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正子春下堂而傷其足, 數月不出, 猶有憂色.
악정자춘하당이상기족 수월불출 유유우색
악정자춘이 당에서 내려오다가 그의 발을 다쳐서 몇 달 동안 문 밖을 나가지 않고 근심하는 기색을 보였다.
門弟子曰, 夫子之足瘳矣, 數月不出, 猶有憂色何也.
문제자왈 부자지족추의 수월불출 유유우색하야
문하의 제자들이 묻기를, 선생님의 발이 충분히 나았는데 몇 달 동안 나가지 않으시고 오히려 근심하는 빛을 보이시니 어떤 까닭입니까? 라고 하였다.
樂正子春曰, 善如, 爾之問也, 善如, 爾之問也.
악정자춘왈 선여 이지문야 선여 이지문야
악정자춘이 대답하길, 참으로 네 질문이 훌륭하고도 좋구나.
吾聞諸曾子, 曾子聞諸夫子.
오문제증자 증자문제부자
나는 이 얘기를 증자에게 들었고, 증자는 공자에게 들었다 하는데,
曰, 天之所生, 地之所養, 惟人爲大.
왈 천지소생 지지소양 유인위대
‘하늘이 낳고 땅이 기른 것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위대하다.
父母全而生之, 子全而歸之, 可謂孝矣.
부모전이생지 자전이귀지 가위효의
부모가 온전하게 낳아 주셨으니 자식이 온전하게 하여야 효도라고 하느니라.
不虧其體, 不辱其身, 可謂全矣.
불휴기체 불욕기신 가위전의
그 몸을 다치지 않고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아야 가히 완전한 효도라고 할 것이다.
故君子頃步而不敢忘孝也.
고군자경보이불감망효야
고로 군자는 한 걸음이나 두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감히 효도를 잊어서는 안된다.
今予忘孝之道, 予是以有憂色也. 一擧足而不敢忘父母.
금자망효지도 자시이유우색야 일거족이불감망부모
지금 자식으로서 효도의 도리를 잊었으니 자식으로서 근심하는 빛이 있는 것이다. 한 번 발을 들 때도 감히 부모를 잊어서는 안된다.
是故道而不徑, 舟而不游, 不敢以先父母之遺體, 行殆,
시고도이불경 주이불유 불감이선부모지유체 행태
이런고로 길을 다니되 지름길로 다니지 않고,배로 건너되 헤엄치지 않는 것은 감히 돌아가신 부모가 남겨주신 몸을 위태하게 행동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一出言而不敢忘父母, 是故惡言不出於口, 忿言不反於身.
일출언이불감망부모 시고악언불출어구 분언불반어신
한 번 말을 하되 감히 부모를 잊지 않아야 하고, 이런고로 악한 말을 입으로 내뱉지 말고, 화내는 말이 몸에 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不辱其身, 不羞其親, 可謂孝矣.
불욕기신 불차기친 가위효의
그의 몸을 욕되게 하지 말고,그의 부모를 부끄럽게 하지 않아야 가히 효자라고 이를 만하다.’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註1) 傷(상처 상), 猶(오히려 유), 瘳(나을 추), 虧(이지러질 휴), 辱(욕 욕), 頃(잠깐 경,이랑 경, 반걸음 규), 頃步(경보,규보-반 걸음), 擧(들 거), 殆(위태로울 태), 忿(성낼 분), 差(어긋날 차), 徑(지름길 경)
(註2) 예기 제의편(祭義篇)에 나오는 글이다. 악정자춘은 증자의 제자로 성이 악정이며 이름이 자춘이다. 공자는 논어 미자편에서 백이와 숙제를 가리켜 불욕기신(不辱其身)이라 언급하였다. 즉 뜻을 굽히지 않고 그 자신의 몸을 욕되게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속을 초월한 은둔군자를 공자는 이렇게 평하였다. 반면에 유하혜와 소련을 가리켜 뜻은 굽혔고 그 몸을 욕되게 하였다고 하였지만 그들 역시 말이 윤리에 맞고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부합할 정도의 군자라고 평가하였다. 불욕기신, 몸을 욕되게 하지 않고, 불차기친, 어버이를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을 공자는 효라고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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