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大學) 전문일장 (傳文 一章) 명명덕 (明明德) - 고시천지명명

몽그림 2023. 3. 5. 05:27

康誥  曰克明德이며

강고      왈   극명덕

강고에서 말하기를 능히 덕을 밝힌다,’하였고,

 

大甲  曰,  顧諟天之明命이니라

        

태갑에서는 이르기를  하늘이 내게 부여한 밝은 덕을 항상 살펴 돌아보라.’고 하였다

 

  曰,  克明峻德이니  皆自明也이니라

전      왈    극명준덕         개자명야 

제전에서 이르기를 능히 높은 덕을 밝힌다.’고 하였는데, 이 모든 것은 스스로 덕을 밝게 하는 것이다.

 

(1) (큰 대,클 태),(고할 ), (이길 극), (돌아볼 고), (바를 ), (높을 준)

 

(2) 강고는 주서이다 (강고, 주서 康誥, 周書). 극은 능한 것이다 (극, 능야 , 能也). 대는 태로 읽는다 (대, 독작태 , 讀作泰). 시는 시자의 고어이다 (시, 고시자 , 古是字). 대갑은 상나라 책이고 (대갑, 상서 大甲, 商書), 고는 항상 눈으로 주시하는 것이다 (고, 위상목재지야 顧, 謂常目在之也).시는 이것이란 뜻이다 (시, 유차야 諟, 猶此也). 어떤 사람은 깊다는 뜻이라 한다 (혹왈심야 或曰審也). 천지명명은 하늘이 나에게 부여한 바이니 내가 덕을 행하야야 하는 바를 말한다 (천지명명, 즉천지소이여아, 이아지소이위덕자야 天之明命, 即天之所以與我, 而我之所以為德者也). 항상 눈을 두는 것은 명확히 밝지 않은 때가 없음이다 (상목재지, 즉무시불명의 常目在之, 則無時不明矣)준()은 준(俊)으로 쓴다 (준, 서작준 書作俊). 제전은 요임금과 순임금의 책이다 (제전, 요전, 우서 帝典堯典虞書). 준은 크다 (준, 대야 大也). 위의 전은 첫 장으로 밝은 덕을 밝히는 것을 해석한 것이다 (우전지수장, 석명명덕 右傳之首章, 釋明明)이하 아래의 삼 자을 통털어 지어신에 이르기 까지 구본에서는 몰세불망의 아래에 잘못 기록되어 있었다 (차통하삼장, 지지어신, 구본오재몰세불망지하 通下三章, 至止於信, 舊本誤在沒世不忘之下)장구에 나오는 강고와 태갑, 제전은 서경(書經)편명을 말한다강고(康誥)는 서경의 주서(周書), 태갑(太甲) 상서(商書), 제전(帝典)은 요전(堯典)으로 우서(虞書) 있다서경은 시경과 역경과 함께 사서삼경의 삼경 중 하나다서경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으로 대화문과 예악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서(書)라고 하는 자료를 모아 공자가 노나라에 돌아온 이후 정리했다고 태사공은 기록하였다북송 이전에는 높은 책이란 의미로 상서(尙書)라고 했지만, 송대에 이르러 경전으로 서경(書經)이라 이름을 바꾸었다시대별로 우서(虞書), 하서(夏書), 상서(商書), 주서(周書) 나누는데, 우서는 순임금 시대의 역사를 말한다.

 

강고(康誥) 주공 단이 섭정으로 을 때 동생인 강숙을 위나라 제후로 봉하면서 말한 것이다

孟侯, 朕其弟, 小子封, 惟乃丕顯考文王, 克明德愼罰 不敢侮鰥寡,

맹후, 집기제,  소자봉   유내비현고문왕,   극명덕신벌  불감모환과

그대 제후여, 짐의 아우인 어린 봉이여우뚝하셨으나 돌아가신 아버님 문왕께서는 능히 덕은 밝히시고, 벌은 삼가셨으며,홀아비와 과부는 업신여기지 않았다 라는 말에서 극명덕 따온 것이다.

 

태갑(太甲) 상(商)나라를 세운 탕왕(湯王) 손자로 네번 째 왕위에 오른 태갑에게 재상 이윤(伊尹)이 글로써 충고한 것이다태갑이 위에 오른 후 실정을 하자 이윤은 그를 추방하고 삼년태갑이 반성하자 다시 태갑을 위에 올렸다

伊尹作書, , 先王顧諟天之明命, 以承上下神祇

이윤작서,  왈,  선왕고시천지명명,  이승상하신기

이윤이 글을 써서 이르기를 선왕이 하늘의 명을 밝게 돌아보시고 상하신명의 뜻을 받드셨다 라는 데서 고시천지명명을 따온 것이다당시의 상나라에서 재상이 왕을 폐하고 다시 등극시키는 것은 왕권이 강화된 왕조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이런 사실에서 상나라는 원시부족장이 이끄는 국가임을 알 수 있다.

 

제전(帝典)은 서경에 있는 요전(堯典)을 말한다.

光被四表, 格于上下, 克明俊德, 以親九族, 九族旣睦,

광피사표,  격우상하,  극명준덕,  이친구족,  구족기목

밝은 빛이 사방을 덮고 위로는 하늘과 아래로는 땅에 이르니, 능히 큰 덕을 밝히고, 구족과 친하고, 구족을 화목하게 하였다 라고 요임금의 덕을 칭송하는 것에서 극명준덕 따온 것이다.

 

(3) 밝은 덕을 능히 밝힌다는 말은 덕을 지극히 밝게 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요임금의 밝은 덕과 재상 이윤이 태갑을 가르치려 한 덕과 주공 단이 강숙에게 강조한 덕이 다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여기서 말하는 덕은 모두 치자의 덕을 말한다.

태갑의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극의 결말을 본 역사적 사실과 통한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후계자로 영조의 엄한 훈육과 치자로서의 덕을 교육하는데 진력이 나도록 스트레스를 받고 부왕 영조에 의해 죽게 된다영조는 뒷날 이를 후회하여 치효의 시와 태갑의 고사를 인용하고 아들의 묘비명에 이를 새기도록 하였다그러나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즉위하면서 천명한 정조는 이를 할아버지인 영조와 당파에 의한 협살로 보았다영조는 자신의 의도는 태갑의 고사처럼 사도세자를 냉정히 내친 후 반성하기를 기다려 후위를 이으려 했다는 말이다정조는 자신을 장조의 아들로 입양한  영조의 뜻을 거부하고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왕위에 오른 후 천명한 것은 이를 영조의 변명으로 본 것이라는 뜻이다그 비극의 역사로 인해 수원이라는 도시가 만들어지고 당파 싸움의 극한대결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누가 았던 것인지는 결과론에 불과한 추측일 뿐이다정조는 태갑의 고사를 인용한 할아버지 영조의 주장을 사후에 간접적이고 소극적인 방법으로 부인한 것이다정조가 자신의 생부인 사도세자에 대해 애타는 사부곡을 불렀던 반면에 영조와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는 이에 대해 사후에 납득하기 힘든 변명을 하였을 뿐이다혜경궁 홍씨의 친정 당파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도세자와 친정의 아버지와 숙부가 가해자가 되는 차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정조 즉위 후에 혜경궁 홍씨의 비호하에서도 그녀의 친정이 몰락의 길을 가게 된 것은 정조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 한 일이다또 영조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잘못 이해한 고사의 사례와 적용은 사도세자라는 역사상 비극의 인물을 남겨놓았을 뿐이다만약 파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왕세자인 사도세자의 훈육을 위해 영조가 순수하게 이러한 조치를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기 전에 사도세자를 끌어 안았다면 역사의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파당의 이해에 따라 모함과 권모술수에 의해 일국의 왕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태갑의 고사를 본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더구나 영조의 노여움을 부채질한 궁중 여인네들의 베갯송사와 왕조의 권력싸움의 못난 결과였음에도 이를 아무리 포장하고, 사도세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한다고 해서 정당성을 부여하기 어렵다정파의 이해에 따른 가해자와 피해자의 원한만 남겨놓았을 뿐 역사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현재도 자식을 교육시키면서 재벌이나 권력가 가문에서 종종 일어나는 태갑의 고사는 원한의 재생산을 반복하고 있다높은 덕을 밝히고, 하늘이 부여한 덕을 살펴보는 것은 스스로 절제하고 노력할 때 그 의미가 있고, 결과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