에게 신뢰를 얻는 데에도 방도가 있으니 어버이의 마음을 순탄하게 하지 못하면 벗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
順乎親有道, 反諸身不誠, 不順乎親矣.
순호친유도 반저신불성 불순호친의
어버이의 마음을 순탄하게 하는 방도는 자신을 돌아보아서 진실하지 못하다면 어버이의 마음을 순탄하게 할 수 없다.
誠身有道, 不明乎善, 不誠乎身矣.
성신유도 불명호선 불성호신의
자신을 진실하게 하는 방도로는 선을 밝게 알지 못하면 자신을 진실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註1) 豫(미리 예), 廢(폐할 폐), 跲(넘어질 겁), 疚(고질병 구)
(註2) 일은 진실한 것이다 (일자, 성야 一者, 誠也). 하나라도 진실하지 못하면 이 아홉 가지는 모두가 헛되게 꾸민 글이다 (일유불성, 즉시구자개위허문의 一有不誠, 則是九者皆爲虛文矣). 이것이 구경의 실체이다 (차구경지실야 此九經之實也). 모든 일이란 달도와 달덕 그리고 구경의 부류에 속하는 것을 지칭한다 (범사, 지달도달덕구경지속 凡事, 指達道達德九經之屬). 예는 평소 미리 정해 둔 것을 (예, 소정야 豫, 素定也), 겁은 넘어지는 것을 (겁, 지야 跲, 躓也), 구는 병페를 의미한다 (구, 병야 疚, 病也). 이는 위의 글을 이어서 모든 일을 먼저 진실되게 세우고자 하는 것을 말한 것이고 아래 글에서 이를 유추한 것과 같다 (차승상문, 언범사개욕선립호성, 여하문소추, 시야 此承上文, 言凡事皆欲先立乎誠, 如下文所推, 是也). 이 또한 아랫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에상하고 정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를 미루어 말한 것이다 (차우이재하위자, 추언소정지의 此又以在下位者, 推言素定之意). 반저신불성이란 자신을 돌이켜 보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내면에 존재할 때나 밖으로 드러날 때 진실되어 망령되지 않는 상태가 아직은 아닌 것을 말한다 (반저신불성, 위반구제신, 이소존소발, 미능진실이무망야 反諸身不誠, 謂反求諸身, 而所存所發, 未能眞實而無妄也). 불명호선이란 인심과 천명을 살펴 지극한 선이 있는 곳을 진정 알지 못한 것을 말한다 (불명호선, 위불능찰어인심천명지본연, 이진지지선지소재야 不明乎善, 謂不能察於人心天命之本然, 而眞知至善之所在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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