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계고제사(稽古第四) #15

몽그림 2024. 6. 15. 06:40

老萊子孝奉二親,  行年七十作嬰兒戱身著五色斑.

노래자효봉이친     행년칠십    작영아    신저오색반란

노래자는 양친을 효도로 봉양하였는데나이가 칠십에 어린 아이의 재롱을 부렸고 몸에는 오색의 록달록한 옷을 입었다.

 

嘗取水上堂詐跌仆臥地爲小兒啼.

수상당    사질부와지    위소아제

일찍이 물을 떠서 마루에 오르다가 거짓 미끄러져 땅에 엎드려어린 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弄雛於親側,  欲親之喜.

    욕친지

부모 곁에서 병아리를 가지고 놀기도 하여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고 하였다.

 

(1) (어린아이 영), (얼룩 반), (문채 란), (거꾸러질 질), (엎드릴 부), (엎드릴 와), (울 체), (병아리 추), (곁 측), 二親(이친-부모, 양친을 말한다.)

 

(2) 진나라 황보밀이 지은 중국의 고매한 인격의 선비를 추린 인물전기집인 고사전(高士傳)에 나오는 얘기이다노래자는 춘추시대 초나라 학자이다. 공자와 같은 시기의 인물로 난세에 은둔하여 몽산 기슭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초왕이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원(元)나라 곽거경(郭居敬) 지은 이십사효(二十四孝)라는 책에 선정한 스물네 명의 효행자에는 우순(虞舜), 한문제(漢文帝), 증삼(曾參), 민손(閔損), 중유(仲由), 동영(董永), 염자(剡子), 강혁(江革), 육적(陸績), 당부인(唐夫人), 오맹(吳猛), 왕상(王祥), 곽거(郭巨), 양향(楊香), 주수창(朱壽昌), 유검루(庾黔婁), 노래자(老萊子), 채순(蔡順), 황향(黃香), 강시(姜詩), 왕포(王褒), 정난(丁蘭), 맹종(孟宗), 황정견(黃庭堅)등이다. 중유와 강혁 대신 장효(張孝) 전진(田眞)들어 있으며, 24명의 순서가 바뀐 이십사효(二十四孝)있다일설에는 노래자를 노자(老子)라고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효자에 대한 전설과 효행을 기리는 효자문 또는 효자각이 어느 지방에 가더라도 발견할 수 있다팔십 세의 어머니가 실명하게 되자 업고 다니면서 수족 노릇을 한 효자도 있고, 구십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삼 년동안 시묘살이를 하는 효자를 호랑이가 지켜주었다는 전설같은 미담이 매우 흔하다.

  조선 초 김희선은 호조판서와 대사간을 지낸 인물로 태조와 태종에 의해 크게 중용되었고, 향약제생집성방이라는 책을 남긴 의학자이다그의 아버지는 이성계와 함께 고려말에 활동하였고, 밀직부사를 지낸 김천리로 여주 신륵사에 이성계, 최영등과 함께 이름이 새겨져 있다김천리는 이성계의 조선개국에 반대하였으나 그의 인품을 존경하던 이성계에 의해 개국원종공신으로 봉해졌으며 이성계는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였다그러나 성격이 태조와 달랐던 이방원은 조선에 협조하지 않는 김천리에 대해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고, 그를 우매하다고 비난하였다그러나 그의 아들인 김희선은 강직한 성품과 애민정신으로 호조판서와 대사헌등 요직을 거치면서 태종의 신임을 받았다태종은 김희선을 높이 평가하였고 어려운 중임을 여러 번 맡겼다김희선은 아버지와 달리 조선 초의 국가개혁과 노비혁파 등에 참여하여 많은 공헌을 하여 태종의 눈 밖에 난 아버지를 보호할 수 있었다희선의 아버지인 김천리가 죽자 태종에게 벼슬에서 물러날 것을 고하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고, 년후 김희선이 죽자 태종은 아버지가 고집이 완고하였으나 김희선은 그런 아버지를 지극히 모셨다고 평하면서 사흘 간 조회를 파하였다비록 아버지와 섬기는 왕조와 충성의 대상이 달랐지만, 어버이에 대한 효도를 다한 김희선은 사후 원정공(元靖公) 시호를 받았다또한 수원의 최호장은 아버지가 호랑이에게 물려가 잡아먹히자, 활을 들고 끝까지 호랑이를 추격하여 마침내 호랑이를 잡아서 배를 갈라 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하여 장사를 치렀다수원에는 지금도 최호장을 기리는 효자각이 전해온다이외에도 우리의 옛 역사에는 무수한 효자와 효부의 전설과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심청전은 현대에서 주제가 있는 오페라나 가극으로 재탄생하여 각광을 받고 있으며, 가끔 신문사회면에 등장하는 눈물겨운 효행의 미담도 계속되고 있다그러나 효자, 불여악처 (孝子, 不如惡妻)라는 말이 있다아무리 악처라 하여도 효자보다는 낫다는 말인데, 늙어서 자식의 효도를 받는 것 보다 부부가 함께 늙어가며 서로를 보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는 얘기도 된다현대의 백세 장수시대에 접어들면서 어느 한 쪽이 죽게 되면 혼자 남는 상대방은 참으로 막막한 심정이 될 수 밖에 없다악처와 같은 부인과 함께 사는 노인들을 젊은이들의 기준으로 평하거나, 혼자가 된 노인들의 교제에 대해 편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이 들었다고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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