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曰, 衣錦尚絅, 惡其文之著也.
시왈 의금상경 오기문지저야
시경에 비단 옷을 입고 겉 옷을 덧입었네 라고 한 것은 비단 옷의 화려함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 때문이다.
故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
고군자지도 암연이일장 소인지도 적연이일망
고로 군자의 도는 희미하지만 나날이 빛나고, 소인의 도는 처음 뚜렷이 맞는 듯하나 나날이 사라지게 된다.
君子之道, 淡而不厭, 簡而文, 溫而理.
군자지도 담이불염 간이문 온이리
군자의 도는 담담하면서 싫지 않고, 간결하면서 화려하고, 따뜻하면서 이치에 맞고,
知遠之近, 知風之自, 知微之顯, 可與入德矣.
지원지근 지풍지자 지미지현 가여입덕의
먼 것이 가까운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드러나는 풍모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고, 내면의 은미한 것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임을 알게 되면, 가히 그런 것과 함께하여 덕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詩云, 潛雖伏矣, 亦孔之昭.
시운 잠수복의 역공지조
시경에 이르길, 고기가 비록 물 속에 엎드려 있어도, 역시 훤하게 그 모습이 보이네 라고 하였다.
故君子內省不疚, 無惡於志, 君子之所不可及者, 其唯人之所不見乎.
고군자내성불구 무오어지 군자지소불가급자 기유인지소불견호
그러므로 군자는 안으로 살펴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니, 군자가 가진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오직 자신을 삼가 하는 것이다.
詩云, 相在爾室, 尚不愧於屋漏.
시운 상재이실 상불괴어옥루
시경에 이르길, 그대 홀로 방에 있는 것을 살펴보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끄러움이 없구나 라고 하였다.
故君子, 不動而敬, 不言而信.
고군자 불동이경 불신이신
그러므로 군자가 움직이지 않아도 백성들이 공경하며, 말하지 않더라도 믿는 것이다.
詩曰, 奏假無言, 時靡有爭.
시왈 주격무언 시미유쟁
시경에 말하길, 군자가 나아가 아무 말이 없어도, 때에 다툼이 없다 고 하였다.
是故君子不賞而民勸, 不怒而民威於鈇鉞.
시고군자불상이민근 불노이민위어부월
이런고로 군자는 상을 주지 않아도 백성이 부지런해 지고, 노하지 않아도 백성이 부월보다 그 위엄을 두려워 한다.
詩曰, 不顯惟德, 百辟其刑之.
시왈 불현유덕 백벽기형지
시경에, 드러내지 않아도 오직 그 덕을 모든 제후들이 본받는다.
是故君子篤恭而天下平.
시고군자독공이천하평
이런고로 군자가 독실히 공손하면 천하가 평안해 진다.
詩云, 予懷明德, 不大聲以色.
시운 여회명덕 불대성이색
시경에 이르길, 내가 마음에 품고 있는 밝은 덕은 큰 소리로 말하고 표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였다.
子曰, 聲色之於以化民, 末也.
자왈 성색지어이화민 말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소리와 표정으로 백성을 교화하는 것은 가장 못난 것이라 고 하셨다.
詩云, 德輶如毛. 毛猶有倫. 上天之載, 無聲無臭. 至矣.
시운 덕유여모 모유유륜 상천지재 무성무취 지의
시경에, 덕은 깃털처럼 가볍고,털은 오히려 무리가 있지만, 하느님이 하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 라고 하였으니 지극하지 않은가!
(註1) 錦(비단 금), 尙(오히려 상/더하여), 絅(끌어질 경=褧 홑옷 경), 著(나타날 저), 闇(망루 암, 희미할 암), 章(글 장,밝을 장,아름다울 장), 淡(물맑을 담), 簡(편지 간,간소할 간), 顯(나타날 현), 潛(잠길 잠), (엎드릴 복), 昭(밝을 소), 疚(고질병 구), 漏(샐 루,서북 모퉁이 루), 奏(아뢸 주,나아갈 주), 假(거직 가,이를 가), 靡(쓰러질 미,말 미), 鈇(도끼 부,작두 부), 鉞(도끼 월), 辟(피할 피,임금 벽,비유할 비), 篤(도타울 독), 刑(형벌 형,본받을 형), 懷(품을 회), 臭(냄새 취), 的然(적연-분명한 모양), 篤恭(독공-인정이 많고 공손함)
(註2) 윗 장에서 성인의 덕이 지극히 성대하다고 하였다 (전장언성인지덕, 극기성의 前章言聖人之德, 極其盛矣). 여기서는 처음 배움을 세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말하고,아래 문장에서 또한 이를 추론하여 그 지극함에 이르게 하고 있다 (차부자하학립심지시언지, 이하문우추지이지기극야 此復自下學立心之始言之, 而下文又推之以至其極也). 시는 시경 국풍의 위석인과 정지편이며 모두 의금경의로 쓰여있다 (시, 국풍위석인, 정지풍, 개작의금경의 詩, 國風衛碩人, 鄭之丰, 皆作衣錦褧衣). 경은 홑옷을 뜻하는 경과 같고 홑옷을 의미한다 (경, 경동, 선의야 褧, 絅同, 禪衣也). 상은 덧입는다는 의미다 (상, 가야 尙, 加也). 옛날 학자는 자신의 몸가짐을 위해 그 마음가짐이 이와 같았다 (고지학자위기, 고기립심여차 古之學者爲己, 故其立心如此). 홑옷을 덧입기 때문에 어두워 보이지만 비단옷을 안에 입었으므로 나날이 빛나는 것이 실상이다 (상경, 고암연, 의금, 고유일장지실 尙絅, 故闇然, 衣錦, 故有日章之實). 담담하고 간결하며 온화한 것은 홑옷을 덧입었기 때문이고, 싫어하지 않으며 화려하고 조리가 있는 것은 비단옷의 아름다움이 안에 있기 때문이다 (담간온, 경지습어외야, 불염이문차리언, 금지미재중야 淡簡溫, 絅之襲於外也, 不厭而文且理焉, 錦之美在中也). 소인은 이와 반대로 밖으로 드러나 보이지만 내실이 없이 이어나가기 때문에 처음엔 뚜렷하지만 나날이 사라지는 것이다 (소인반시, 즉폭어외이무실이계지, 시이적연이일망야 小人反是, 則暴於外而無實以繼之, 是以的然而日亡也). 원지근, 즉, 먼곳이 가까운데서 시작한다는 것은 저기에 나타난 것이 여기서 말미암은 것이라는 의미다 (원지근, 견어피자유차야 遠之近, 見於彼者由於此也). 풍지자, 즉, 바람이 어디서 부터 시작되는가는 밖으로 드러난 것은 내면에 근본한 것이라는 뜻이다 (풍지자, 저호외자본호내야 風之自, 著乎外者本乎內也). 미지현,즉, 은미한 것이 드러난다는 것은 내면에 있는 것이 밖으로 드러난 것을 의미한다 (미지현, 유제내자형제외야 微之顯, 有諸內者形諸外也). 자신의 몸가짐을 위한 마음이 있으면서 또한 이 세 가지를 알게 되면 삼가 해야 할 것을 알게 되니 덕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위기지심, 이우지차삼자, 즉지소근이가입덕의 有爲己之心, 而又知此三者, 則知所謹而可入德矣). 그러므로 다음 문장에서 시경을 인용하여 근독의 일을 말하고 있다 (고하문인시언근독지사 故下文引詩言謹獨之事).
시는 소아정월지편이다 (시, 소아정월지편 詩, 小雅正月之篇). 위의 문장에서 은미한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이 없고, 은미한 것 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이어 말한 것이다 (승상문언막견호은, 막견호미야 承上文言莫見乎隱, 莫見乎微也). 구는 꺼리는 것이다 (구, 병야 疚, 病也). 뜻한 바에 잘못이 없다 라는 것은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과 같다 (무오어지, 유언무괴어심 無惡於志, 猶言無愧於心). 이것이 군자가 호자 있어도 삼가 하는 일이다 (차군자근독지사야 此君子謹獨之事也).
시경 대아 억지편이다 (시, 대아억지편 詩, 大雅抑之篇). 상은 살펴서 보는 것이다 (상, 시야 相, 視也). 옥루는 방의 서북쪽 모퉁이이다 (옥루, 실서북우야 屋漏, 室西北隅也). 위의 글을 이어 군자의 경계하여 삼가하고 두려워함을 다시 말한 것이며 그러하지 않을 때가 없어야 한다 (승상문우언군자지계근공구, 무시불연 承上文又言君子之戒謹恐懼, 無時不然). 말과 행동을 기다린 후에 존경을 받고 믿게 되는 것이 아닌 즉, 그 행위는 자신의 공을 더하여 정밀하게 해야 한다 (불대언동이후경신, 즉기위기지공익가밀의 不待言動而後敬信, 則其爲己之功益加密矣). 그러므로 아래 문장에서 시경을 인용하여 아울러 그 효과를 말하였다 (고하문인시병언기효 故下文引詩幷言其效).
시경 상송 열조편이다 (시, 상송열조지편 詩, 商頌烈祖之篇). 주는 나아갈 진이다 (주, 진야 奏, 進也). 위의 문장을 이어 그 효과를 언급하였다 (승상문이수급기효 承上文而遂及其效). 나아가 신명을 감격케 할 때는 정성과 공경을 지극히 하여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교화되는 것을 말하였다 (언진이감격어신명지제, 극기성경, 무유언설, 이인자화지야 言進而感格於神明之際, 極其誠敬, 無有言說, 而人自化之也). 위는 두려워 할 외이다 (위, 외야 威, 畏也). 부는 작두이며 월은 도끼이다 (부, 좌작두야, 월, 부야 鈇, 莝斫刀也, 鉞, 斧也).
시경 주송 열문지편이다 (시, 주송열문지편 詩, 周頌烈文之篇). 불현은 이십육장에서 설명하였다 (불현, 설견이십육장 不顯, 說見二十六章). 여기에서 인용하여 그윽하고 깊고 현묘하고 심오한 뜻을 설명하였다 (차차인이위유심현원지의 此借引以爲幽深玄遠之意). 위의 문장을 이어 천자가 드러나지 않는 덕이 있으면 제후들이 본받고 따르는 것을 말하였다 (승상문언천자유불현지덕, 이제후법지 承上文言天子有不顯之德, 而諸侯法之). 그러한즉 그 덕이 더욱 깊어지면 그 효과는 더욱 심원해진다 (즉기덕유심이효유원의 則其德愈深而效愈遠矣). 독은 두터울 후와 같다 (독, 후야 篤, 厚也). 독공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를 공경하는 것을 말한다 (독공, 언불현기경야 篤恭, 言不顯其敬也). 독공이 천하를 평안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이로써 성인의 지극한 덕이 깊고도 은미하여 자연스레 응하는 것이니, 이것이 중용의 지극한 공이다 (독공이천하평, 내성인지덕연미자연지응, 중용지극공야 篤恭而天下平, 乃聖人至德淵微自然之應, 中庸之極功也).
시경 대아 황의지편이다 (시, 대아황의지편 詩, 大雅皇矣之篇). 인용하여 위의 문장의 소위 불현지덕을 밝힌 것으로 바르게 하며, 큰 소리와 낯색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인지이명상문소위불현지덕자, 정이기불대성여색야 引之以明上文所謂不顯之德者, 正以其不大聲與色也). 또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소리와 낯 빛으로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 끝이라 하였고, 이것이 다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말하였다 (우인공자지언, 이위성색내화민지말무, 금단언불대지이이 又引孔子之言, 以爲聲色乃化民之末務, 今但言不大之而已). 소리와 낯 빛은 존재하는 것이기에 이것은 불현지묘를 형용하기가 아직 부족하다 (즉유유성색자존, 시미족이형용불현지묘 則猶有聲色者存, 是未足以形容不顯之妙). 증민의 시에 말한대로 털럭터럼 가벼운 덕 보다 못한 것이라 하였으니 가히 형용에 가깝다 (불약증민지시소언, 덕유여모, 즉서호가이형용의 不若烝民之詩所言, 德輶如毛, 則庶乎可以形容矣). 또 스스로 터럭이라 한 즉 오히려 가히 비교가 되고 이 또한 그 오묘함이 미진하다 (이우자이위위지모, 즉유유가비자, 시역미진기묘 而又自以爲謂之毛, 則猶有可比者, 是亦未盡其妙). 문왕의 시편에 말하길, 하늘의 일은 소리가 없고 냄새가 없다 라고 한 것만도 못하니, 그런 후에 불현의 지극함이 된다 (불약문왕지시소언, 상천지사, 무성무취, 연후내위불현지지이 不若文王之詩所言, 上天之事, 無聲無臭, 然後乃爲不顯之至耳). 대체로 소리와 냄새는 기는 잇지만 형상이 없으니 만물중에 가장 미묘하지만 오히려 없다고 하였다 (개성취유기무형, 재물최위미묘, 이유왈무지 蓋聲臭有氣無形, 在物最爲微妙, 而猶曰無之). 그러므로 오직 이것만이 가히 불현독공지묘를 형용할 수 있고 이런 덕 이외에 또 따로이 세 가지 등급이 있으니 그런 연후에 지극하게 되는 것이다 (고유차가이형용불현독공지묘, 비차덕지외, 우별유시삼등연후위지야 故惟此可以形容不顯篤恭之妙, 非此德之外, 又別有是三等然後爲至也).
이상은 제 삼십삼 장이다 (우제삼십삼장 右第三十三章). 자사는 전장의 극치를 말하여 돌이켜 그 근본을 구하였다 (자사인전장극치지언, 반구기본 子思因前章極致之言, 反求其本). 다시 아래를 배우으로 부터 스스로 신독의 일로 하여 미루어 말하고, 독공이 천하가 평안하게 이르게 하는 것으로 또한 그 오묘함을 밝혀 무성무취에 도달하게 한 후에 마친 것이다 (복자하학위이이근독지사추이언지, 이순치호독공이천하평지성우찬기묘, 지어무성무취, 이후이언 復自下學爲已謹獨之事推而言之, 以馴致乎篤恭而天下平之盛又贊其妙, 至於無聲無臭, 而後已焉). 대체로 한편의 중요한 점을 묵어 말하여 추측해 보면 틀림없이 사람에게 먼저 상태로 되돌려 그 의미를 보여주었다 (개거일편지요이약언지기반복정녕시인지의 蓋舉一篇之要而約言之其反復丁寧示人之意). 이는 지극히 깊고도 절실한 것이니, 배우는 사람이 가히 마음을 다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지심절의, 학자기가불진심호 至深切矣, 學者其可不盡心乎)!
'중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용(中庸) 삼십이장(三十二章) - 위능경륜천하지대경 (0) | 2023.05.27 |
---|---|
중용(中庸) 삼십일장(三十一章) - 현이민막불경 언이민막불신 행이민막불열 (0) | 2023.05.25 |
중용(中庸) 삼십장(三十章) - 소덕천류 대덕돈화 (2) | 2023.05.23 |
중용(中庸) 이십구장(二十九章) - 본저신 징저서민 (1) | 2023.05.21 |
중용(中庸) 이십팔장(二十八章) - 우이호자용 천이호자전 (3) | 2023.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