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논어 (論語) - 제12편 안연 (顔淵): 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 #4

몽그림 2022. 10. 14. 02:01

張問明  潤之譖  受之愬    謂明

자장문명   자왈    침윤지참   부수지소  불행언   가위명야이의

자장이 명을 묻자 공자께서는 은근하게 스며들듯 하는 참소와  피부에 와닿듯이 하는 참언이 행해지지 않게 한다면 가히 밝은 것이다.

 

潤之譖  受之愬  行焉  謂遠也已矣

침윤지참   부수지삭   불행언   가위원야이의

은근하게 스며들 듯 하는 참소와 피부에 와닿는 참언을 행하지 않게 한다면 가히 멀리 내다본다고 할 수 있다.’고 하셨다.

 

(1) (적실 침), (윤택할 윤), (참소할 참), (거스릴)

 

(2) 침윤은 물이 스며들고 적시는 것처럼 은근히 스며 다급하지 않은 것이고 (침윤, 여수지침관자윤, 점지이불취야 , 如水之浸灌滋潤, 漸漬而不驟也), 참은 남을 헐뜯는 것이다 (참, 훼인지행야 , 毁人之行也). 부수는 피부에 닿듯이 이해가 직접 몸에 새겨지는 것이다 (부수, 위기부소수, 이해절신 膚受, 謂肌膚所受, 利害切). 소는 자신의 원통함으로 남을 헐뜯고 조금씩 스며들어 침입을 깨닫지 못하고 깊이 믿게 하는 것이다 (소, 소기지원야, 훼인자점지이불취, 즉청자불각기입, 이신지심의 , 愬己之冤也, 毁人者漸漬而不驟, 則聽者不覺其入, 而信之深矣).

 

(3) 명철하지 않아도 드러내 놓고 하는 모함이나 참소는 대처할 수가 있지만 조금씩 스며들게 하여 믿음을 준 다음 배신하는 것에는 당하기 쉽다. 무엇이 밝은 것이고 현명한 것인지는 이러한 참소와 참언이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기꾼들이 많이 쓰는 방법은 아마도 고대 사회에서도 횡행하였던 모양이다특히 친구간에서도 면전에서는 감언요설로 현혹하고 믿는 척 하면서 헐뜯는 얘기를 은근하게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이러한 것에 휘둘리면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貢問      信之矣

자공문정   자왈    족식  족병   민신지의

자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께서는 풍족한 식량과 충분한 군사력과 백성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貢曰,  不得  斯三者何先  去兵

자공왈    필불득이이거    어사삼자하선   왈   거병

자공이 묻기를 반드시 부득이하여 버려야 한다면 위의 세 가지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하자, 공자께서는 군사력이다.’고 하셨다.

 

,  不得已而去  斯二者何

자공왈    필불득이이거    어사이자하선

자공이 다시 두 가지 중 반드시 부득이하여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去食  古皆有死  無信不立

왈   거식   자고개유사   민무신불

공자께서는 식량이다. 자고로 모든 사람들은 죽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다면 나라가 바로 설 수가 없다.’라고 하셨다.

 

(1) 不得已(부득이-하는 수 없이,마지 못하여)

 

(2) 풍족한 식량은 사람이 예절을 알게하고 (족식즉인지예절 食則人知禮), 충실한 군사력은 불궤를 막고 위엄으로 두렵게 할 수 있으며 (족병즉불궤외위 兵則不軌畏), 백성들의 믿음은 명에 따르고 복종하게 한다 (민신지즉복명종화 信之則服命從化). 죽는 것은 고금의 상도이며 모든 사람이 죽는다 (언사자고금상도, 인개유지 死者古今常, 皆有). 나라를 다스리는 데 믿음을 잃는 것은 불가하니 믿음을 잃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 (치국불가실신, 실신즉국불립야 國不可失, 信則國不立).

 

(3) 무신불립(無信不立)은 현재도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당연한 진리의 말이지만 이를 실천하고 나라나 기업을 운영하는 데는 교활한 구호로 내걸 뿐이다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한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이다. 월남패망의 교훈은 경제력의 패배로 인한 것이 아니라 무신불립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남과 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은 족식과 민신을 버리고 족병에 의해 나라를 운영하려 한다우리 정부는 족식은 그럭저럭 해결하고 있으나 족병과 불립(不立)의 무신(無信)은 무섭게 자라나 있다소통하지 않는 아집으로 자신의 이해타산에 몰두한 정부와 기업은 국민에게 무신불립은 커녕 어떤 안정감도 주고 있지 않은 듯하다무신불립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정치에 뛰어드는 파렴치한 사람들도 많고 재벌과 공기업을 신뢰하는 백성들은 거의 없다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는 국가에서 백성들의 신뢰를 끌어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족식의 기반도 지금은 벽에 부딪혀 경쟁국가들에게 밀려나지 않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하는 단계이다거시적으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나라의 미래를 제시하며 이끄는 지도자는 찾기 어렵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외침이 소리없이 백성들의 머리속에 각인되면 더 이상 나라가 존립할 토대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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