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門如見大賓, 使民如承大祭.
출문여견대빈 사민여승대제
문을 나서면 큰 손님을 만난 듯 하며 백성을 사역할 때는 제사를 받들듯이 하거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원치 않은 일이거든 남에게 시키지 않도록 하라.
(註1) 賓(손 빈), 祭(제사 제)
(註2) 논어 안연편에서 중궁이 공자에게 인이 무엇인지를 묻자 공자가 대답한 말이다. 중궁이 인을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문을 나서면 큰 손님을 만난듯 하며 백성을 사역할 때는 제사를 받들듯이 하거라. 자기가 원치 않은 일이거든 남에게 시키지 않으면 나라도 원망이 없을 것이며 가정도 원망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중궁이 "옹이 불민하지만 이 말씀을 힘써 실행하겠습니다"고 하였다. 중궁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제후국이나 나라를 다스릴 만한 재목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공자의 대답은 제자에 따라서 같은 것을 물어도 대답을 달리하였는데, 이는 제자들의 성향을 보고 거기에 맞는 대답을 한 것이라고 한다. 공경함으로 자신을 지키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대하면 사심이 용납되지 않으니 마음으로 덕이 보전된다. 내외로 원망이 없는 것은 역시 그 효과를 말하여 스스로 숙고하게 하는 것이다.
정자는 공자가 인을 말한 것은 문 밖을 나가면 큰 손님을 접대하듯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 하라고 말했는데 그 기상을 보면 심광체반하고 모든 행동이나 일이 모두 예에 맞아야 한다. 오직 홀로 삼가는 것이 이것을 지키는 방법이다 라고 말했다. 고주에 따르면 약재방위제후필무인원, 재가위경대부역무원야 (若在邦為諸侯必無人怨, 在家為卿大夫亦無怨也) 즉, 나라에서는 제후에게, 가(家)에서는 경대부에게 역시 원망을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 나오는 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내가 원하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한 것은 참으로 교훈이 되는 말이다. 특히 사회적 지도자가 되는 사람이 자신이 범법을 하고 모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만 준법을 강요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인류의 긴 역사를 상고해 보면 지도층의 부패와 범법은 항상 국가의 쇠망과 연결되어 있다. 공자의 인에 대한 설명을 들여다 보면 왕조국가가 아니더라도 리더쉽 계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을 전제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너무 쉽게 망각하거나 별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지만, 국민들의 팔로우쉽만을 요구하는 리더쉽이 건강할 리가 없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리더쉽이야말로 부패하고 무능한 리더쉽이다. 부국강병을 지향하는 것은 고대국가나 현대국가나 차이가 없으며, 백성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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