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격몽요결 - 입지장 (立志章 第一)

몽그림 2022. 3. 16. 01:41

初學  先須立志  必以聖人自期  不可有一毫自小退託之念  

초학  선수  필이성인자기  불가유일호자소퇴탁지  

처음 배움에는 모름지기 먼저 뜻을 세우되, 반드시 성인(聖人)이 되겠다고 스스로 기약하고 털끝만큼이라도 자신을 작게 여기고 구실을 대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蓋衆人與聖人  其本性則一也   

개중인여성인  기본성즉일야  

보통사람이나 성인이나 그 본성은 마찬가지이다. 

 

雖氣質  不能無淸濁粹駁之異  而苟能眞知實踐  去其舊染而復其性初  則不增毫末而萬善具足矣

수기질  불능무청탁수박지이  이구능진지실천  거기구염이복기성초  측불증호말이만선구족의

비록 기질은 맑고 흐림과 순수하고 천박함의 차이가 있다 해도 만약 참되게 알고 실천하여 옛날에 물든 나쁜 습관을 버리고 처음의 품성을 회복한다면 털끝만큼도 보태지 않고서 온갖 선함이 넉넉히 갖추어질 것이다.

 

衆人  豈可不以聖人自期乎  故孟子道性善  而必稱堯舜以實之曰  人皆可以  爲堯舜  豈欺我哉

중인  기가불이성인자기호  고맹자도성선  이필칭요순이실지왈  인개가이  위요순  기기아재

보통사람들이라 하여 어찌 스스로 성인이 되는 것을 기약하지 않겠는가그러므로 맹자의 도는 본성이 선하다는 것이니 반드시 요임금과 순임금을 일컬어 실증하며 말하기를 '사람은 모두 요임금이나 순임금처럼 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어찌 나를 속일 수 있으리오.

 


當常自奮發曰  人性本善  無古今智愚之殊  聖人  何故獨爲聖人  我則何故獨爲衆人耶

당상자분발왈  인성본선  무고금지우지수  성인  하고독위성인  아즉하고독위중인야

마땅히 항상 스스로 분발하여 사람의 본성은 본래 선(善)하여 고금(古今) 지우(智愚) 차이가 없거늘, 성인은 무슨 연고로 홀로 성인이 되시며, 나는 무슨 연고로 홀로 중인(衆人)이 되었는가.

 

良由志不立知不明行不篤耳  志之立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  豈可他求哉

양유지불   지불명  행불독이  지지립   지지명   행지독  개재아이  기가타구재

뜻을 세우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고 행실을 독실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미암은 것일 뿐이다. 뜻을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히 하고 행실을 독실하게 하는 것은 모두 내게 달려 있으니, 어찌 다른 데서 구하겠는가?

 

顔淵曰  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  亦若是  我亦當以顔之希舜爲法

안연왈  순하인야  여하인야  유위자  역약시  아역당이안지희순위범

안연(顔淵) 말하기를 '순(舜)임금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훌륭한 행동을 하는 자는 또한 순임금과 같으리라.'고 하였다나 역시 안연이 바란대로 순임금처럼 되는 그 법을  따라야 할 것이다.

 

() 율곡은 정치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 해주 석담에 은거할 당시 조선의 초학자들이 배움의 길로 쉽게 들어서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성학십도와 함께 격몽요결은 율곡의 대표적 저서에 속한다해주 석담은 율곡의 처인 곡산 노씨의 친정이다. 율곡은 조선 선조초기  제왕의 학문과 수양에 관한 성학십도를 지었던 유학자이며 유, 불, 선의 세계를 섭렵한 학자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율곡은 이기, 심의겸등과 척족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붕당의 시초가 되는 시점에 일정한 역할을 하여 서인의 영수로 동인들에게 배척당하기도 하였다율곡은 퇴계와 함께 조선 정주학의 대가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서얼의 문제와 붕당의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人之容貌  不可變醜爲姸  膂力  不可變弱爲强  身體  不可變短爲

인지용모  가변추위연    불가변약위강  신체  불가변단위

사람의 용모는 추한 것을 바꾸어 예쁘게 할 수 없으며, 체력은 약한 것을 바꾸어 강하게 할 수 없으며, 신체는 짧은 것 을 바꾸어 길게 할 수 없다.

 

此則已定之分  不可改也  惟有心志  則可以變愚爲智  變不肖爲賢

차즉이정지분  불가개야  유유심지  즉가이변우위지  변불회위현

이와 같은 것들은 타고나면서부터 이미 결정된 분수이니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오직 심지(心志)만은 어리석은 것을 바꾸어 지혜롭게 할 수 있으며, 불초한 것을 바꾸어 어질게 할 수 있다.

 

此則心之虛靈  不拘於稟受故也  莫美於智  莫貴於賢  何苦而不爲賢智  以虧損天所賦之本性乎

차즉심지허  불구어품수고야  막미어지  막귀어현  하고이불위현지  손천소부지본성호

이것은 마음의 허령(虛靈) 지각능력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기질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이다지혜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고, 어진 것보다 귀한 것이 없다. 무엇이 괴로워서 어질고 지혜로워 지지 아니하여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훼손하는가.

 

人存此志  堅固不退  則庶幾乎道矣

인존차지  견고불퇴  즉서기호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뜻을 마음속에 보존하고 굳게 지켜 물러서지 않는다면 거의 도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다.

 

() 인간의 외면적인 형상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부모로 부터 태어날 때 부터 주어진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성형을 하여 미를 주구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내면의 문제는 자신이 배우고 수양해 나가는 것으로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다.

 

 

凡人  自謂立志  而不卽用功  遲回等待者  名爲立志  而實無向學之誠故也

범인  자위  이불즉용공  지회등대자  명위  이실무향학지성고야

무릇 사람들이 스스로는 뜻을 세웠다고 말하지만, 곧바로 공부하지 않고 미적거리면서 뒷날을 기다리는 까닭은 말로는 뜻을 세웠다고 하나 실제로는 배움을 향한 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苟使吾志  誠在於學  則爲仁由己  欲之則至  何求於人  何待於後哉

구사오지  성재어학  즉위인유기  욕지즉지  하구어인  하대어후재

만일 나의 뜻으로 하여금 진실로 배움에 있게 한다면 인(仁) 실천하는 일은 자기에게 말미암는 것이어서 인을 실천하고자 하면 인이 곧바로 이르게 되니, 어찌 남에게서 구하며 어찌 후일을 기다리겠는가.

 

所貴乎立志者  卽下工夫  猶恐不及  念念不退故也

소귀호지자  즉하공부  유공불급  불퇴고야

입지를 중시하는 까닭은 이를 확고히 하면 곧바로 공부에 착수하여 오히려 미치지 못할까 염려해서 항상 공부할 것을 생각하여 물러서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如或志不誠篤  因循度日  則窮年沒世  豈有所成就哉
여혹지불성독  인순도일  즉궁년몰세  기유소성취재

만약 혹시라도 뜻이 성실하고 독실하지 못하여 그럭저럭 옛 습관을 답습하면서 세월만 보낸다면 수명을 다하여 세상을 마친들 어찌 성취하는 바가 있겠는가.

 

() 뜻을 세웠다고 학문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를 한 후에 열심히 공부할 때 비로서 학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품성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그 해답이 남에게서 얻을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이 이 해답을 구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은 항상 깨어 있고 열심히 노력하여 공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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