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격몽요결 - 지신장 (持身章 第三), #2

몽그림 2022. 3. 19. 01:51

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  四者는  修身之要也

물시   물청   물언  물동  사자     수신지요야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는 네 조목은 몸을 수양하는 요점이다.

 

禮與非禮를  初學이  難辨이니  必須窮理而明之하여  但於已知處에  力行之면  則思過半矣리라  

여비     초학     난변       필수궁리이명지        단어이지처     역행지     즉사과반의

예와 비례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분별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밝히고 다만 이미 아는 부분을 힘써 실천한다면 생각함이 반은 넘을 것이다.

 

()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예의범절에 맞게 하라는 것이며 예의에 맞다고 판별되는 것부터 실행에 힘쓰라는 얘기이다. 공자가 제자인 안연에게 한 말이다.

 

 

爲學이  在於日用行事之間하니  若於平居에  居處恭하며  執事敬하며  與人忠이면  則是名爲學이니

위학     재어일용행사지간        약어평거    거처공        집사경        여인충       즉시명위학 

학문을 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실행하는 일에 있으니, 만약 평소 생활할 때에 거처함을 공손히 하고, 일을 집행하기를 공경히 하고, 남과 함께 할 때 진실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학문이라 하는 것이니라.

 

讀書者는  欲明此理而已라

독서자     욕명차리이이

책을 읽는 것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衣服은  不可華侈라  禦寒而已요  飮食은  不可甘美라  救飢而已요  居處는  不可安泰라  不病而已니

의복     불가화치     어한이이    음식     불가감미     구기이이     거처     불가안태     불병이이  

의복은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워서는 아니되고 추위를 막을 정도면 되고, 음식은 달고 맛나지 아니하며 굶주림을 면할 정도면 된고, 거처는 편안하고 크지 않아야 되고 병들지 않을 정도면 된다.

 

惟是學問之功心術之正威儀之則은  則日勉勉而不可自足也니라

유시학문지공   심술지정  위의지     즉일면면이불가자족야

오직 학문하는 노력과 올바르게 마음을 다스리고 몸가짐을 갖추는 법칙은 날마다 부지런하게 노력하고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 것이니라.

 

()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면과 겸손한 몸가짐을 강조하는 것이니 배움의 기간 동안만은 이러한 자세가 바람직하겠다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는 정당한 경제적 수익을 위한 노력은 열심히 하여야 한다. 무조건적인 물질 배척이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와 배우는 과정에서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克己工夫  最切於日用하니  所謂己者는  吾心所好  不合天理之謂也라

극기공부  최절어일용        소위기자    오심소호   불합천리지위

극기하는 공부가 일상에서 쓰이는 가장 절실한 것이니, 소위 기(己)라는 것은 내 마음은 이른바 좋아도 천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必須檢察吾心이  好色乎아  好利乎아  好名譽乎아  好仕宦乎아  好安逸乎아  好宴樂乎아  好珍玩乎아하여

필수검찰오심     호색호     호리호    호명예호     호사환호     호안일호     호연     호진완호

반드시 내 마음을 검찰 할 것은 여색을 좋아하는지, 이익을 좋아하는지, 명예를 좋아하는지, 벼슬을 좋아하는지,  안일한 것을 좋아하는지, 연회하며 즐기기를 좋아하는지, 진귀한 보배를 좋아하는지 이며,

() (검사할 검), (살필 찰), (편안할 일), (잔치 연), (희롱할 완)

 

凡百所好  若不合理어든  則一切痛斷하여  不留苗脈然後에야  吾心所好  始在於義理하여  而無己可克矣리라

범백소호  약불합리        즉일절통단       불류묘맥연후        오심소호  시재어의리        이무기가극의

백가지로 좋아하는 바가 있어도 만일 이치에 맞지 않으면 곧바로 통열히 끊어내어서 싹이나 맥을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 그런 연후에 내 마음으로좋아하는 것이 비로소 의리에 맞다면 가히 극복해야 할 일이 없으리라.

() (아플 통), (모 묘), (맥 맥)

 

극기(克己)는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충동을 이성적인 의지로 누르고 참아내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극기복례(克己復禮)인(仁)이라고 하였는데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참고 예(禮) 돌아가 행하는 것을 말한다송나라 주자는 극기의 주체인 기라는 것은 사욕, 즉 서양의 개인적 에고와 같은 것으로 해석하고 극기는 인간본연의 선한 품성인 천리(天理)로 돌아가는 금욕적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多言多慮  最害心術하니  無事則當靜坐存心하고  接人則當擇言簡重하여  

다언다려  최해심술        무사즉당정좌존심       접인즉당간중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은 마음을 수양하는 데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당연히 고요히 앉아서 마음을 보존하고, 사람을 만나면 당연히 말을 택하여 간략하고 신중히 하여,

() (대쪽 간,편지 간, 간략할 간)

 

時然後言이면  則言不得不簡이니  言簡者近道라

시연후언        즉언불득불간       언간자근도

때에 맞게 뒤에 말하면 말이 간략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을 간략하게 하는 것이 도에 가까우니라.  

 

 

非先王之法服이어든  不敢服하며  非先王之法言이어든  不敢道하여

비선왕지법복          불감복        비선왕지법언           불감도

선왕의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아니하며, 선왕의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닌 것은 감히 하지 아니하며, 

 

非先王之德行이어든  不敢行이니  此當終身服膺者也니라

비선왕지덕행          불감행        차당종신복응자야

선왕의 덕행이 아닌 것은 감히 실행하지 않아야 하니, 이것은 당연히 종신토록 가슴속에 넣어두어야 할 것이다.  

() (가슴 응), 服膺(복응- 같은 것을 늘 마음에 두어 잊지 않는 것)

 

논어에는 부모가 돌아가신 후라도 삼년동안은 그 행한 도를 바꾸지 말라고 하였고, 공자는 일년상을 주장하는 제자 재여를 불인(不仁)하다고 꾸짖는다. 율곡은 왕가에서 선왕의 합리적인 정책을 신왕이 함부로 바꾸는 것을 경계하여 쓴 말이라고 볼 수 있다오늘날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에 대한 냉철한 생각을 하지 않고 연속성이 없이 조령모개식의 개악을 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爲學者一味向道하여  不可爲外物所勝이니  外物之不正者를  當一切不留於心하여

위학자일미향도        불가위외물소승       외물지부정자     일절불류어심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도를 향하여 정진하여 외부의 사물이 이를 억누르지 않아야 할 것이니, 바르지 못한 외부의 사물은 마땅히 일절 마음에 남겨두지 않아야 하며,

() 一味(일미-좋은 맛 또는 본지는 동일하다는 뜻)

 

鄕人會處에  若設博奕樗蒲等戱어든  則當不寓目하여  逡巡引退하고  若遇倡妓作歌舞어든  則必須避去요

향인회처     약설박혁저포등희       즉당불우목        준순인퇴        약우창기작가무        즉필수피거

마을 사람들이 모인 곳에 만약에 장기나 바둑, 저포등의 놀이를 벌려 놓아도 마땅히 눈으로 보지 말고 뒷걸음질쳐 물러나고, 만약 창기들이 가무를 하거든 반드시 피해 가야 한다,

() (클 혁), (가죽나무 저), (부들 포), (살 우), (뒷걸음질 준), (돌 순), (만날 우), (피할 피), 博奕(박혁-쌍육과 바둑을 말한다. 도박하는 의미가 있다.), 樗蒲(저포-쌍육,노름.도박을 말한다. 가죽나무와 부들의 열매로 주사위를 만들어 하는 놀이), 娼妓(창기-노래와 춤을 추는 기생)

 

値鄕中大會하여  或尊長强留하여  不能避退어든

치향중대회        혹존장강류       불능피퇴 

만일 고을의 사람이 크게 모이는 모임에 혹시 존장이 강권하여 만류하므로 피하거나 물러갈 수 없다면,

() (값 치)

 

則雖在座나  而整容淸心하여  不可使奸聲亂色으로  有干於我며

즉수재좌     정용청심       불가사간성란색        유간어아

비록 그 자리에 있게 되어도 용모는 단정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여색이 나를 범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當宴飮酒에  不可沈醉요  浹洽而止  可也니라  凡飮食은  當適中이니  不可快意有傷乎氣며

당연음주     가침취     이지  가야       범음식     당적중        불가쾌의유상평기

연회에서 술을 마실 때에도 취해서는 안 되고, 술기운이 오르면 중지하는 것이 옳으니라. 무릇 음식은 적당히 먹는 것이 당연하니, 기분이 쾌락할 정도로 먹어서 기를 손상하지 말 것이며,

() (두루미칠 ), (화합할 )

 

言笑는  當簡重이니  不可喧譁以過其節이며  動止는  當安詳이니  不可粗率以失其儀니라  

언소     당간중        불가화이과기절       동지     당안상        불가조솔이실기의

말과 웃음은 당연히 간략하고 신중히 해야 함이니, 절도를 넘어서 시끄러이 떠들지 말 것이며, 행동은 마땅히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니, 거칠고 경솔하게 하여 의례를 잃어서는 안 된다.  

() (떠들썩할 ), (시끄러울 화), (짤 조), (거느릴 솔), (모양 의

 

격몽요결은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책이므로 배우는 자세를 유달리 엄정히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요즘 학교의 학생지도 선생님이 할 법한 얘기를 모두 수록하여 가르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어느 시대에서건 청소년들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왕성하게 외부의 일탈된 행위를 할 여지가 많다조선시대에서의 조혼 풍습과 음주문화는 공부하는 학동들에게 많은 방해와 유혹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절도와 집중력을 요구하면서 일탈행위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인 율곡은 여섯살에 시를 짓고 장원급제를 아홉번이나 하여 구도장원공 (과거에 아홉번 수석합격)으로 불렸으니 과히 공부의 신이라 할 수 있다.  율곡은 정승은 하지 못했으나 퇴계에게 인정을 받았고 퇴계 사후 심상(마음의 상례)을 지내며 스승의 예우를 하였다율곡은 공맹과 주자의 학문에 대성한 학자로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재삼 말할 필요도 없이 집중해서 노력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하는 것을 엄중히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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