哀公問政, 子曰, 文武之政, 布在方策.
애공문정 자왈 문무지정 포재방책
애공이 정치에 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문왕과 무왕의 정치는 반포한 것이 목판과 죽간에 기록되어 알려져 있습니다.
其人存則其政舉, 其人亡則其政息.
기인존즉기정거 기인망즉기정식
두 왕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와 같은 정치가 거행되겠지만, 그와 같은 사람이 없다면 그 같은 정치는 펼쳐지지 않습니다.
人道敏政, 地道敏樹. 夫政也者, 蒲盧也.
인도민정 지도민수 부정야자 포로야
사람의 도는 정치에서 민감하게 나타나고, 땅의 도는 나무에서 민감하게 나타납니다. 대저 정치란 부들이나 갈대와 같이 민감하게 나오는 것 입니다.
故爲政在人. 取人以身. 脩身以道. 脩道以仁.
고위정재인 취인이신 수신이도 수도이인
그러므로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 달려 있으니 사람을 취하는 것을 자신 스스로 하고, 몸을 수양하는 것을 도로써 하며, 도를 수양하는 것은 인으로 하는 것입니다.
仁者, 人也, 親親爲大.
인자 인야 친친위대
인은 사람다운 것이니 친족을 친애하는 것이 가장 큰 것이고,
義者, 宜也, 尊賢爲大.
의자 의야 존현위대
의는 마땅한 것이니 어진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가장 큰 것이지만,
親親之殺, 尊賢之等, 禮所生也.
친친지쇄 존현지등 예소생야
친족을 친애할 때는 줄여서 다스리고, 어진 사람을 존중할 때는 동등하게 해야 하는 데, 이 차이에서 예절이 나온 것입니다.
在下位, 不獲乎上, 民不可得而治矣.
재하위 불획호상 민불가득이치의
아래 지위에 있으면서 윗 사람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백성을 가히 다스리기 어렵습니다.’라고 하였다.
(註1) 哀(슬플 애), 策(채찍 책), 布(베 포), 息(숨쉴 식), 殺(죽일 살, 덜 쇄), 獲(얻을 획), 尊(높일 존), 宜(마땅할 의)
(註2) 애공은 노나라 군주로 이름은 장이다 (애공, 노군명장 哀公, 魯君名蔣). 방은 목판이며 책은 죽간이다 (방, 판야, 책, 간야 方, 版也, 策, 簡也). 식은 멸과 같다 (식, 유멸야 息, 遺滅也). 바른 군주가 있으면 바른 신하가 있고, 올바른 정치가 있게 된다 (유시군유시신, 즉유시정의 有是君有是臣, 則有是政矣). 민은 빠른 것이다 (민, 속야 敏, 速也). 포로는 심괄이 말한 부들과 갈대가 바로 이것이다 (포로, 심괄이위포위시야 蒲盧, 沈括以爲蒲葦是也). 사람이 정치를 세우는 것은 땅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서 그 이루는 것이 빠르다 (이인립정, 유이지종수, 기성속의 以人立政, 猶以地種樹, 其成速矣). 부들이나 갈대 역시 쉽게 잘 자라는 식물로 그 성장이 빠르다 (이포위우역생지물, 기성우속야 而蒲葦又易生之物, 其成尤速也). 바른 사람이 있으면 정치를 행하는 것이 이와 같이 쉽게 이뤄지는 것을 말하였다 (언인존정거, 기역여차 言人存政擧, 其易如此). 이는 위의 글에서 사람의 도는 정치에 민감하게 나타난다는 구절을 이어서 말한 것이다 (차승상문인도민정이언야 此承上文人道敏政而言也).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에 달려있다라는 것은 가어에 정치를 한다는 것은 사람을 얻는데 있다고 하였으니 그 의미가 더욱 잘 설명한 것이다 (위정재인, 가어작위정재어득인, 어의우비 爲政在人, 家語作爲政在於得人, 語意尤備). 인은 어진 신하, 신은 군주 자신을 가리킨 것이다 (인위현신, 신지군신 人謂賢臣, 身指君身). 도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를 말한다 (도자, 천하지달도 道者, 天下之達道). 인은 천지가 만물을 내는 마음으로 사람도 이를 가지고 태어나므로 이른바 주역에서 말하는 원이란 선의 으뜸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인자, 천지생물지심, 이인득이생자, 소위원자선지장야 仁者, 天地生物之心, 而人得以生者, 所謂元者善之長也). 군주가 정치를 하는 것은 어진 신하를 얻는 데 달렸고, 어진 신하를 얻는 법 또한 자신의 몸을 수양하는 데 달려있다 (언인군위정, 재어득인, 이취인지즉, 우재수신 言人君爲政, 在於得人, 而取人之則, 又在脩身). 그 자신을 잘 수양하면 훌륭한 군주와 신하가 있으므로 정치가 잘 거행되지 않을 수 없다 (능인기신, 즉유군유신, 이정무거의 能仁其身, 則有君有臣, 而政無不擧矣). 인은 사람 자신을 가리킨 말이다 (인, 지인신이언 人, 指人身而言). 이런 삶의 이치를 갖추고 자연히 가엽게 여기고 자애로운 뜻이 있으므로 이를 깊이 체득하고 음미하면 알게 된다 (구차생리, 자연편유측달자애지의, 심체미지가견 具此生理, 自然便有惻怛慈愛之意, 深體味之可見). 의는 사리를 분별하고 마땅함이 있는 것이다 (의자, 분별사리, 각유소의야 宜者, 分別事理, 各有所宜也). 예는 이 두 가지를 글로 쓴 것이다 (예즉절문사이자이이 禮則節文斯二者而已). 정현이 말하길 이 구절 다음에 나와야 하며, 착오로 거듭 쓰였다라고 하였다 (정씨왈, 차구재하, 오중재차 鄭氏曰, 此句在下, 誤重在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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