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云, 於戱라 前王不忘이라
시운 오호 전왕불망
시경에 이르기를 ‘오호라 예전의 임금을 잊을 수 없네.’라고 하였다.
君子는 賢其賢而親其親하고
군자 현기현이친기친
군자는 전왕의 현명함을 어질게 여기고 전왕의 친애하는 것을 친애한다.
小人은 樂其樂而利其利하니 此以沒世不忘也이니라
소인 락기락이리기리 차이몰세불망야
소인은 예전 임금이 주신 즐거움을 즐기고, 예전 임금이 이롭게 하신 것을 이롭게 누리니 이 때문에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잊지 못하는 것이다.
(註1) 戱(놀 희,아하 호), 沒(잠길 몰,빠질 몰), 於戱(오호-감탄사)
(註2) 오호(於戱)는 감탄사로 쓸 때는 오호로 읽는다. 시경 주송(周頌) 열문편(烈文篇)의 시를 인용하였다. 군자는 왕과 제후의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이 원래의 의미였으나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학문이 뛰어나고 덕행이 충실하여야 하므로 학문과 덕행이 훌륭한 사람을 군자라고 하게 되었다. 소인 또한 지위가 없는 백성을 지칭하다가 후에 치자의 계도의 대상이므로 배움이 적고 행실이 비천한 사람을 일컫게 되었다. 고주(古註)에서는 군자의 현명함을 현명하게 여기고 군자가 친애하는 것은 친애하는 것으로 읽고 백성은 백성들의 즐거움을 즐기고,그들의 이로운 것을 이롭게 여긴다 라고 하였다. 반면에 주희의 신주(新註)에서는 앞 문장의 전왕을 지칭하여 전왕의 현명함을 현명하게 여기고 전왕이 친애하는 것을 친애한다 라고 해석하였다. 열문편의 내용이 주성왕(周成王)이 제후와 함께 제사를 지내면서 전왕의 덕을 노래한 것이므로 주희의 해석이 적합하다. 몰세(沒世)는 그 주체가 왕이지 아니면 백성들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왕이라면 왕이 세상을 떠난 후가 되고, 백성들이라면 다산 정약용처럼 평생토록 종신(終身)이라고 해석하게 된다.
주송(周頌) 열문편(烈文篇)을 보면,
烈文辟公, 錫茲祉福, 惠我無疆, 子孫保之.
공덕이 빛나는 조종들이시여, 많은 복을 주시고, 저에게 끊이지 않는 은혜를 주시니 자손들이 보전하옵니다.
無封靡于爾邦, 維王其崇之, 念茲戎功, 繼序其皇之.
너희 나라에 큰 손실이 없게 하기를 왕께서 숭상하시니, 이 큰 공을 염원하여 차례로 이어 빛내리라.
無競維人, 四方其訓之, 不顯維德, 百辟其刑之, 於乎前王不忘.
비할 데 없이 훌륭하신 분이시여, 사방에서 그 가르침을 따르고, 더없이 덕을 밝게 하시니, 모든 제후들이 본받도다. 오호라 전왕을 잊을 수가 있으랴.
주성왕이 제후들과 문왕과 무왕에게 제사를 올리면서 제사를 도와 준 제후들에게 주는 악가(樂歌)이지만 결국은 주문왕과 무왕의 덕을 노래한 것이다.
시는 주송 열문편이다 (시, 주송열문편 詩, 周頌烈文篇). 어희는 감탄사이다 (오호, 탄사 於戱, 歎辭). 전왕은 문왕과 무왕을 이른 것이다 (전왕, 위문무야 前王, 謂文武也). 군자는 문왕과 무왕 이후의 현인들과 왕을 이른다 (군자, 위기후현후왕 君子, 謂其後賢後王). 소인은 문왕과 무왕 이후의 백성들이다 (소인, 위후민야 小人, 謂後民也). 문왕과 무왕이 백성을 새로이 교화한 것이 지극한 선에 머룰렀다는 것이고 (차언전왕소이신민자, 지어지선 此言前王所以新民者, 止於至善), 천하의 후세인들이 한 사람이라도 자기 위치를 얻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두 왕이 고인이 된 후에도 사람들은 그를 생각하고 그리워하여 더욱 잊지 못하는 것이다 (능사천하후세, 무일물불득기소, 소이기몰세이인사모지, 유구이불망야 能使天下後世, 無一物不得其所, 所以旣沒世而人思慕之, 愈久而不忘也). 이 두 구절에서 찬미를 계속 하는 것은 그 의미가 깊고 큰 것이니 당연히 익히 살펴보아야 한다 (차량절, 영탄음일, 기미심장, 당숙완지 此兩節, 咏歎淫泆, 其味深長, 當熟玩之). 이상은 전 삼장이고 지어지선을 해석한 것이다 (우전지삼장, 석지어지선 右傳之三章, 釋止於至善). 이 장 안에 기오 시편을 인용한 것 부터 끝까지 구본에는 성의장 아래에 잘못 기재되어 있다 (차장내자인기오시이하, 구본오재성의장하 此章內自引淇澳詩以下, 舊本誤在誠意章下).
(註3)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을 현자로 대접하고, 덕을 베풀고 훌륭한 처신을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공자는 주나라 문왕과 무왕의 덕을 높이 평가하고, 주성왕을 보좌하여 섭정하면서 주나라 문물과 제도,예악을 마련한 주공 단을 자신의 사표로 여겼다. 주(周) 문왕과 무왕의 덕치(德治)를 지어지선(止於至善)의 경지로 생각하고 시경을 인용한 것이다. 주나라는 문왕의 토대와 무왕의 상나라 정벌로 천하를 얻었지만, 실제로 주왕실의 기틀을 잡고 예악을 살펴 나라를 안정 시킨 것은 주공 단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공자도 주공 단을 자신의 롤 모델로 생각하고 존경하였다. 주공 단은 어린 성왕을 섭정하면서 자신이 성왕을 위해 제를 지내고, 다른 마음이 없음을 천명하여 궤에 봉인하여 두었는데, 후일 이를 본 성왕이 주공 단이 성인이었음을 깨닫고 노나라에 천자의 제례를 행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생각할 것은 마땅히 치자가 정치를 행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 가를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시대가 변해 민주화의 시대가 되었지만 치자의 덕목은 변함이 없다. 국민들보다 먼저 희생을 하고 실천을 하는 지도자는 어떠한 시대와 체제에서도 존경을 받는다. 자신의 사익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강요하는 위정자를 국민이 평가할 리가 없다.
가장 못나 보이는 치자는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강요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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