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小學) 가언제오(嘉言第四) #47

夫有人民,  而後有夫婦,  有夫婦,  而後有父子,  有父子,  而後有兄弟.

부유인민     이후유부부   유부부     이후유부자   유부자    이후유형제

대저 사람과 백성이 있고 난 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고 난 후에 아버지와 아들이 있으며,부자가 있고 난 후에 형제가 있다.

 

 一家之親,  此三者而已矣.

일가지친     차삼자이이의

한 집안의 친족은 이 세 가지 뿐이로다.

 

自玆以往,  至于九族,  皆本於三親焉,  故於人倫爲重也,  不可不篤.

자자이왕    지우구족    개본어삼친언    고어인륜위중야     불가불독

이로부터 내려가 구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계는 삼친이 근본인 고로 인륜이 중요한 것이며, 가히 돈독하지 않으면 안된다.

 

兄弟者,  分形連氣之人也,  方其幼也,  父母左提右挈,

형제자    분형련기지인야    방기유야    부모좌제우설

형제라는 것은 이어진 형태의 기운이 나누어진 사람이며, 바야흐로 그가 어릴 적에 부모가 왼쪽으로 이끌고 오른쪽으로 안고,

 

前襟後裾,  食則同案,  衣則傳服,  學則連業,  遊則共方.

전금후거    식즉동안    의즉전복    학즉련업    유즉공방

옷깃을 잡고 앞세우고, 뒤에서 옷깃을 잡고 이끌며,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고, 옷을 전해 물려서 입고, 배울 때 학업을 이어서 하고, 뛰놀 때 같은 방향으로 놀았도다.

 

雖有悖亂之人,  不能不相愛也.

수유패난지인     불능불상애야

비록 도리에 어긋나고 난잡해도 능히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及其壯也,  各妻其妻,  各子其子.  雖有篤厚之人,  不能不少衰也.

급기장야    각처기처    각자기자    수유독후지인    불능불소쇠야

마침내 장성하게 되면 각자 그의 아내를 지어미로 하고 각자 그의 아들을 자식으로 두는 지라 비록 돈독한 정이 형제간에 두텁다고 해도 능히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기가 불가능하다.

 

娣姒之比兄弟,  則疎薄矣.

제사지비형제    즉소박의

손아랫 동서와 윗 동서는 형제에 비하면 관계가 소원하고 정이 얇은 것이다.

 

今使疎薄之人,  而節量親厚之恩.  猶方底而圓蓋.  必不合矣.

금사소박지인     이절량친후지은    유방저이원개    필불합의

지금에 와서 소원하고 얇은 관계의 사람을 친족처럼 두텁게 은애하는 것으로 조절하여 생각하고 헤아리면 이는 밑은 모난데다 둥근 덮개처럼 반드시 합치되지 않는다.

 

唯友悌深至,  不爲傍人之所移者,  免夫.

유우제심지     불위방인지소이자    면부

오직 형이 우애하고 아우가 공경하는 마음을 깊고 지극히 하여 곁에 있는 사람이 멀어지게 이간하지 못하도록 해야 소원해 지는 것을 면한다.

 

(註1) 夫(어조사 부), 玆(이 자), 提(끝 제), 挈(손에들 설,끌 설,이즈러질 계), 襟(옷깃 금), 裾(자락 거), 悖(어그러질 패), 娣(손아래누이 제), 姒(손위동서 사), 薄(엷을 박), 圓(둥글 원), 蓋(덮을 개), 悌(공경할 제), 傍(곁 방), 移(옮길 이), 免(면할 면), 前襟後裾(전금후거-옷의 앞섶을 잡아 당기고 옷의 뒷자락을 끌어당기는 것)

 

(註2) 안씨가훈에 나오는 글이다. 형제지간의 아름다운 우애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형제들이 많은 반면에 형제들간의 불화로 살육을 자행한 무도한 형제들도 적지 않다. 왕가에서 피비린내 나는 권력쟁투에 피를 흘렸던 예는 매우 많다. 무지한 필부라 해도 형제간의 사랑 얘기는 우리 가슴에 감동을 준다. 소위 핏줄이 땡긴다고 말하기도 하고,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은 형제 간의 사랑하고 공경하는 신뢰의 모습을 말한다. 그러나 형제가 서로 결혼하여 각자 가정을 꾸리게 되면 자신의 의사와 배우자 그리고 자식의 의사와 감정이 함께 더해지기 때문에 소원해 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형태를 띠지만 극복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