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격몽요결 - 독서장 (讀書章 第四), #2

몽그림 2022. 3. 23. 11:37

次讀禮經  於天理之節文儀則之度數  一一講究而有立焉
차독예경   어천리지절문    의지도수   일일강구이유

다음으로는 예경(禮經) 읽어라. 하늘의 이치에 대한 글과 규정, 의례준칙의 일정한 정도를 하나하나 강구하여 확립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 節文(절문-예절에 관한 글이나 규정), 儀則(의칙-사람이 지켜야 할 규범, 의식의 규칙), 度數(도수-일정한 정도나 한도), 講究(강구-대책과 방법을 궁리하여 찾거나 대책을 세우는 것)

 


次讀書經  於二帝三王治天下之大經大法   一一領要而遡本焉
차독서경    어이제삼왕치천하지대경대법     일일요이소본언

다음으로 서경(書經)을 읽어라. 이제(二帝) 삼왕(三王) 천하를 다스린 대경대법(大經大法)에 대해 알고 하나하나 요체를 알고 터득하면  근본을 깨우쳐 알수 있느니라.

() (지날 경), (거느릴 ), (거스릴)

 

이제삼왕(二帝三王 이제는 임금, 삼왕은 하나라의 우왕禹王, 은나라의 탕왕湯王, 주나라의 문왕文王 무왕武王 말한다. 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은 부자지간이므로 한 왕으로 친다.) 이제삼왕은 유학에서 성인으로 칭하는 왕들이며 정치적인 이상과 도덕적 규범의 시원으로 존숭하고 있다여러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나 군자와 현인은 주로 사대부 계급을 지칭하는 반면 성인은 큰 군자나 제왕의 위에 있는 사람을 애기하였다귀절은  주자의 제자인 채침이 저술한 서전집의 서문에 나오는 귀절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전집은 주자의 유언에 따라 그의 제자 채침이 서경을 주해한 책이다

서전집 서문에는

--(중략) 嗚呼  書豈易言哉  二帝三王  治天下之大經大法  皆載此書  而淺見薄識  豈足以盡發蘊奧

             오호   서기역언재   이제삼왕   치천하지대경대법   개재차서    이천견박식  기족이진발온오

             아! 서경(書經)을 어찌 쉽사리 말하겠는가. 이제삼왕의 천하를 통치하는 큰 원리와 원칙이 모두 이 책에 실렸으니,

             나 같은 얕은 견문과 낮은 학식으로 어찌 그 심오한 진리를 다 밝힐 수 있으며,

–()- 然  二帝三王之治  本於道  二帝三王之道  本於心  得其心則道與治  固可得而言矣 -(이하략)

          연   이제삼왕지치   본어도  이제삼왕지도    본어심   득기심즉도여치    고가득이언의

         그러나 이제삼왕의 다스림은 도(道)에 근본하고, 이제삼왕의 도는 마음에 근본을 둔 것이니 그 마음을 체득하면

         '도(道)와 더불어 다스림'을 진실로 얻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으로 쓰여있다.

 


次讀易經  於吉凶存亡進退消長之幾   一一觀玩而窮硏焉

차독역경    어길흉존망진퇴소장지기     일일관완이궁연언

그런 다음 역경(易經)을 읽어라. 길흉과 존망, 진퇴와 소장(消長)의 기미를 알고 하나하나 관찰하여 그 궁리를  연구해야 하느니라.

() (꺼질 소), (볼 관), 吉凶(길흉-길하고 흉한 것), 存亡(존망-존속과 멸망, 생존과 사망), 進退(진퇴-나아가고 물러남), 消長(소장-커지고 약해지는 것)

 

역경(易經)은 주역 ,주나라의 점서(占書) 유교의 경전이 되면서 역경이 되었다. 상경과 하경 및 십익(해설서)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주철학을 담고 있으므로  유학에서 인정받고 있다.

 


次讀春秋  於聖人賞善罰惡抑揚操縱之微辭奧義  一一精硏而契悟焉

차독춘추    어성인상선벌악    억양조종지미사오의    일일정연이계오언

다음으로 춘추(春秋)를 읽어라. 성인이 선을 기리고 악을 벌하며, 억누르고 찬양하고 조종하는 말과 의미(미사오의)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연구하여 깨달아야 하느니라.

() (누를 억), (날릴 양), (지조 조), (세로 종), (작을 미), (아랫목 오), (깨달을 오), (맺을 계)

       抑揚(억양-억누르고 찬양하는 것,음조의 강약)

       操縱(조종-다른 사람을 자신의 마음대로 부리는 것)
       微辭(미사-아름다운 말)

       奧義(오의-사물의 현상이 지니고 있는 깊은 뜻)

       契悟(계오-깨달음, 자신의 본래의 품성을 그대로 체득하여 깨닫는것)

 

 

五書五經  循環熟讀  理會不已  使義理日明  

오서오경   순환독   이회불이   사의리일명   

오서와 오경은 반복하여 읽고 숙독하여 이회(理會)하기를 그치지 않고 의리와 이치로 사용하여 날로 밝아져야 한다.

() (돌 순), (고리 환), (익을 )

 

而宋之先正所著之書  如近思錄家禮心經二程全書朱子大全語類  及他性理之

이송지선정소저지서  여근사    가   심경    이정전서    주자대전   어류    급타성리지설

그리하여 송나라의 선현들이 지은 올바른 책으로 예컨대 근사록(近思錄), 가례(家禮), 심경(心經), 이정전서(二程全書), 주자대전(朱子大全), 주자어류(朱子語類) 및 다른 성리설 같은 책을 

() (나타날 저), (가까울 근), (기록할 ), (헤아릴 정), (다를 타),

 

宜間間精讀  使義理常常浸灌吾心

의간간정독    사의리상상침관오심

의당 틈틈이 정독하여 의 리와 이치가 항상 자신의 마음속에 젖어 들도록 하여라.  

() (적실 침), (물댈 ), 浸灌(침관-물을 뿌리거나 적심)

 

無時間斷   而餘力  亦讀史書  通古今,  達事變  以長識見

무시간단  이여  역독사서  통고금  달사변  이장식견

무시로 끊어지지 않게 하고 여가에도 노력하여 또한 역사책을 읽고 고금의 일과 사변을 통달하여 식견을 높혀야 한다.

 

若異端雜類不正之書  則不可頃刻披閱也

약이단류불정지서    즉불가경각피열야

이단이나 잡류로 바르지 못한 부정한 책들은 잠깐이라도 펼쳐 보아서는 안되느니라.

() (단정할 단), (섞일 ), (잠깐 경), (새길 각), (헤칠 피), (검열할 열), 頃刻(경각-아주 짧은 시간), 披閱(피열-펼쳐서 보는 것)

 

- 근사록(近思錄): 근사록은 남송의 주자가 친구인 여조겸과 함께 주돈이, 정호, 정이, 장재의 새로운 이야기를 주제별로 편찬한 선집이다주자학계에서는 입문서 또는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많이 읽혀진 책이다근사록에 대한 율곡과 퇴계의 입장이 달라서 율곡이 주역의 이론을 포함한 근사록을 존중하고 있는 반면 퇴계는 근사록이 어렵고 난해하다고 하여 심경을 주로 삼는다는 입장이었다

- 가례(家禮): 가례는 송나라 주자가 가정에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예절에 관한 규범을 모아 엮은 책이다. 통례, 관례, 혼례, 상례, 장례, 소상대상등과 서식에 관해 엮은 책으로 조선시대에 준용되어 사대부가와 왕조의 생활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풍속과 문화가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에서는 사대부가의 체면을 지키는 방향으로 발전하여 많은 문제점을 낳았고 그 해석에 대한 학자들간의 의견이 서로 달랐다

- 심경(心經): 송나라 진덕수가 시경, 서경, 역경, 예기등의 경전과 여러 서책에서 심성수양에 관한 격언을 모아 편찬한 책이다. 조선초기에 전해진 이책은 퇴계에 의해 특히 중요시되어 초학자들의 교육용 교재로 활용되었다퇴계는 심경을 매일 독송하였을 정도였고 자신의 도학의 기초로 여겼다.

- 이정전서(二程全書): 이정자는 정호와 정이형제를 칭하는 말이다주희가 집록하여 편차작업을 한 것을 1606년 명나라의 서필달이 교정 간행한 책이다. 68권의 방대한 분량이며 이정유서, 부록, 이정외서, 이정수언, 역전, 경설, 이정문집, 유문, 속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호와 정이의 문집을 주로하여 그의 문인들이 기록한 글을 엮은 책으로 주자대전과 함께 조선의 유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었다.

- 주자대전(朱子大全): 주희, 즉 주자의 문집이며 '주자문집대전'이라고도 한다. 주자가 일생동안 저작한 모든 학설과 여러 학자들과의 질의 응답한 서간들과 시(詩), 기(記), 명(銘), 비문(碑文), 묘지(墓誌) 문예에 관한 저작들을 함께 편찬한 책이며 조선 유학자들의 필독서였다. 본편 100별집 11권 속집 10권의 방대한 분량이다.

 

 

凡讀書  必熟讀一冊

범독서   필독일책

무릇 책을 읽으면 필히 그 한권을 숙독하여라.

() 熟讀(숙독-깊게 읽어서 익히는 것)

 

盡曉義趣  貫通無疑然後  乃改讀他書 

진효의취  관통무의연후 내개독타서

의미를 확실히 깨닫고 통달하여 의심스러운 것을 없애고 난 후에야 비로서 다시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 

() (새벽 효), (꿸 관),貫通(관통-꿰뚫어서 통함,처음부터 끝까지 일관함)

 

不可貪多務得  忙迫涉獵也

불가탐다무득    망박

많이 읽기만 욕심내고 습득하는 것만을 힘써서 바쁘게 섭렵해서는 안된다.

() (바쁠 망), (핍박할 박), (건널 ), (사냥할 ), 忙迫(망박-몹시 바쁨), 涉獵(섭렵-여기저기 찾아다님, 많은 책을 널리 읽음)

 

조선시대 선비로 태어나 공부를 한다는 것은 그 양이나 질에서 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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