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논어 (論語) - 태사공 사마천의 공자세가(孔子世家), #18

몽그림 2022. 4. 30. 00:15

, 回入.

자공출   안회입견

자공이 나가고 안회가 들어와 뵙자

 

, , 詩云, 兕匪, 彼曠.

공자왈   회  시운   비시비호   솔피광야

공자는 '회야, 시에 이르기를 외뿔소도 아닌 것이 호랑이도 아닌 것이 저 광야를 헤멘다 라고 하니

 

道非邪?  吾何為於此?

오도비사     오하위어차

내 도가 사악한 것이냐내 어찌 이런 횡액을 당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 子之道至, 天下莫能.

안회왈   부자지도지대    고천하막능용

안회가 '선생님의 도는 지극히 커서 천하에 수용되기가 불가능합니다.

 

雖然, 子推而行, 容何, 容然後見君子!

수연   부자추이행지   불용하병   불용연후견군자

그러한 즉 선생님이 그 도를 밀고 실행하고 계십니다수용되지 않는 것이 어찌 걱정이겠습니까수용되지 않은 후에야 군자를 볼 수 있습니다.

 

夫道之不脩, 吾醜. 道既已大脩而不, 有國者之醜.

부도지불수야    시오추야   부도기이대수이불용    시유국자지추야

선생님의 도를 닦지 않으면 우리가 추한 것이며선생님의 도가 이미 게 수련되었어도 쓰이지 않는다면 이 역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입니다

 

容何, 容然後見君子! 

불용하병    불용연후견군자

용납되지 않았다고 어찌 걱정하겠습니까? 수용되지 않은 후에는 군자를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고 답하였다.

 

子欣然而笑, 是哉顏氏之子!  使爾多, 為爾.

공자흔연이소왈    유시재안씨지자     사이다재   오위이재

공자가 흔연하여 웃으며 말하기를 '그렇구나! 안씨 자제여. 네가 만일 큰 부자가 되면 내 너의 가재가 될 것이야.'라고 하였다

 

() ① 공자가 인용한 것은 시경 소아편(詩經 小雅篇) 도인사지집(都人士之什)의 하초불황(何草不黃)에 나오는 시구(詩句)이다주왕실이 쇠락해지고 제후들끼리 힘을 겨루자 일반 백성들은 시도 때도 없이 사역에 동원되었다이를 원망하며 불렀던 노래이다.

 

何草不黃 (어느 풀인들 시들지 않으랴!)

何草不黃, 何日不行. 何人不將, 經營四方.

하초불황   하일불항   하인부장  경영사방

何草不玄, 何人不矜. 哀我征夫, 獨爲匪民.

하초불현   하인불긍   애아정부  독위비민

匪兕匪虎, 率彼曠野. 哀我征夫, 朝夕不暇.

비시비호   솔피광야   애아정부  조석불가

有芃者狐, 率彼幽草. 有棧之車, 行彼周道.

유븅자호  솔피유초    유잔지거  행피주도

 

어느 풀인들 시들지 않을 건가,

어느 날에는 가지 않으려나.

어떤 사람이 장차 사방을 경영하지 아니할까.

어느 풀인들 검게 죽지 않을 손가.

어떤 사람이라도 홀아비가 되지 않으랴.

애닯아라 부역 가는 사내들아.

홀로 백성이 아니런가.

외뿔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니 것이

광야를 달리는가.

서럽구나 부역 가는 사내들아,

아침이나 저녁이나  한가하지 못하구나.

꼬리 여우는 저 그윽한 풀 속을 거건만

사다리가 있는 수레는 저 큰 길을 가건만.

 

공자가 불만하고, 먹지 못하고, 병들고 지쳐 쓰러진 제자들에게 얘기한 것은 군자의 고독함과 의연함이다. 나라와 정치가 어지럽자 모든 고통은 백성들에게 집중되었다이런 고난 속에서 돌아갈 날을 기다려야 하는 절박함을 노래한 것이다공자 자신을 비유하여 보면, 공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이 진채지간의 광야로 내몰린 것이다. 절량이 되고 제자들이 병들어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공자가 중심이 되는 제자들에게 할 수 있는 말로서는 아귀가 맞다는 느낌이 선뜻 들지 않는다.

 

 

於是使子貢至楚. 楚昭王興師迎孔子.

어시사자공지초    초소왕흥사영공자

이어서 공자가 자공을 초에 보냈다초소왕이 호위군사를 보내 공자를 맞이하였다.

 

然後得免昭王將以書社地七百里, 封孔子.

연휴득면   소왕장이서 사지칠백리    봉공자

그런 후에야 공자는 횡액을 면했다소왕이 서사 땅 칠백리를 공자에게 봉하려 하였다.

 

楚令尹子西曰, 王之使使諸侯有如子貢者乎?  曰, 無有.

초영윤자서왈    왕지사사제후유여자공자호      왈  무유

초영윤 자서가 아뢰길 '왕의 사자 중에 자공 만한 사신이 있습니까?'라고 하였다왕은 '없소이다.'하였다.

 

王之輔相有如顏回者乎?  曰, 無有.

왕지보상유여안회자호      왈   무유

'그러면 왕을 보좌하는 재상 중에 안회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묻자소왕은 '없소'하고 답했다.

 

王之將率有如子路者乎?  曰, 無有.

왕지장솔유여자로자호      왈   무유

자서가 '그러면 왕께서 거느리는 장수 중에 자로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하자, '없소'하고 소왕이 답하였다.

 

王之官尹有如宰予乎?  , 無有.

왕지관윤유여재여자호      왈   무유

'그러면 왕께서 거느린 관리 중에 재여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없소'라고 왕이 답했다.

 

楚之祖封於, 為子男五十.

차초지조봉어주    호위자남오십리

자서는 '초나라 선조가 주왕실에서 봉해질 때 자작이었고 사방 오십여리 였습니다.

 

孔丘述三五之. 周召之, 若用, 楚安得世世堂堂方數千里乎?

금공구술삼오지법    명주소지업   왕약용지   즉초안득 세세당당방수천리호

지금 공구는 삼황오제의 치국의 법을 쓸 정도이고주공과 소공의 왕업에 밝습니다왕께서 만약 등용하시면 초나라가 세세를 이어 당당하게 수천 리를 편안하게 물려 주겠습니까?

 

夫文王在豐, 武王在鎬, 百里之君卒王天.

부문왕재풍   무왕재호    백리지군졸왕천하

문왕은 풍에 기반을 두고 무왕은 호에 기반을 두고 백리를 다스리는 작은 군주였으나 천하를 얻었습니다

 

孔丘得據土, 弟子為, 楚之福.

금공구득거토양    현제자위좌   비초지복야

지금 공구가 땅을 할거하여 얻게 되면 현명한 제자들이 보좌할 것이니 초나라에 복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王乃. 其秋, 昭王卒于城.

소왕내지  기추  초소왕졸어성보

소왕이 그만 두었다. 그 해 가을에 소왕이 성보로 출전했다가 죽었다.

 

() ① 초소왕은 초평왕의 아들이며 진목공의 외손자이다. 오왕 부차와 오자서, 손무가 이끄는 오나라군에 의해 수도를 함락당하고 멸망할 뻔 했으나 진목공의 도움으로 간신히 나라를 유지하였다. 초의 중흥을 도모하려는 초소왕과 초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영윤 자서의 냉정한 분석을 읽을 수 있다이 때 오자서는 초나라 출신이었으나 초평왕에 의해 아버지가 죽고 집안이 멸문하자, 오나라로 망명하여 초나라를 점령하고 초평왕의 시신을 훼손하였다. 이 때 오자서가 한 말이 일모도원(日暮途遠)이다. 오자서는 손자병법을 쓴 손무를 오나라로 초빙하고, 오왕 부차에게 월왕 구천을 패퇴시키게 하여 선왕인 오왕 합려의 원수를 갚게 한 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초나라를 정벌하고 오왕 부차가 패업을 이루도록 부추겼다.

자서는 초평왕의 서자로 초평왕 사후 왕위에 추대되었으나 사양하였다. 후일 내란으로 피살되었다. 자서에 대한 공자의 평가는 신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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