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大學) 경문일장 (經文 一章) #5 - 격물이후 지지

몽그림 2023. 3. 3. 04:16

物格而后  知至하고

격물이후      지지

사물을 연구한 뒤에야 지식에 도달하게 되고,

 

知至而后  意誠하고

      

지식에 이르게 된 후에야 뜻이 성실해지고,

 

意誠而后  心하고

      

뜻이 성실해진 후에야  마음이 바르게 되고,

 

心正而后  身修하고

심정이후      수신

마음이 바르게 된 후에야 자신을 닦을 수 있으며,

 

身修而后  家齊하고

수신이후      가제

자신을 닦은 후에야 가정을 바르게 다스릴 수 있으며,

 

家齊而后에  國治하고

가제이후      국치

가정을 바르게 다스린 후에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國治而后  天下平이니라   

     

나라를 다스린 후에야 천하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

 

(2) 격물, 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는 대학의 도로 천명한 삼강령, 명명덕, 친민, 지어지선을 완성하게 하는 팔조목이다위정자들이 백성을 이끌어 부국강병을 하고 평천하를 하기 위한 목적이 강령이 되고 이 강령에 대한 실천조목이 팔조목이 되는 것이다. 물격은 사물의 이치가 지극한 것이 이르지 않는 것이 없고 (물격자, 물리지극처무불도야 物格者, 物理之極處無不到也), 지지란 내 마음으로 아는 것에 다하지 않는 일이 없는 것이다 (지지자, 오심지소지무불진야 知至者, 吾心之所知無不盡也). 아는 것이 이미 극진하다면, 뜻이 가히 성실해질 수 있다 (지기진, 즉의가득이실의 知旣盡, 則意可得而實矣). 뜻이 이미 성실하다면 마음이 가히 깨닫고 바르게 될 수 있다 (의기실, 즉심가득이정의 意旣實, 則心可得而正矣). 수신 위로는 명명덕의 일이며, 제가 밑으로는 신민의 일이다 (수신이상, 명명덕지사야, 제가이하, 신민지사야 脩身以上, 明明德之事也, 齊家以下, 新民之事也). 물격과 지지는 그칠 수 있는 것까지를 아는 것이고 (물격지지, 즉지소지의 物格知至, 則知所止矣), 성의 이하로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순서이다 (의성이하, 즉개득소지지서야 意誠以下, 則皆得所止之序也).

 

(3)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왕양명의 양명학이 도입되면서 소론과 남인학자를 중심으로 탈주자학과 명분을 탈피한 실리를 강조하고 주희가 정리하여 제시한 유학이 지나치게 관념에 흐를 뿐이라고 비판하였다. 당파와 학파간의 관점의 차이는 후일 독립운동에 이들 탈 주자학파들이 주류를 형성하게 하는 밑바탕이 되었다격물의 의미와 팔조목의 자귀 해석에 정파에 따라 해석이 다르고 스승과 조상 심지어 친교에 따라 해석이 달랐다고전인 대학을 읽으면서 일반 사람들이 옛날 유학자들의 쟁론과 많은 해석들을  연구하거나 읽어 볼 필요는 없다그보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담겨진 의미를 제대로 읽어보는 것이다인간 본연의 문제에 대한 동양의 사상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흐름에 대한 문제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굳이 전공하는 학자가 아니라면 자구의 해석과 엄격한 사상체계의 해석을 위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동양의 고전을 읽어보면 하늘의 천명을 본래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품성으로 이해하게 된다그 천명의 시원은 본래가 밝은 덕인데, 이것을 밝게 하는 것이 결국은 큰 배움이고 극단적인 것을 베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부드러움을 느끼게 된다고대 부족국가 시대에도 인간 세상에 이처럼 도를 근본으로 삼고 사회질서를 규범화 하였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대학에서 써놓은 삼강령(三綱領) 팔조목(八條目) 우리가 지금도 흔히 인용하는 것들이다치자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 이천 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반복해서 강조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이것을 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선하고 천품의 성선설을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이르게 된다그리고 지금의 국가간 이익의 충돌이나 힘의 대결이 격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국가의 안위와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노력은 어떠해야 하는가수신은 격물치지와 정의성심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다공직에 몸담거나 국민을 대표하여 큰 일을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대학에서 깨우치고자 한 것은 결국은 자기 자신의 몸가짐에서 부터 출발하라는 평범한 진리의 외침이다가정에서도 부모가 자식에게 모범이 되어야 자식들이 그 부모의 선하고 바른 모습을 본받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다위정자이건 지도자이건 또는 가장이거나 기업의 대표이거나 우리가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은 자신을 바르고 선하게 수양하는 것이다대학을 읽고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과거처럼 자구의 해석이나 형식의 틀에 대한 논쟁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사상가와 철학자에게는 자구의 해석이나 사상의 프레임이 중요한 연구 대상일 수 있겠지만, 사실 고전으로서 대학을 읽는 것은 거기에 담긴 생각과 가르침에 대한 깨달음일 것이다. 대인의 학문을 가르치는 대학과 현재 난립하는 대학교육은 극명하게 대비된다논문을 표절하는 학자들, 기본적인 의무를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폐해를 주는 정치인들, 계도의 대상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몰염치한 언론인들이 자각하지 않는 한 물질문명과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발전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사회에 기생하는 폐해는 자신의 일시적인 안락에 머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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