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人 莫不知親之當孝 而孝者甚鮮 由不深知父母之恩故也
범인 막불지친지당효 이효자심선 유불심지부모지은고야
무릇 사람이 부모에게 당연히 효도해야 하는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효도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이것은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詩不云乎 父兮生我 母兮鞠我 欲報之德 昊天罔極
시불운호 부혜생아 모혜국아 욕보지덕 호천망극
시경(詩經)에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시니, 그 은덕을 갚고자 하나 하늘처럼 크고 넓도다.’라고 이르지 않았는가?
人子之受生 性命血肉 皆親所遺
인자지수생 성명혈육 개친소유
사람의 자식으로 생명을 받을 적에 성명과 혈육이 모두 어버이가 남겨 주셨다.
喘息呼吸 氣脈相通 此身 非我私物 及父母之遺氣也
천식호흡 기맥상통 차신 비아사물 급부모지은기야
숨쉬고 호흡하는데 기맥이 상통하니, 이 몸은 내 개인의 물건이 아니고 바로 부모께서 남겨 주신 기운이로다.
故曰 哀哀父母 生我劬勞 父母之恩
고왈 애애부모 생아구로 부모지은
그러므로 시경(詩經)에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낳으시느라 수고로우셨도다.'라고 하였으니, 부모의 은혜가 어떠한 것인가.
爲如何哉 豈敢自有其身 以不盡孝於父母乎
위여하재 기감자유기신 이불진효어부모호
어찌 감히 스스로 그 몸을 자기가 가졌다 하여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人能恒存此心 則自有向親之誠矣
인능항존차심 즉자유향친지성의
사람이 항상 이런 마음을 지닌다면 저절로 부모를 향한 정성을 저절로 가질 것이니라.
凡事父母者 一事一行 毋敢自專 必稟命而後行
범사부모자 일사일행 무감자전 필품명이후행
무릇 부모를 섬기는 사람은 하나의 일과 하나의 행동도 감히 스스로 전횡하는 일이 없이 반드시 부모님에게 여쭈어 명을 받은 후에 하도록 해야한다.
(註) 稟(여쭐 품)
若事之可爲者 父母不許 則必委曲陳達 頷可而後行
약사지가위자 부모불허 즉필위곡진달 암가이후행
만약 해야할 일을 보무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반드시 간곡하고 자세하게 말씀드려서 허락하신 뒤에 행해야 한다.
若終不許 則亦不可直遂其情也
약종불허 즉역불가직수기정야
만약에 끝내 허락하지 않으시더라도 또한 곧바로 자기 뜻대로 일을 이루어서는 안 되느니라.
(註) 遂(드디어 수)
每日未明而起 盥櫛衣帶
매일미명이기 관즐의대
매일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띠를 두른 다음,
(註) 盥(대야 관,깨끗할 관), 櫛(빗 즐), 帶(띠 대)
就父母寢所 下氣怡聲 問燠寒安否
취부모침소 하기이성 문욱한안부
부모의 침소로 나아가 기운을 낮추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더우신지 추우신지, 편안하신지 그렇지 않은지를 여쭈어야 한다.
(註) 寢(잠잘 침)
昏則詣寢所 定其褥席 察其溫凉
혼즉예침소 정기욕석 찰기온량
날이 어두워지면 침소에 나아가 이부자리를 정돈해 드리고, 따뜻한지 서늘한지를 살펴보며,
(註) 詣(이름 예), 褥(요 욕), 凉(서늘할 량)
日間侍奉 常愉色婉容 應對恭敬
일간시봉 상유색완용 응대공경
낮 동안 받들어 모실 적에는 항상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용모를 공손히 하여 응대하기를 공경히 하고,
(註) 愉(즐거울 유)
左右就養 極盡其誠 出入 必拜辭拜謁
좌우취양 극진기성 출입 필배사배알
좌우로 나아가 봉양하여 그 정성을 극진히 하며, 나가고 들어올 적에는 반드시 절하며 인사하고, 절하고 뵙도록 하여라.
今人 多是被養於父母 不能以己力養其父母
금인 다시피양어부모 불능이기력양기부모
지금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에게 양육을 받고 자기 힘으로는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니,
若此奄過日月 則終無忠養之時也
약차엄과일월 즉종무충양지시야
이같이 하고 어느덧 세월을 보내면 돌아가실 때까지 충실하게 봉양할 때가 없을 것이다.
(註) 奄(가릴 엄)
必須躬幹家事 自備甘旨然後 子職乃修
필수궁간가사 자비감지연후 자직내수
반드시 몸소 집안 일을 담당하고 스스로 맛있는 음식을 마련한 뒤에야 자식의 직분이 비로소 닦은 것이다.
(註) 躬(몸 궁), 幹(줄기 간)
若父母堅不聽從 則雖不能幹家 亦當周旋補助
약부모견불청종 즉수불능간가 역당주선보조
만일 부모님께서 굳이 들어주지 않으시면 비록 집안 일을 담당하지는 못해도 또한 마땅히 이리저리 움직여 도와 드릴 수 있으며
(註) 補(도울 보), 助(도울 조)
而盡力得甘旨之具 以適親口 可也
이진력득감지지구 이적친구 가야
힘을 다해 맛있는 음식을 얻어, 어버이의 입맛에 맞도록 함이 옳다.
(註) 適(맞을 적)
若心心念念 在於養親 則珍味 亦必可得矣
약심심념념 재어양친 즉진미 역필가득의
만약 마음과 생각이 어버이를 봉양하고자 한다면, 맛난 음식을 또한 반드시 얻을 수 있으리라.
(註) 念(생각할 념)
每念王延 隆冬盛寒 體無全衣 而親極滋味 令人感歎流涕也
매념왕연 융동성한 제무전의 이친극자미 영인감탄류체야
왕연(王延)이 한겨울 엄동에 자기 몸에는 제대로 된 옷을 입지 않았지만 어버이께 맛있는 음식으로 극진하게 봉양하여 사람들이 감탄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을 깊이 생각해 보라.
(註) 隆(높을 륭), 極(다할 극), 滋(붙을 자), 歎(탄식할 탄), 涕(눈물 체)
人家父子間 多是愛逾於敬
인가부자간 다시애유어경
사람의 집에 부자 간에는 대부분 어버이의 사랑이 자식의 공경보다 넘쳐난다.
(註) 逾(넘을 유)
必須痛洗舊習 極其尊敬
필수통세구습 극기존경
반드시 구습을 통렬히 씻고, 존경을 극진히 하여야 한다.
(註) 洗(씻을 세),舊(옛 구), 習(익힐 습)
父母所坐臥處 子不敢坐臥 所接客處 子不敢接私客 上下馬處 子不敢上下馬 可也
부모소좌와처 자불감좌와 소접객처 자불감접사객 상하마처 자불감상하마 가야
부모가 앉고 누우시는 곳은 자식이 감히 앉고 눕지 않으며, 부모가 손님을 접대하시는 곳에서 자식이 감히 사사로운 손님을 접대하지 않아야 하며, 부모가 말을 타고 내리시는 곳에는 자식이 감히 말을 타고 내리지 않는 것이 옳으니라.
(註) 臥(엎드릴 와), 接(이을 접)
父母之志 若非害於義理 則當先意承順 毫忽不可違
부모지지 약비해어의리 즉당선의승순 호홀불가위
부모님의 뜻이 만약 의리를 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모의 뜻을 이어받아 순종하여 먼저 부모의 뜻을 받들고 한 터럭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아니된다.
(註) 承(이을 승), 毫(가는털 호), 忽(소홀히할 홀), 違(어길 위)
若其害理者 則和氣怡色柔聲以諫 反覆開陳 必期於聽從
약기해리자 즉화기이색유성이간 반복개진 필기어청종
만약 부모님의 뜻이 이치를 해하는 것이면 기운을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색으로 따뜻한 음성으로 간하고 반복하여 자세히 간하여 반드시 고쳐 따르시도록 기약하여야 하느니라.
(註) 怡(기쁠 이), 柔(부드러울 유), 諫(간할 간), 覆(뒤집힐 복), 從(쫓을 종)
父母有疾 心憂色沮 捨置他事 只以問醫劑藥爲務 疾止 復初
부모유질 심우색저 사치타사 지이문의제약위무 질지 복초
부모님이 질병에 걸리시면 마음으로 근심하고 얼굴로도 근심하여, 다른 일을 미루고 다만 의원에게 묻고 약을 지어 힘써 간호하는데 힘쓰고 질병이 나으시면 처음대로 돌아가야 하느니라.
(註) 疾(병 질), 憂(근심할 우), 沮(막을 저), 捨(버릴 사), 劑(약지을 제)
日用之間, 一毫之頃 不忘父母然後 乃名爲孝
일용지간 일호지경 불망부모연후 내명위효
일상에서 한 시각도 부모를 잊지 않아야 효도를 한다고 할 수 있다.
(註) 毫(가는 털 호), 頃(잠깐 경)
彼持身不謹 出言無章 嬉戱度日者 皆是忘父母者也
피지신불근 출언무장 희희도일자 개시망부모자야
몸을 삼가 하지 아니하며 말을 배운 것 없이 하거나 법도가 없이 희롱하기를 즐겨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람 모두가 부모를 잊은 것이라 할 것이니라.
(註) 彼(저 피), 持(가질 지), 謹(삼갈 근), 章(글 장), 嬉(즐길 희), 戱(놀 희), 度(법도 도)
日月 如流 事親 不可久也
일월 여류 사친 불가구야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 부모님을 오래 섬기지 못하니라.
(註) 流(흐를 류), 久(오랠 구)
故爲子者須盡誠竭力 如恐不及 可也
고위자자수진성갈력 여공불급 가야
그러므로 자식된 사람은 모름지기 정성과 힘을 다하여 섬기고 이에 미치지 못함을 두려워해야 하느니라.
(註) 竭(다할 갈), 恐(두려울 공)
古人詩曰 古人一日養 不以三公換 所謂愛日者如此
고인시왈 고인일일양 불이삼공환 소위애일자여차
옛 사람이 시경에서 이르되 옛 사람은 하루 봉양하는 것을 삼공의 지위와도 바꾸지 않는다 하였으니 소위 하루를 아껴 섬기는 사람은 이처럼 하느니라.
(註) 換(바꿀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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