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論語) - 제8편 태백 (泰伯): 주지덕 기가위지덕야이의 #11

舜有臣五人而天下治

순유신오인이천하치

순 임금은 다섯 신하를 거느려 천하를 다스렸다.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무왕왈    여유란신십인

무왕이 말하길 ‘내게는 나라가 어지러울 때 충성하는 신하가 열 명이 있다.’고 하였다.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

공자왈    재란  불기연호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인재를 얻기는 어려운데 참으로 그러하다. 

 

唐虞之際  於斯爲盛  有婦人焉  九人而已

당우지제   어사위성   유부인언   구인이이

당요와 우순시대 보다 인재가 많았다고 하지만, 부인이 있었으니 아홉 명이다.

 

三分天下有其二  以服事殷  周之德  其可謂至德也已矣

삼분천하유기이    이복사은   주지덕  기가위지덕야이의

천하의 삼분의 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은나라를 섬겼으니, 주나라의 덕은 가히 지극한 것이라 하겠다.’고 하셨다.

 

(註1) 虞(근심할 우), 盛(성할 성), 服(옷 복)

 

(註2) 순임금이 거느린 다서 신하는 우, 직, 설, 고요, 백익이다 (우, 직, 설, 고요, 백익 禹, 稷, 契, 皋陶, 伯益). 란(亂)은 다스리는 것이고 (란, 치야. 亂, 治也), 신하 십 명은 주공 단, 소공 석, 태공망, 필공, 영공, 태전, 굉요, 산의생, 남궁괄, 태사(문모)이다 (치관자십인, 위주공단, 소공석, 태공망, 필공, 영공, 태전, 굉요, 산의생, 남궁괄, 기일인위문모 治官者十人, 謂周公旦, 召公奭, 太公望, 畢公, 榮公, 太顛, 閎夭, 散宜生, 南宮括, 其一人謂文母). 당은 요의 국호이고 우는 순의 국호이다 (당자, 요호. 우자, 순호 唐者, 堯號. 虞者, 舜號).

 

(註3) 중국역사상 오제(五帝)의 시대는 신화의 영역에 속한다. 전설 속의 오제(五帝)에 대해서는 황제-전옥-제곡-요-순임금으로 정리하기도 하고, 태호-염제-황제-소호-전옥, 또는 소호-전옥-제곡-요-순이나, 복희-신농-황제-요-순으로 정리 하기도 한다. 중국 역사에서 요순과 하나라 시대까지의 상고사, 즉 상나라 이전의 역사는 신화의 영역이다. 요임금은 기원전 16세기 도당왕조의 임금이라고 하며, 요는 전설 속의 제왕인 제곡의 아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요임금의 정식 호칭은 제요도당(帝堯陶唐)이며, 그는 신하 중 덕이 가장 높은 중화씨(重華氏), 후일 순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요임금은 제곡의 두번째 부인의 아들로 원래 왕위를 물려받은 것은 요임금의 이복형이자 제곡의 첫번째 부인의 아들인 제지였다. 그러나 요임금은 이복형인 제지를 멸망시키고 기원전 2357년 도당국을 세워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를 비롯한 열명의 아들과 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낳았는데, 장자인 단주가 불초하여 제위를 물려주지 않고, 순임금에게 제위를 잇게 하였다. 신화속의 얘기는 많은 착오를 발견할 수 있지만 신화는 신화로 받아들이면 된다. 순의 아버지는 맹인으로 순의 어머니가 죽자 계모를 들여 아들 상(象)을 낳았다. 포악한 계모에 휘둘린 순의 아버지는 계모의 박대를 피해 역산 기슭의 여염으로 와서 살았다. 순이 밭을 개간하고 어질게 살자 사람들이 여염으로 모여들어 큰 마을을 이루었다. 이 때 허부에게 양위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요임금은 순의 얘기를 듣고 그의 딸인 아황과 여영을 순에게 시집보내 살피게 하였다. 집을 나가 성공한 순을 죽이기 위해 계모와 이복동생은 아버지를 설득하여 순을 부르게 하였다. 지붕을 고치라고 순을 올려 보낸 후 사다리를 치우고 불을 질렀으나 순이 아내의 재치로 살아나자 다시 우물을 수리하게 시켜 우물안으로 내려가게 한 후 돌과 흙으로 입구를 막아 죽이려 하였다. 순은 다시 아내들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이후에도 내색을 하지 않고 아버지와 계모에게 효도하고 이복동생을 자애롭게 사랑하였다. 요임금은 순의 이러한 덕행을 듣고 등용하여 국가의 일을 맡기니 순은 이 또한 열성으로 수행하였다. 이에 요임금은 자신의 장자인 단주를 남방의 제후로 보내고 아홉 아들을 순의 여염 마을에 같이 살게 하였다. 아황과 여영을 가리켜 유우이비(有虞二妃)라고 하는데, 유우는 순임금의 성이다. 순임금이 순유를 하는 도중 창오에서 죽자 유우이비는 상수길을 따라 쫒아가며 피눈물을 흘렸고, 후세 사람들은 피묻은 듣한 얼룩덜룩한 대나무를 상비죽이라고 불렀다. 신화의 영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감동적이고 순애보적인 서사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이다. 맹자는 자신의 저서 맹자에서 순임금은 동이족이라고 기록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재야 역사학자들은 순임금의 아버지 고수가 단군조선 왕조의 농경을 담당하던 대신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도 야외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음식을 자연으로 던지며 하는 ‘고수레’는 고수에서 연유하였다고 한다. 이 사실의 진위를 밝히는 것은 사학자들을 비롯한 학자들의 몫이다.

공자가 말한 순임금 시대의 다섯 신하는 우(禹), 후직(后稷), 설(契), 고요(皐陶), 백익(伯益) 이다. 우는 토목과 치수를 담당하여 순임금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우왕이고, 후직은 농사를 담당하였고 주나라의 선조이다. 설은 교육을, 고요는 사법을, 백익은 사냥을 담당하였다. 당시 사냥을 위한 관직이 별도로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사냥과 원시 농사를 병행하는 부족국가 형태의 나라였을 것이다. 요임금이 이복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것과 장자인 단주를 남방의 제후에 봉한 후 토벌하여 죽인 것을 보면 선양과 치세의 공덕으로 태평시대를 구가한 것으로만 보기에도 석연치 않은 논리도 있다. 더구나 요가 순에게 양위한 후 이십여 년을 더 살았다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의 전개이긴 하다.

주무왕(周武王)은 상(은)나라 주왕을 징벌하고 주왕조를 개창하였다. 아버지인 주문왕(周文王)때에는 상(商 또는 은殷)나라의 제후국 중 하나였으나, 은나라 주왕(紂王)을 벌군하고 주무왕은 마침내 천자국인 주왕조(周王朝)를 세웠다. 주무왕의 측근 신하 열명은 주공 단(周公 旦), 소공 석(召公 奭), 태공 망(太公 望, 강태공), 필공(畢公), 영공(榮公), 태전(太顚), 굉요(宖夭), 산의생(散宜生), 남궁괄(南宮适), 무왕비(武王妃)인 읍강(邑姜)을 말한다. 혹자에 따라서는 무왕의 어머니인 문왕비 태사를 읍강 대신에 열명의 신하에 넣지만 어머니를 신하로 삼는 것은 예를 강조하는 주나라를 보면 무리한 견해로 보인다. 공자가 여자를 제외하면 아홉 신하일 뿐이라고 한 것은 무왕비인 읍강이 여자이기 때문이다. 이설은 항상 존재한다. 후대의 학자들 중에는 순임금이 요임금을 무력으로 축출하고 왕위에 올랐고, 그의 아들 단주를 죽였다는 견해도 있다. 이민족 출신의 순임금이 제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력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주장인데, 요임금의 두 딸인 아황과 여영 두 왕비는 순임금이 힘으로 차지한 것이란 얘기가 되니 너무 심한 비약으로 보이기도 한다. 전설속의 얘기이니 여러 가지로 얘기를 지어낼 수도 있고 창작을 가미하여 덧붙여 얘기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