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계고제사(稽古第四) #48

몽그림 2024. 7. 18. 15:21

衛侯在楚,  北宮文子見令尹圍之威儀言於衛侯曰,

위후재초   북궁문자   윤위지위의   언어위후왈

위후가 초나라에 있을 적에 위대부 북궁문자가 초의 영윤 위의 행동거지를 보고 위후에게 말했다.

 

其將不免詩云敬愼威儀維民之則.

윤기장불면   시운   경신위의   유민지

영윤은 장차 화를 면하기 어렵겠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위의는 경건하고 삼가해야 백성들이 본받을 법이 된다고 하는데,

 

令尹無威儀,  民無則焉民所不則,  以在民上不可以終.

윤무위의   민무   민소불   이재민상   불가이종

영윤은 위엄있는 행동거지가 없으니 백성들이 본받을 것이 없습니다. 백성들이 본받을 만한 것이 없는데도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있으니 제 명에 죽지 못할 겁니다.’

 

公曰,  謂威儀.

  하위위의

위후가 말하길, 좋은 지적이로다. 무엇을 일러 위의라고 하는가? 라고 물었다.

 

對曰,  有威而可畏謂之威.  有儀而可象謂.

   

북궁문자가 대답하기를, 위엄이 있으며 두려워할 만한 것을 위라고 하고, 예의가 있어 조받을 만한 것을 의라고 합니다. 

 

君有君之威儀其臣畏而愛之則而象之,

군유군지위의   기신   외이애지   즉이상지

군주가 신하에게 위의가 있으면 신하들이 두려워하며 사랑하고, 본받게 됩니다.

 

故能國家令聞長世,

기국가      장세

고로 나라를 유지하고 훌륭한 이름에 후세에 까지 전해집니다.

 

,  有臣之威儀,  其下,  畏而愛之能守其官職 保族宜家.

         지       

신하에게는 신하로써 위의를 갖추면, 아랫사람이 두려워하고 사랑하게 되므로 자신의 관직을 능히 지킬 수 있고 친족을 보전하고 집안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順是以下皆如是是以上下,  相固也.

순시이하개여시   시이상하   

이 아래로는 모두 이와 같습니다. 이와 같으면 상하가 서로 안정될 수 있습니다.

 

衛詩曰威儀棣棣不可選也言君臣上下兄弟內外大小,  皆有威儀也.

위시왈   위의태태   불가선야   언군신상하부   

시경 위시에 이르기를, 위의가 풍족하고 익숙하니 더 선택할 것이 무엇인가? 라고 읊은 것은 임금과 신하,  사람과 아랫 사람, 아버지와 아들,형과 아우, 안과 밖 그리고 크고 작은 것이 모두 위의가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周詩曰朋友攸攝言朋友之道 必相敎訓以威儀也.

주시왈   붕우유   의       

시경 주시편에 이르기를, 붕우간에는 위의를 갖추면 서로 교훈을 얻는다 라고 한 것은 붕우는 반드시 위의를 갖춰 서로가 권면하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故君子在位 施舍可愛 進退可度 周旋可則 容止可觀 作事法. 

고군자재위가   시사가애   가도   주선가   용지가관   작사가

그러므로 군자가 관직에 나아가면 두려워하고, 취사선택하는 것을 사랑하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에 법도가 있으며, 두루 대하는 것을 법에 맞게 하고, 용모와 중지하는 것이 보고 배울 점이 있으며, 일을 시행하는 것이 법에 맞습니다.

 

德行可象聲氣可樂動作有文言語有章,

덕행가상   성기가   동작유문   언어유장

덕행은 모범이 되고, 말하는 소리가 즐겁고, 동작을 함에도 매너가 있으며, 말과 글이 이치에 맞습니다.

 

以臨其下,  謂之有威儀也.

   위지유위의야

이로써 아랫 사람을 대하면 이것을 일러 위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  通論.

 

이상은 통론이다.

 

(1) (둘레 위), (위엄 위), (모양 의), (산앵두나무 체,익숙할 태), (가릴 선), (몰아잡을 ), (돌 선)

 

(2) 좌전에 나오는 글이다. 위후는 위양공(衛襄公)을 말하며, 이름은 악(惡)이다. 북궁문자는 위나라 대부로 성이 북궁(北宮)이며, 이름은 타(佗) 이다북궁타는 위양공을 모시고 초나라에 회맹을 하기 위해 갔는데, 정나라를 지나면서 자우와 풍간자등 현신을 만나보고 정나라에 이런 인재가 있으니 강대국의 공격을 받지 않으리라 말하였고, 초나라에 가서는 영윤 자위가 임금에 못지 않는 것을 보고 영윤이 머지않아 다른 마음을 품을 것이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후일 그의 말대로 되었다주시는 시경 대아편의 기취를 말하고, 시사는 쓰고 버리는 것이다초나라 영윤 위는 초공왕의 아들이고, 강왕의 동생이다. 이름이 위(圍)이고 후일 왕위에 오른 후 건(虔)으로 고쳤다그의 형인 강왕이 죽자 어린 조카인 세자 겹오가 왕위를 계승하자, 영윤직에 올라 실권을 장악하여 결국에는 어린 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하여 초영왕이 되었다오자서와 아버지인 오사의 보좌를 받아 맹주의 지위에 올랐지만, 사치스럽게 장화궁을 짓고 주변 소 제후국을 위협하는 등 횡포를 부리다가 이복동생인 초평왕에 의해 축출되어 죽었다복궁문자가 예견한 대로 그는 후일 초라하게 죽었으며, 그의 후사는 끊기고, 그를 몰아낸 초평왕에 의해 오자서 가문이 박해를 받자 오자서는 탈출하여 오나라에 망명하였다오자서는 오나라에 망명하여 오왕 합려에게 투신하였고, 그의 아들인 부차를 보좌하여 월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갔다자신의 복수를 절치부심 꿈꿨던 오자서는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를 오나라 군사로 초빙하고, 더욱 군사를 조련하여 초나라 수도를 함락시키고 자신의 가문을 풍비박살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쳤다이 때 유명한 오월대전이 이루어졌고, 월나라 미녀 서시에 미혹한 오왕 부차에 의해 오자서는 죽음을 맞았다월왕 구천은 오왕의 포로가 되어 구차한 삶을 이겨내고, 마침내 오왕 부차를 정벌하여 오나라 종묘를 없애버렸다이 때 등장하는 고사들이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이 있으며, 초나라 수도를 점령하고 초평왕의 시신을 훼손한 오자서가 말한 일모도원(日暮途遠)도 있다영윤으로 실권을 잡은 초영왕부터, 오자서에 의한 오월대전과 초나라 정복을 거쳐 월왕 구천이 제후국을 제패하여 마지막 춘추 오퍠에 이르면서 춘추시대는 저물게 된다공자의 제자 자공이 능란한 외교전략을 구사하여, 오나라의 예봉을 제나라로 돌리고, 월나라를 설득하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에 해당한다위양공과 북궁문자가 초나라를 방문하고 난 후, 초영왕의 왕위찬탈과 함께 제후국간의 무력충돌이 본격화 된다오나라는 주무왕의 형이고 주문왕의 큰 아들 태백과 둘째 아들인 중옹이 주나라 후계왕위에 대한 주문왕의 뜻이 셋째인 주무왕에게 있음을 알고 남쪽의 형만지방으로 내려와 살다가 주왕실이 천자국이 된 후 분봉된 나라이다이와 같이 중국 고대사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소학에 나오는 글귀는 단순한 글자의 해석에 지나지 않게 된다북궁문자는 당시 초나라 영윤의 인물됨을 보고 후일 그가 비참하게 죽을 것을 예견하였고, 그의 위의가 단지 왕위 찬탈에 있음을 말한 것이다 사람의 몸가짐이 바르고 경건해야 아랫 사람이 따른다는 것은 고금의 이치이며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원리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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