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격몽요결 - 혁구습장 (革舊習章 第二)

몽그림 2022. 3. 17. 09:12

人雖有志於學  而不能勇往直前  以有所成就者  舊習  有以沮敗之

인수유지어학  이불능용왕직전  이유소성취자    유이저패지야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세웠더라도 용감하게 나아가고 바르게 전진하고 이로써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구습이 저해하고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舊習之目  條列如左  若非勵志痛絶  則終無爲學之地矣
지목  조열여좌  약비려지통절  즉종무위학지지의

구습에 대한 항목은 좌에 열거하였으니 만약 뜻을 더욱 통절히 붇돋우지 않으면 마침내 학문의 터전을 마련할 수가 없다.

() (막을 저), (힘쓸 려)

 

 

其一  惰其心志  放其儀形  只思暇逸  深厭拘束

기일  타기심지  방기의형  지사가일  심염구속

첫째, 자신의 심지(心志)를 게을리 하고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 단지 한가하고 편안하기만을 생각하여 구속당하기를 매우 싫어하는 것이며,

() (게으를 타), (모양 의), (겨를 가)

 

其二  常思動作  不能守靜  紛紜出入  打話度日

기이  상사동작  능수정  분운출입  타화도일

둘째, 항상 동작할 것을 생각하여 고용함을 지키지 못하고, 어지럽게 드나들면서 말만 하면서 세월만 보내는 것이요,

() (어지러울 운)

 

其三  喜同惡異  汨於流俗  稍欲修飭  恐乖於衆

기삼  희동오이  골어류속  초욕수칙  공괴어중

셋째, 여러 동류를 좋아하고 다른 것을 싫어하여 세속에 빠져 조금 행실을 닦고 삼가려 하나 남들과 괴리될까 두려워하는 것이요,

() (빠질 골), (벼줄기 끝 초), (신칙할 ), (어지러질 )

 

其四  好以文辭  取譽於時  剽竊經傳  以飾浮藻

기사  호이문사  취예어시  표절경전  이식부조

넷째, 문장으로 당시 세상에서 이름나기를 좋아하여, 경전의 내용을 표절해서 부조(浮藻) , 쓸데없이 화려하기 만한 문장을 꾸미는 것이며,

() (겁박할 표), (훔칠 절), (꾸밀 식), (말 조), 剽竊(표절-다른 사람의 글이나 창작물을 몰래 도용하는 것), 浮藻(부조-내용이 없이 화려하기만 글귀나 문장)

 

其五  工於筆札  業於琴酒  優游卒歲  自謂淸致

기오  어필찰  업어금주  우유졸세  자위정치

다섯째, 글 짓는 일에만 힘을 기울이고, 거문고 타기와 술 마시는 것을 업으로 삼아 한가히 놀면서 세월을 보내며 스스로는 깨끗한 운치(韻致)라고 여기는 것이요,

 

其六  好聚閒人  圍棋局戱  飽食終日  只資爭競

기육  호취한인  위기국희  포식종일  지자

여섯째, 한가한 사람을 모아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배불리 먹고 하루를 마쳐 다만 남과 다투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요,

() (모일 취)

 

其七  歆羨富貴  厭薄貧賤  惡衣惡食  深以爲

기칠  흠선부귀  염박빈천  오의악식  심이위

일곱째, 부귀를 부러워하고,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여 남루한 옷과 거친 음식 먹는 것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요,

() (욕설할 오,악할 악)

 

其八  嗜慾無節  不能斷制  貨利聲色  其味如蔗

기팔  기욕무절  불능단제  화리성색  기미여자

여덟째, 즐겨 하고 좋아하는 욕심을 절제함이 없어 끊어 억제하지 못해서 재리財利와 음악과 여색에 빠져 그 맛을 사탕처럼 달게 여기는 것이다.

() (즐길 기), (사탕수수 자)

 

율곡은 구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덟가지의 경우를 예로 들고 이것을 혁파하고 깨우칠 것을 가르치고 있다학문을 하고자 하여 의지를 세운 다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평소 게으른 타성과 즐거운 향락에 빠져드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習之害心者  大槪如斯  其餘  難以悉擧  此習  使人志不堅固  行不篤實

지해심자  대개여사  기여  난이실거   사인지불견고  행불독실

마음을 해치는 습관은 대개 이와 같으니, 그 나머지는 이루 다 들기 어렵다. 이러한 습관은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견고하게 하지 못하게 하고 실행을 독실하게 실천하지 못하게 한다.

() (모두 실), (도타울 독)

 

今日所爲  明日難改  朝悔其行  暮已復然  必須大奮勇猛之  如將一刀  快斷根株

금일소위  명일난개  조회기행  모이복연  필수대분용맹지지  여장일도 쾌단근주

오늘 저지른 일을 내일 고치기 어렵고, 아침에 그 행실을 뉘우쳤다가 저녁에는 이미 다시 그렇게 하게 된다. 반드시 용맹스런 뜻을 크게 분발해서 마치 칼을 가지고 단칼에 뿌리를 깨끗이 끊어 버리듯이 하여야 한다.

() (뉘우칠 회), (떨칠 분)

 

淨洗心地  無毫髮餘脈  而時時每加猛省之功  使此心無一點舊染之汚然後  可以論進學之工夫矣

정세심지  무호발여맥  이시시매가맹생지공  사차심무일점구염지오연후  가이진학지공부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어 털끝만치라도 남은 맥이 없게 하며, 때때로 매양 크게 반성하는 공부를 더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한 점이라도 옛날에 물든 더러움이 없게 한 뒤에야 학문에 나아가는 공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 (가는털 호), (터럭 발), (더러울 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나쁜 습관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나쁜 습관을 끊지 못하면 금새 그 습관으로 되돌아 오게 되는 것이 인간 본연의 심리이니 이를 매섭게 끊고 용맹 정진하는 것이 공부하는 자세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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