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小學) 가언제오(嘉言第四) #7

馬援兄子嚴敦,  並喜譏議而通輕俠客,  援在交趾,  還書誡之曰,

마원형자엄돈     병희기의이통경협객    원재교지    환서계지왈

마원이 형의 아들인 조카 마엄과 마돈이 남을 헐뜯기를 좋아하고 정치를 의논하기를 좋아하며 경박하여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귀므로 교지에서 경계하여 얘기하기를,

 

吾欲汝曹,  聞人過失,  如聞父母之名,  耳可得聞,  口不可得言也.

오욕여조    문인과실    여문부모지명    이가득문    구불가득언야

너희들이 남의 잘못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처럼 귀로는 들어도 입으로는 말하지 말아라.

 

好議論人長短,  妄是非政法,  此吾所大惡也,   寧死,  不願聞子孫,  有此行也.

호의론인장단    망시비정법     차오소대악야     녕사    불원문자손   유차행야

다른 사람의 잘잘못을 의논하기를 좋아하고 정치와 법의 시비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내가 아주 싫어하는 것이니 자손에게 이 같은 행실이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龍伯高敦厚周愼,  口無擇言,  謙約節儉,  廉公有威,  吾愛之重之,  願汝曹效之.

용백고돈후주신     구무택언    겸약절검    염공유위    오애지중지   원여조효지

용백고는 돈후하고 주변을 삼가하며 입이 없는 듯이 말을 가려서 하고 겸손하고 절약하며 검소하며, 청렴하고 공정하며, 위의가 있으므로 내가 사랑하고 중히 여기니 너희들은 그를 본받을 지어다.

 

杜季良豪俠好義,  憂人之憂,  樂人之樂,  淸濁無所失,  父喪致客,  數郡畢至.

두계량호협호의     우인지우    락인지락    청탁무소실     부상치객   수군필지

두계량은 호협하고 의리를 좋아하여 근심있는 사람과 함께 근심하고, 즐거워 하는 사람과 함께 즐거워하며, 청탁을 가리지 않아 인심을 잃지 않았으므로, 그의 부친상에 여러 고을의 사람들이 손님으로 와서 조문하였다.

 

吾愛之重之,  不願汝曹效也.

오애지중지    불원여조효야

내가 그를 사랑하고 중히 여기지만 너희들이 본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效伯高不得,  猶爲謹敕之士,  所謂刻鵠不成,  尙類鶩者也,

효백고불득    유위근칙지사     소위각곡불성   상류목자야

백고를 본받으려다가  그에 미치지 못해도 비록 삼가하는 선비가 될 수있으니, 이른바 고니를 조각하면 고니는 완성하지 못해도 집오리는 닮는다 라고 한다.

 

效季良不得,  陷爲天下輕薄者.  所謂畵虎不成,  反類狗子也.

효계량불득    함위천하경박자     소위화호불성     반류구자야

그러나 계량을 본받으려다가 그에 미치지 못하면 천하의 경박한 인간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호랑이를 그리려다 완성하지 못하면 개와 같은 것을 그리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註1) 援(도울 원), 譏(나무랄 기), 輕(가벼울 경), 俠(호협할 협), 趾(발 지), 還(돌아올 환), 汝(너 여), 曹(마을 조), 謙(겸손할 겸), 約(맺을 약), 儉(검소할 검), 廉(청렴할 렴), 濁(흐릴 탁), 畢(마칠 필), 敕(칙서 칙), 刻(새길 각), 鵠(고니 곡), 鶩(집오리 목), 陷(빠질 함), 汝曹(여조-너희 무리들), 口無擇言(구무택언-입이 무거워 가려서 버릴 말이 없고 이치에 맞음), 交趾(교지-지방이름, 지금의 베트남 북부지방)

 

(註2) 후한서 마원열전에 나온다. 마원(馬援)은 B.C.14 ~A.D.49 인물로 자는 문연(文淵), 시호는 충성(忠成)이다. 산시성(陝西省) 싱핑현(興平縣) 북동지방의 유푸펑(右扶風) 마오링(茂陵) 출생이다. 왕망(王莽)이 전한(前漢)을 멸망시킨 후 후한(後漢)의 건국을 도운 장군이다. 처음에는 왕망이 찬역한 신(新)나라에서 벼슬을 했으나 왕망의 정책에 반대하는 반란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자 왕망의 정적(政敵)들과 손잡았고 결국 후한을 세운 광무제(光武帝)의 신하가 되었다. 마원은 화남태수(華南太守)로 임명되어 남쪽으로 교지(交趾)의 반란을 평정한 공으로 신식후(新息侯)가 되었다. 그 후 북방의 흉노(匈奴)와 오환(烏丸)의 토벌에 활약하였다. 마원은 죽은 다음 신(神)으로 받들어졌고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중국 남부의 광시(廣西)지방에서는 파도를 잠재우는 해신(海神)으로 받들어 지고 있다. 용백고(龍伯高)와 두계량(杜季良)은 둘 다 후한시대의 경조(京兆) 출신이다. 용백고는 자신의 돈후하고 신중한 성품 때문에 다른 사람의 추천으로 영릉태수(零陵太守)에 발탁됐지만, 두계량은 광무제 때 월기교위(越騎校尉)에 있다가 그의 경박한 성품으로 면직됐다. 마원은 삼국지에서 유비에 투항하여 촉나라의 오호장군으로 활약한 마초의 조상이다. 광무제가 내린 직위가 복파장군이었으므로 마원은 역사상 유명한  복파장군 마원으로 불린다. 마원은 대장부는 뜻을 품으면 어려울 수록 굳세고 늙을 수록 건장해야 한다는 말을 남겨 ( 大丈夫爲者 窮當益堅 老當益壯) 오늘날에도 노익장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오늘날 중국이 동부공정과 더불어 남만공정을 하는 근거는 복파장군 마원과 연결되어 있다. 당시 교지 지방은 지금의 베트남에서 계림까지의 넓은 지역에 걸쳐 있었고, 이 지역은 베트남으로서는 잃어버린 역사의 영토인 셈이다. 당시 한나라의 수탈에 대항하여 교지국에서는 쯩자매를 리더로 하여 중국 한나라 정부에 대항하여 고구려의 다물운동과 비슷한 독립전쟁을 전개한 것이다. 수 년에 걸친 교지의 독립운동을 토벌한 사람이 마원장군이고 결국 교지국의 잔다르크인 쯩자매는 마원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독립항쟁은 막을 내리게 된다. 베트남의 입장에서는 계림까지의 중국 남부는 우리에게 만주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삼국지에서 보면 제갈량이 맹획을 칠종칠금한 곳도 역시 교지 지방이다. 중국의 관점에서야 오랑캐를 토벌한 것이지만, 베트남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침략인 것이다. 우리가 제갈량을 주인공으로 볼 때의 관점이고, 마원을 영웅시 하는 중국인의 관점에서는 교지 북부지방의 베트남을 몰아내고 지금의 베트남으로 축소한 것은 남만 오랑캐의 정벌에 해당한다. 역사가 승리자의 기록인 것이 이런 점에서 분명해진다.

  우리도 만주를 지켜내고, 민족의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만주에 대한 영유권은 우리에게 귀속되었을 것이다. 북한이 붕괴되었을 때를 대비한 중국의 동북공정의 위험성은 여기에서 나온다. 고구려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하는 것은 만주에 대한 민족의 동질감을 뿌리뽑고 영원한 자신들의 영토로의 편입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 한반도 북부의 영유권 분쟁에 개입하려는 검은 속내가 들어있는 것이다. 중국을 지배한 이민족은 역사상 적지 않다. 오히려 중화의 주인을 자처하는 한민족보다 이민족이 중국을 통치한 기간이 훨씬 길다. 신화시대의 순임금이 동이족이었고, 상나라 역시 동이족이었다. 주나라와 당나라는 서융출신이고, 그 뒤로 요나라, 금나라, 원제국, 청나라 모두 이민족들이 중화를 지배하고 다스린 셈이다. 한나라와 송, 명나라 정도가 중원을 지배해 다스린 것에 불과하다. 아무리 역사를 읽고 또 읽어봐도, 중국 한족의 지배기간은 짧기만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용광로처럼 이민족을 오히려 중화라는 솥에 녹여들게 하였다. 미래의 세계질서에서 중국의 힘은 이런 이질적인 문화를 폭 넓게 받으들이는 힘에서 나올지 모른다. 한국인들이 착각하는 것은 청나라 말기까지 중국의 총생산량은 세계 일위였다는 사실과 그들의 용광로 기질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