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論語) - 제 3편 팔일 (八佾):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1

제3편 팔일 (八佾)

무악(舞樂)의 이름인 팔일을 편명으로 삼고 예악에 관한 문답을 수록하였다.

為政之善, 莫善禮樂, 禮以安上治民, 樂以移風易俗, 得之則安, 失之則危, 故此篇論禮樂得失也.

위정지선   막선례악    예이안상치민   악이이풍역속   득지즉안   실지즉위   고차편론례악득실야

 

 

孔子謂季氏,  八佾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     팔일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공자께서 계손씨를 비판하여 말씀하시기를 ‘천자의 팔일무를 자신의 정원에서 공연하다니, 이를 용인한다면 다른 것이야 무엇인들 용인하지 못하리오.’라고 하셨다.

 

(註1) 佾(춤 일), 舞(춤출 무), 庭(뜰 정), 忍(참을 인), 孰(누구 숙)

 

(註2) 공자위(孔子謂)는 공자가 비판하다는 말이다 (위자, 평론지칭 謂者, 評論之稱). 여기에 나오는 계씨는 계손씨의 대부인 계환자(季桓子)를 말한다 (어시당환자야 於時當桓子也). 일(佾)은 춤추는 열을 말하고 (열야 列也), 여덟 사람이 한 열이 되므로 (무자팔인위열 舞者八人為列) 육십사명이 춤추게 되는 것이다 (팔팔육십사인 八八六十四人). 환자가 이런 팔일무를 자신의 집뜰에서 행사하자 (환자용차팔일무어가묘지정 桓子用此八佾舞於家廟之庭) 공자는 이를 비평하였다 (고공자평론이기지 故孔子評論而譏之). 숙(孰)은 누구라는 뜻으로 쓰였다 (수야 誰也). 만약 이를 용인한다면 (약시가용인 若是可容忍) 다른 사람인들 용인하지 못하리오 라는 말이다 (타인경수불가인야 他人更誰不可忍也). 당시의 예악에서 천자팔일, 제후육, 대사부, 사이(天子八佾, 諸侯六, 大夫四, 士二)으로 예법이 정해져 있었는데 제후의 신하인 배신(陪臣)의 신분인 계환자가 팔일무를 행한 것은 예법에 어긋난 것이기 때문이었다.

 

(註3) 공자는 예악의 형식논리보다는 예법을 지키지 않은데 대해 비판한 것으로 요즘 말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도를 얘기한 것으로 본다.

 

 

三家者以雍徹.  子曰,  ‘相維辟公,  天子穆穆’,  奚取於三家之堂?

삼가자이옹철   자왈     상유벽공     천자목목    해취어삼가지당

세 집안이 옹을 연주하고 제사상을 치우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제후는 제사를 돕고 천자는 덕망을 지닌 모습을 보이시도다라는 제례악을어찌 세 대부의 사당에서 취하는가.’라고 비웃으셨다.

 

(註1) 雍(누그러질 옹), 徹(뚫을 철), 維(바 유), 辟(피할 피,임금 벽,비유할 비,그칠 미), 穆(화목할 목), 奚(어찌 해), 取(취할 취), 堂(집 당)

 

(註2) 이 문장은 삼환가의 참람함을 공자께서 비웃으신 것이다 (기삼가지참야 고부자기지야 譏三家之僭也 故夫子譏之也). 삼가(三家)는 중손씨, 숙손씨, 계손씨이다 (위중손 謂仲孫, 후에 맹/孟으로 개명, 숙손 叔孫, 계손 季孫). 옹(雍)은 주송신공지십(周頌臣工之什)의 편명인데 (주송, 신공 편명 周頌, 臣工 篇名) 천자의 종묘제례에서 제사를 끝낼 때 부르는 예악을 말한다 (천자제어종묘, 가지이철제 天子祭於宗廟, 歌之以徹祭). 상(相)은 종묘제사를 돕는 것을 말한다 (조제야 助祭也). 벽공(辟公)은 제후를 말하는 것이고 천자목목(天子穆穆)은 덕망을 지닌 천자의 모습, 용모를 의미한다. 시경의 옹(雍)편을 보면 

有来雍雍, 至止肃肃, 相维辟公, 天子穆穆, 

유래옹옹,  지지숙숙,  상유피공,  천자목목,

於荐廣牡, 相予肆祀, 假哉皇考, 綏予孝子, 

어천광모, 상여사사, 가재황고,  수여효자,

宣哲维人, 文武维後, 燕及皇天, 克昌厥後,

선철유인,  문무유후,  연급황천,  극창궐후,

綏我眉寿, 介以繁祉, 既右烈考, 亦右文母

수아미수,  개이번지,  기우열고,  역우문모

중에서 공자가 인용한 것이다.

 

(註3) 삼환(三桓)은 노환공의 서자인 세 아들인 공자 경보(慶父), 숙아(叔牙), 계우(季友)의 후손들이지만 제후의 권력을 능멸하고 있었다. 배신의 위에 있는 대부들이 천자의 제례악을 자신의 사당에서 사용하는 것은 예법에 벗어난 것임을 공자는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