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격몽요결 - 처세장 (處世章 第十)

몽그림 2022. 4. 2. 02:06

古之學者  未嘗求仕  學成則爲上者  擧而用之

고지학자   미상구사   학성즉위상자   거이용지

옛날에 학자들은 일찍이 벼슬을 구하지 않았고 학문을 성취하면 윗사람이 천거하여 등용하였다.

((맛볼 상)

 

蓋仕者  爲人  非爲己也

개사자   위인   비위기야

벼슬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이며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世則不然 以科擧取人 雖有通天之學絶人之行 非科擧 無由進於行道之位 

세즉불연   이과거취인  수유통천지학    절인지행   비과거   무유진어행도지위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아 과거로써 사람을 뽑아비록 하늘의 이치를 통달한 학문과 남보다 빼어난 행실이 있어도 과거가 아니면 치도를 실천할 수 있는 지위에 나아갈 수 없다.

 

故父敎其子  兄勉其弟  科擧之外  更無他術  士習之偸  職此之由

고부교기자  형면기제  과거지외  경무타술  사지투  직차지유

그러므로 아버지는 아들을 교육시키고 형은 그의 아우에게 힘써 노력하게 하여과거 이외에는 다시 다른 학술이 없으니선비들의 습관이 각박해지는 것은 오로지 이러한 연유이다.

((훔칠 투)

 

今爲士者  多爲父母之望門戶之計  不免做科業  

금위사자   다위부모지망     문호지계   불면주과업  

지금의 선비들은 대부분 부모의 바램과 가문의 계책을 위하여 과거 수업을 면할 수 없으나 

((지을 주)

 

亦當利其器,  俟其時得失 付之天命  不可貪躁熱中  以喪其志也

역당리기기    사기시득실   부지천명   불가탐조열중  이상기지야

또한 마땅히 그 그릇을 키우고 시기의 득실을 기다려 급제와 낙방을 천명에 맡기고 벼슬을 탐하고 성급하게 열중하기만 하여 그 의지를 상하게 해서는 안되느니라.

() (기다릴 사), (성급할 조)

 

 

人言科業爲累  不能學問  此亦推託之言  非出於誠心也

인언과업위루    불능학문  차역유탁지언    비출어성심야

사람들은 '과거 공부 학문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 역시 미루어 추탁(推託, 핑계를 대다)하는 말이며 성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여러 루), (부탁할 탁)

 

古人養親  有躬耕者  有行傭者  有負米者  

고인양친   유궁경자   유행용자   유부미자   

옛날 사람은 부모를 봉양하며 몸소 밭을 갈았던 사람도 있었고 품팔이를 한 사람도 있었으며, 쌀짐을 진 사람도 있었다,

((몸 궁), (밭갈 경), (품팔이 용), (짐질 부)

 

夫躬耕,  行傭,  負米之時  勤苦甚矣  何暇讀書乎

부궁경   행용    부미지시   근고심의   하가독서호

몸소 밭 갈고, 품팔이를 하고, 쌀가마니를 질 때에 일하는 고통이 심하였으니 어느 겨를에 서책을 읽었단 말인가.

() (겨를 가)

 

 

惟其爲親任勞  旣修子職  而餘力學文  亦可進德  

유기위친임   기수자직   이여학문   역가진덕   

오로지 부모를 위해 수고로움을 자임하여 이미 자식의 직분을 닦고 남은 여력으로 글을 배웠는데도 또한 덕에 나아갈 수가 있었다.

 

今日之爲士者  不見爲親任勞  如古人者  

금일지위사자   불견위친임    여고인자   

요즈음 선비된 사람들은 부모를 위해 수고로움을 맡기를 옛날 사람들처럼 하는 사람을 볼 수 없고

 

只是科業一事  是親情之所欲  今旣不免做功

지시과업일사   시친정지소욕   금기불면주공

다만 과거 공부 한 가지 일이 곧 어버이의 마음이 바라는 것이라 하여 이제는 이미 과거 공부하는 것에서 면하지 못한다.

 

則科業  雖與理學不同  亦是坐而讀書作文

즉과업   수여리학불동   역시좌이독서작문

그렇다면 과거 공부가 비록 이학(理學)과는 같지 않으나 역시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짓는 것이어서

 

其便於躬耕負米  不翅百倍  況有餘力  可讀性理之書哉

기편어궁경   행용    부미   불시백배   황유여   가독성리지서재

몸소 밭 갈고, 다니며 품팔이하고, 쌀 짐을 지는 일보다 편함이 백 배일 뿐만이 아니다. 하물며 남은 여가에 성리에 관한 책을 읽을 수 있음에랴.

() (날개 시)

 

 

只是做科業者  例爲得失所動  心常躁競  反不若勞力之不害心術

지시주과업자    예위득실소동   심상조경   반불약지불해심술

다만 이러므로 과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으레 과거에 붙는지 떨어지는지에 동요되어 마음이 항상 조급하고 다투어도리어 노력하는 것이 마음을 수양하는 공부를 해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 (다툴 경)

 

故先賢曰  不患妨功  惟患奪志  

고선현왈   불환방공   유환탈지   

그러므로 선현이 말씀하시길 '공부에 방해될까를 걱정하지 말고오로지 뜻을 빼앗기는 것을 걱정하라.'고 하셨다.

((빼앗을 탈)

 

若能爲其事而不喪其守 則科業理可以竝行不悖矣

약능위기사이불상기수   즉과업리학   가이병행불패의

만약 과거 공부하는 일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을 손상하지 않으면, 과거 공부와 이학 공부를 병행해도 서로 어긋남이 없을 것이니라.

() (아우를 병), (어그러질 패), (다툴 경)

 

요즈음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시험에만 매달려 인성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으니 인성에 대한 의식이 없이 공무에 나아감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今人  名爲做擧業而實不著功  名爲做理學而實不下手

금인   명위주거업이실불저공    명위주리학이실불하수

요즘 사람들은 말로는 과거 공부를 한다 하나 실제로는 과거공부를 하지 않고말로는 이학 공부를 한다 하나 실제로는 착수하지 아니하여

((나타날 저)

 

若責以科業  則曰  我志於理學  不能屑屑於此

약책이과업   즉왈   아지어리학   불능설설어차

만약 과거 공부로써 질책하면 말하기를 '나는 이학에 뜻을 두고 있어서 이런 데에 연연해 할 수 없다.'고 하며

((가루 설)

 

若責以理學  則曰  我爲科業所累  不能用功於實地

약책이리학   즉왈   아우과업소루   불능용공어실지

만약 이학 공부로써 질책하면 말하기를 나는 과거 공부에 얽매여서 실지에 공부하는데 쓸 수가 없다.’고 한다.

 

如是兩占便宜  悠悠度日  卒至於科業理學  兩無所成

여시량점편의   유유도일   졸지어과업리학    양무소성

이리하여 양쪽으로 편리한 처지를 차지하여 하는 일없이 유유히 세월만 보내다가 마침내는 과거 공부와 이학 공부 두 가지 다 이루는 바가 없음에 이르니,

 

老大之後  雖悔  何追  嗚呼  可不戒哉

노대지후   수회   하추  오호  가불계재

늙은 뒤에 비록 뉘우친들 어찌 추구할 수 있겠는가. 오호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도다.

() (뉘우칠 회)

 

지금은 대학에서 전공을 버려두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 너무나 많다더구나 자신의 인격도양을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하는 젊은이들은 찾아보기 힘드니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힘써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결국은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이러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성과 덕성을 함양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것만큼 진실한 투자는 없다.

 

 

人於未仕時  惟仕是急

인어미사시    유사시급

사람들이 아직 벼슬하기 전에는 오직 벼슬하는 것을 급하게 여기고  

((벼슬할 사)

 

旣仕後  又恐失之  如是汨沒  喪其本心者  多矣  豈不可懼哉

기사후   우공실지   여시골몰   상기본심자   다의  기불가구재

이미 벼슬에 오른 뒤에는 또 벼슬을 잃을까 두려워하여 이것에 골몰하여 그 본심을 잃는 자가 많으니 어찌 두려워 하지 않으랴.

() (두려울 공), (빠질 골)汨沒(골몰-어떤 일에 몰두하다)(두려워할 구)

 

位高者  主於行道  道不可行  則可以退矣

위고자   주어행도   도불가행   즉가이퇴의

지위가 높은 자는 치도를 베푸는 것을 중심으로 삼고치도가 행할 수 없으면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다.

 

若家貧  未免祿仕  則須辭內就外  辭尊居卑  以免飢寒而已

약가빈   미면사   즉수사내취외   사존거비   이면기한이이

만약 집이 가난하여 녹봉을 받기 위하여 벼슬을 면하지 못한다면 모름지기 내직을 사양하여 외직으로 나가고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머물러 굶주림과 추위를 면하는 것이 끝이다.

() 祿(복 )

 

雖曰祿仕  亦當廉勤奉公  盡其職務  不可曠官而餔啜也

수왈사   역당근봉공   진기직무   불가광관이포철야

비록 녹봉을 받기 위한 벼슬이라고 말해도 또한 마땅히 청렴하고 부지런히 공무를 받들고 그 직무를 다해야 한다밝은 관리가 되어야지 배불리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 (청렴할 ), (부지런할 근), (밝을 광), (저녁밥 포),(먹을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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