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祀 當依家禮 必立祠堂 以奉先主 置祭田, 具祭器 宗子主之
제사 당의가례 필립사당 이봉선주 치제전 구제기 종자주지
제사는 의당 가례에 따르고 반드시 사당을 세워 선조의 주신위를 받들어야 한다. 제전을 설치하고 제기를 갖추어 맏아들이 이를 주관하여야 한다.
(註) 祭(제사 제), 祀(제사 사), 置(둘 치), 器(그릇 기)
主祠堂者 每晨 謁于大門之內 再拜 〔雖非主人 隨主人同謁 無妨〕 出入必告
주사당자 매신 알우대문지내 재배 수비주인 수주인동알 무방 출입필고
사당을 주관하는 사람은 매일 새벽 대문 안에서 배알하여 두 번 절하고 [주인이 아니더라도 주인을 따라 함께 배알하는 것은 무방하다] 출입할 때는 반드시 고하여야 하느니라.
(註) 謁(아뢸 알), 拜(절 배), 隨(따를 수)
或有水火盜賊 則先救祠堂 遷神主遺書 次及祭器 然後及家財
혹유수화도척 즉선구사당 천신주유서 차급제기 연후급가재
만약 수재나 화재나 도적이 범하면 먼저 사당을 구하고 신주와 유서를 옮겨야 한다. 그 후 제기를 옮기고 난 후에 가재를 구하여야 하느니라.
(註) 盜(도둑 도), 賊(도둑 적), 遷(옮길 천)
正〔正朝〕 至〔冬至〕 朔〔一日〕 望〔十五日〕 則參 俗節則薦以時食
정〔정조〕 지〔동지〕 삭〔일일〕 망〔십오일〕 즉참 속절즉천이시식
정월 초하루, 동짓날, 초하루, 보름날에는 사당에 참배하고, 민속 명절(俗節:명절)에는 그 때 맞는 음식을 올려야 하느니라.
(註) 朔(초하루 삭), 望(바랄 망), 參(간여할 참), 俗(풍속 속), 節(마디 절), 薦(천거할 천)
時祭則散齊四日 致齊三日
시제즉산제사월 치제삼일
시제는 곧 산재를 나흘 동안, 치재를 삼일 동안 한다.
忌祭則散齊二日 致齊一日 參禮則齊宿一日
기재즉산제이일 치제일일 참례즉제숙일일
기제를 지낼 경우 산재를 이틀간, 치재를 하룻 동안 하며, 참례할 경우에는 미리 재계하기를 하룻 동안 한다.
所謂散齊者 不弔喪, 不問疾, 不茹葷, 飮酒不得至亂
소위산제자 불조상 불문질 불여훈 음주불득지란
소위 산재는 남의 상에 조문하지 않고 문병하지 않으며, 향이 강한 음식을 먹지 않고, 술을 마시되 취하는 데 이르지 않으며,
(註) 茹(여-먹을 여), 葷(훈채 훈), 茹葷(여훈-마늘,생강,파등 냄새나는 채소류)
凡凶穢之事 皆不得預 〔若路中猝遇凶穢 則掩目而避 不可視也〕
범흉예치사 개불득예 약로중졸우흉예 즉엄목이피 불가시야
무릇 흉하고 더러운 일에 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만일 길에서 흉하고 더러운 것을 갑자기 만나면 눈을 가리고 피하여 보지 말아야 한다.〕
(註) 凶(흉할 흉), 穢(더러울 예), 預(미리 예), 猝(갑자기 졸), 遇(만날 우), 掩(가릴 엄), 避(피할 피)
所謂致齊者 不聽樂, 不出入 專心想念所祭之人 思其居處 思其笑語
소위치제자 불청락 불출입 전심상념소제지인 사기거처 사기소어
이른바 치재는 노래를 듣지 않고, 출입하지 않고, 마음을 반듯이 하여 제사모실 분을 생각하여, 그 분이 생활하시던 모습을 생각하고, 웃고 말씀하시던 것을 생각하며,
(註) 樂(노래 악, 즐거울 요)
思其所樂 思其所嗜之謂也 夫然後 當祭之時 如見其形 如聞其聲 誠至而神享也
사기소요 사기소기지위야 부연후 당제지시 여견기형 여문기성 성지이신향야
좋아하시던 것을 생각하며, 즐기시던 것을 생각하는 계율을 말한다. 이렇게 한 연후에야 제사 지낼 때를 맞이하면 그 모습을 보는 듯하고, 그 음성을 듣는 듯하여, 정성이 지극하여 신이 흠향하는 것이다.
(註) 嗜(즐길 기), 享(누릴 향)
(註) 時祭(시제-춘하추동의 길일이나 절일에 받드는 제사, 한식 또는 시월에 오대조 이상의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
散齋(산재-산에 지은 조상을 모신 재궁)
致齋(치재-제사를 올리기전 재궁이나 향소에서 행하던 재계의식)
忌祭(기제-죽은 날, 기일에 지내는 제사)
우리의 전통 제사의례는 환구대제, 종묘대제, 사직대제, 능제향, 문묘석전, 선농제, 선잠제, 기우제등 왕조에서 주관하는 제사와 일반 사가에서 행하는 제사로 구분된다. 왕조의 제사는 국조오례의나 대한에전에 의해 행해졌고 일반 사가에서는 주자의 가례와 사례편람을 준용하여 행해졌다. 일반 사가에서 제사는 참례(參禮), 고유(告由), 전(奠), 제사(祭祀)로 나누어져 있는데, 참례는 사당에서 참배하는 예이고, 고유는 사당에서 올리는 제사, 전은 상례에서 올리는 시사전, 성복전, 삭망전, 견전, 로전, 제주전을 말하며, 제사는 상중 제사와 제례의 제사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제례에 관한 것은 제사에 관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행해진다. 상중제사는 초우제(장례를 마친 후 반혼신주를 모신 첫 제사)와 재우제(초우제를 지낸후 첫 유일 새벽에 지낸는 제사), 삼우제(재우제를 지낸 후 첫 강일에 지낸는 제사), 졸곡제(사망후 3개월이 지난 첫 강일에 무시곡을 그치는 것을 고하는 제사), 부제(졸곡제 다음날 지내는 제사), 소상(죽은지 일년후 기일에 지내는 제사), 연제(죽은 처상후 11개월 후 남편이 정일에 지내는 제사), 대상(운명후 2년째 기일에 지내는 제사), 담제(대상후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 길제(장자손으로 사당을 계승한 의미로 신주를 고쳐쓰고 지내는 제사)가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제사는 생략하고 초우제와 삼우제만 지내고 있다. 제례 제사는 사시제(기제를 모시는 고조 이하의 조상에게 춘하추동의 중간달에 지내는 제사), 시조제(성씨나 가문의 시조에게 동지에 지내는 제사), 선조제(시조이하 2세부터 5세조까지의 선조에게 종손이 입춘에 지내는 제사), 녜제(아버지에게 장남이 음력 9월에 지내는 제사), 기제(불천위와 고조이하의 조상에게 장손이 기일 새벽에 지내는 제사), 절사(차례라고도 하며 명절에 기제의 대상인 고조이하의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묘제(시제라고도 하며 조상의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 실내합동시제(실내에서 여러 대의 조상을 모시고 합동으로 지내는 제사)로 현재의 젊은이들이 이를 모두 알고 행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금은 대부분의 집안에서 5대 봉제사는 찾아보기 힘들고 3대(증조부모, 조부모, 부모)봉제사를 지내는 집이 더러 있으며, 그나마 부모의 제사만 모시거나 아예 장례를 치르고난 후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과거 전통의 제례의식은 현대생활 패턴에도 맞지 않고 이를 행하기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자의 가례를 중심으로한 제례의식이 지나친 면이 많다. 공자는 경건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과대한 제례보다 낫다고 얘기하였고 주자 이전의 성현들은 진실된 애도의 마음을 강조하였었다.
凡祭 主於盡愛敬之誠而已
범제 주어진애경지성이기
무릇 제사는 사랑하고 공경하는 정성을 극진히 다하는 것이 주이니라.
貧則稱家之有無 疾則量筋力而行之 財力可及者 自當如儀
빈즉칭가지유무 질즉량근력이행지 재력가급자 자당여의
가난하다면 가산의 형편에 맞추어 하고 병이 있으면 근력을 헤아려 하여라. 재물과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마땅히 의식에 따라 하여야 하느니라.
(註) 量(헤아릴 량), 筋(힘줄 근), 儀(모양 의), 稱(저울대 칭)
墓祭, 忌祭 世俗 輪行 非禮也
묘제 기제 세솟 윤행 비례야
묘제와 기제를 세속에서 자손들이 번갈아 지내니 예가 아니로다.
(註) 輪(바퀴 륜)
墓祭則雖輪行 皆祭于墓上 猶之可也
묘제즉수륜행 개제우묘상 유지가야
묘제는 번갈아 지내도 모두 묘소에서 제사를 지내니 오히려 가하다 하겠으나,
(註) 猶(오히려 유)
忌祭 不祭于神主 而乃祭于紙榜 此甚未安
기제 불체우신주 이내제우지방 차심미안
기제는 신주에게 지내는 제사가 아니고 지방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니 참으로 미안스런 일이다.
(註) 紙(종이 지), 榜(패 방), 甚(심할 심)
雖不免輪行 須具祭饌 行于家廟 庶乎可矣
수불면륜행 수구제찬 행우가묘 서호가의
비록 번갈아 지내는 것을 면치 못한다고 해도 모름지기 제찬을 갖추어 가묘에서 지내는 것이 옳은 일로 여겨진다.
(註) 饌(반찬 찬), 廟(사당 묘), 庶(무리 서)
喪祭二禮 最是人子致誠處也
상제이례 최시인자치성처야
상례와 제례 두 가지 제례는 자식이라면 최고의 정성을 다해야 할 일이다.
已沒之親 不可追養 若非喪盡其禮, 祭盡其誠
이몰지친 불가추양 약비상진기례 제진기성
이미 돌아가신 부모를 쫓아 봉양할 수 없으니, 만약 상례를 치를 때 그 예를 다하지 않고 제사에 그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註) 沒(잠길 몰), 追(따를 추)
則終天之痛 無事可寓 無時可洩也 於人子之情 當如何哉
즉종천지통 무사사우 무시가설야 어인자지정 당여하재
죽을 때까지 비통할 것이며 섬기지 않는 것이고 뫼실 때가 없음이니라. 자식된 심정이 이와 같아서야 어찌하겠는가.
(註) 寓(살 우), 洩(샐 설)
曾子曰 愼終追遠 民德歸厚矣 爲人子者 所當深念也
증자왈 신종추원 민덕귀후의 위인자자 소당심념야
증자(曾子)가 말하기를 '장례를 삼가 하여 모시고 먼 조상을 추모하면 백성의 덕이 후하게 되리라.'고 하였다. 자식된 사람은 마땅히 깊이 생각해야 할 바이니라.
(註) 愼(삼갈 신)
今俗 多不識禮 其行祭之儀 家家不同 甚可笑也
금속 다불식례 기행제지의 가가불동 심가소야
현재의 풍속이 많은 사람들이 예법을 알지 못하니 제사의 의식을 행하는 것이 집집마다 같지 아니하니 심히 우스운 일이로다.
若不一裁之以禮 則終不免紊亂無序 歸於夷虜之風矣
약불일재지이례 즉종불면문란무서 귀어이로지풍의
만약 한가지로 예법을 제재하지 않으면 마침내 문란하고 질서가 잡히지 않음을 면치 못하고 오랑캐의 풍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註) 裁(마를 재), 紊(얽힐 문), 亂(어지러울 란), 夷(오랑캐 이), 虜(포로 로)
玆鈔祭禮 附錄于後 且爲之圖 須詳審倣行 而若父兄不欲 則當委曲陳達 期於歸正
자초제례 부록우후 차위지도 수상심방행 이약부형불욕 즉당위곡진달 기어귀정
이에 제례를 첨부하고 또 도본으로 그려놓았으니 자세히 살펴 이를 따라 행하되 만약 부형이 이대로 하지 않으시면 간곡히 말씀드려 바른데로 돌아가도록 해야 하느니라.
(註) 玆(검을 자), 鈔(노략질할 초), 圖(그림 도), 附(붙을 부), 詳(자세할 상), 審(살필 심), 倣(본뜰 방), 委(맡길 위), 曲(굽을 곡), 陳(베풀 진), 達(통할 달)
유가의 제례문화는 격식과 실질적 내용을 중요시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의 상례는 엄숙하고 경건한 실질적인 것 보다는 형식에 지배받는 페단을 낳았다. 심지어 왕실의 장례와 제례에 관한 복식과 기간을 다투는 당쟁으로 국력을 소모하고 인재가 다치는 불상사도 초래하였다. 당쟁을 지나치고 편협한 시각으로 붕당의 정치로 매도하는 사관이 아직도 엄연히 지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당파의 쟁론은 왕권을 견제하는 신권적 요소가 많은 부분임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하여튼 이러한 장례와 복식 그리고 기간의 문제로 인해 조선 중기에서는 유신들의 쟁론과 당파적 대립이 조정을 뒤흔들었다. 심지어 문종이나 인종은 부왕의 장례로 인한 과도한 육체적 소모로 인해 단명하였고 왕조의 운명도 달라지게 되었다. 이러한 면은 유학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단면으로 부각되었다. 물론 현대의 상례와 제례는 경건한 마음으로 심상을 하고 고인을 정중히 모시는 것으로 하여야 한다. 지금도 장례에는 대외 과시용 또는 부조금의 문제가 있고, 또한 사회적인 부조리도 발생하고 있다. 참으로 경계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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