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 전문이장 (傳文 二章) -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湯之盤銘에  曰茍日新이어든  日日新하고  又日新이라하며

탕지반명      왈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탕임금이 욕조에 새긴 글을 보면 ‘진실로 하루가 새롭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고 하였고,

 

康誥에  曰作新民이라하며

강고      왈작신민

강고에 이르기를 ‘백성을 새롭게 일으키라.’고 하였고,

 

詩曰周雖舊邦이나  其命惟新이라하니

시왈주수구방         기명유신

시경에 이르기를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을 새롭게 한다.’고 하였으니,

 

是故로  君子는  無所不用其極이니라

시고     군자      무소불용기극

이러한 고로 군자는 그 지극한 노력을 다하지 않는 바가 없다.

 

(註1) 湯(끓일 탕), 盤(소반 반), 苟(진실로 구), 惟(생각할 유), 極(다할 극)

 

(註2) 탕지반명은 탕왕이 쓰는 쟁반, 목욕하는 그릇에 새긴 글을 말한다. 반은 목욕하는 그릇이고 명은 기구에 스스로 경계하는 글을 새긴 것을 말한다 (반, 목욕지반야, 명, 명기기이자경지사야 盤, 沐浴之盤也, 銘, 名其器而自警之辭也). 구는 성실한 것이다 (구, 성야 苟, 誠也). 탕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나쁜 악을 제거하는 것이 마치 몸을 목욕하며 때를 벗기는 것과 같다고 여겼다 (탕이인지세탁기심이거악, 여목욕기신이거구 湯以人之洗濯其心以去惡, 如沐浴其身以去垢). 그리하여 그 목욕하는 것에 이 글을 새겼다 (고명기반 故銘其盤). 성실하게 자신의 묵은 때인 잘못을 벗겨낼 수 있다면 당연히 새로워 지기 때문에 나날이 새로워 지고 또한 나날이 새로워져서 끊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였다 (언성능일일유이척기구염지오이자신, 즉당인기이신자, 이일일신지, 우일신지, 불가략유간단야 言誠能一日有以滌其舊染之汚而自新, 則當因其已新者, 而日日新之, 又日新之, 不可略有間斷也). 일작신민은 북치고 춤추게 하는 것을 작이라 하니, 스스로 새롭고자 하는 백성을 일으켜 격려한 것이다 (고지무지지위작, 언진기기자신지민야 鼓之舞之之謂作, 言振起其自新之民也). 주수구방 기명유신은 시경 대아 문왕편 (詩經 大雅 文王篇)에 나온다. 주나라가 비록 오래되었지만 문왕대에 이르러 그 덕으로 능히 새롭게 하니, 백성들에게 덕이 미치고 새롭게 천명을 받았다 (언주국수구, 지어문왕, 능신기덕,이급어민, 이시수천명야 言周國雖舊, 至於文王, 能新其德, 以及於民, 而始受天命也). 군자무소불용기극은 스스로 새로워진 백성을 더욱 새롭게 하니 모두 지극한 선에 이르고자 하였다는 말이다 (자신신민, 개욕지어지선야 自新新民, 皆欲止於至善也). 위의 글은 이장으로 신민을 해석한 것이다 (우전지이장, 석신민 右傳之二章, 釋新民).

 

(註3) 탕왕은 하왕조의 마지막 왕인 걸왕을 정벌하고 상왕조를 수립하였다. 걸왕이 말희라는 여색에 빠져 실정을 거듭하고 폭정을 일삼은 반면, 하왕조의 신하로 상나라 지역을 다스리던 탕왕은 전설의 명재상 이윤의 보좌를 받고 상나라의 국력을 키우고 있었다. 중국 최초의 세습왕조 였다고 알려진 하왕조는 우임금이 아들이 아닌 동이부락의 현자 익(益)을 후계로 지정하였으나, 그의 아들인 계(啓)가 익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하여 세습왕조가 되었다고 한다. 사백칠십 년간 지속된 하왕조는 마지막 걸왕대에 이르러 상나라의 탕왕에게 정벌되어 사라졌다. 말희는 경국지색이며 요부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상 걸왕이 유시국을 정복하였을 때 바쳐진 전리품이었다고 한다. 말희의 미색에 취한 걸왕은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나무에 걸어놓고 미녀들과 음탕한 짓을 하다가 탕왕의 정벌로 패망하였다. 이 때의 고사가 주지육림이다. 말희에 대한 미색도 그러하지만 사실상 말희는 자신의 조국과 가문을 멸망시킨 걸왕에게 원한을 품었다는 이설도 있다. 그녀 자신 스스로 원하지 않는 걸왕의 노리개가 되어 걸왕을 패망하도록 유도하였다는 것이 그것이다. 하나라는 신화속의 쟝르에 속하는 나라로 지금 중국에서는 실존을 증명하기 위한 유물의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탕왕은 명재상으로 알려진 이윤을 노예에서 발탁하여 상나라의 국력을 키웠다. 이윤은 탕왕의 세 아들이 죽고 난 후 왕위를 이어받은 탕왕의 손자인 태갑이 음주가무에 빠져 정사를 소홀히 하자 탕왕의 능묘 옆에 유폐시켜 죄를 반성하게 한 후 삼 년이 지난 다음 태갑이 깊이 반성하자 다시 왕위에 앉히고 보좌하였다. 어쨌든 탕왕은 중국 최초의 역성혁명을 하였고, 그 자신은 후일을 염려하여 세 번을 사양하는 형식을 취하고 이윤등 신하들의 추대를 받는 형식을 취했지만 그의 왕조는 주무왕에 의해 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 상왕조의 멸망은 하왕조 멸망과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상왕조 마지막 왕인 주왕은 애첩 달기와 포락의 형을 행하는 학정을 일삼다가 주무왕에 의해 멸망하였다. 상왕조를 멸망시키고 주왕조 시대를 열었던 주나라의 주역이 주문왕을 이은 주무왕이다. 시경에서 말한 유신은 주공 단(周公 旦)이 그의 아버지인 주문왕이  하늘의 새로운 천명을 받아 구악을 제거하는 것, 즉 상나라 토벌로 세상을 새롭게 하는 천명을 받은 것을 말한다.

 

文王在上  於昭于天

문왕재상   어소우천

문왕이 재위에 계시니 하늘이 밝아지셨도다.

 

周雖舊邦  其命維新

주수구방   기명유신

주나라는 오래 되었지만, 받은 천명은 새로워라.

 

有周不顯  帝命不時

유주불현  제명불시

주임금들이 밝으셨고 상제의 소명이 때맞춰 내리니

 

文王陟降  在帝左右

문왕척강  재제좌우

문왕께서 오르내리셔서 상제님 좌우에 계시도다.

 

주나라는 삼대 이상의 계획과 준비로 상나라를 정벌하고,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주나라가 천명을 받은 것은 유신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과 우리나라의 3공화국 시절의 유신은 여기의 말을 차용한 것이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은 오랜 도쿠가와 막부의 봉건체제를 무너뜨리고 1863년 메이지 천황에게 국가의 통치권을 되돌리는 하급 무사계층의 혁명이다. 이는 미국의 무력에 굴복하여 문호를 개방한 1854년 부터 십 년이 되는 해였다. 일본의 유신은 고대 주나라 문왕이 천명을 받아 하였던 유신의 개념과 많이 닮아있었다. 천황의 칙허없이 외국과 수호조약을 맺었던 막부는 존왕양이의 흐름 속에서 급속히 몰락하였고, 통치권을 찾은 메이지 천황정부는 산업화와 민선의회의 수립과 서구화를 지향하였다. 기반인 하층 무사계급을 대우하며 군국의 길로 나아간 일본은 결국 조선병합에 까지 이르렀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천황이 명백한 전범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반면 한국에서의 유신의 모태는 새마을 운동이다. 사실상 새마을 운동의 개념은 백성들 스스로 새롭게 일어나고자 하는 것을 장려하고, 나날이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정부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다. 강고에서 말하는 일작신민의 개념인 것이다. 경제발전과 급속한 산업화로 국부를 이룩하게 한 원동력이 이것으로 부터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국민을 계도하는 계몽적 위정자의 입장에서 통치를 하면서 점차 국민 통솔의 수단이 되고 마침내 국민의 저항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국민저항을 잠재우고, 북한과의 총력 대결에서 승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유신으로 발전한 것이다. 당시의 통치자가 한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주변의 보좌한 인물들 또한 일본의 정신적 교육을 받았던 점도 분명히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신은 독재 정권의 권력을 위한 변형된 유신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