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은 선조10년인 1577년 율곡 이이가 학문을 시작하는 초학자(初學者)들을 가르치기 위해 저술한 책으로 율곡이 처가인 해주 석담에 일시 머무르며 은병정사(隱屛精舍)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 지은 책이다. 이 책은 학문의 뜻을 세우고 몸가짐과 접인등 대인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조선시대의 도덕과 인성을 가르치는 기본교재로 사용되었다.
격몽(擊蒙)은 '몽매한 것을 격파한다 (물리친다)'라는 뜻이며 요결(要訣)은 '가장 요점이 되는 비결(방법)'이라는 뜻이다. 이후 선조 이래 율곡의 문하에서 집권세력이 배출되면서 인조 이후 지방의 향교에서는 기초교재로 보급되고 사용되었다. 최근까지 많이 읽혀지고 있는 이 책은 많은 조선시대의 교재와 경서가 중국에서 들여온 반면 동몽선습과 함께 우리나라의 선현들에 의해 저술된 책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있다. 초학자들이 학문을 하는 의미와 몸가짐, 그리고 책을 읽고 배우는 순서와 상례(喪禮)와 제례(祭禮)등을 정리한 이 책은 조선의 유림과 사회의 습속을 지배하는 기초적인 이데올로기의 제공역할을 하였다. 물론 이 책에서도 조선 중기에 접어들면서 이미 왕조의 조정을 장악한 사림을 대표하여 율곡은 소학(小學)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였고 정주학(程朱學)의 기본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이른바 한국의 전통적인 도덕의식은 이 책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권의 책으로 구성된 격몽요결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가장 많이 읽혀진 고전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생각보다 한문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 힘든 한자가 많이 나온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초학자들을 위한 교재의 목적도 있지만 성리학의 이념을 더욱 사회에 전파하고자 하는 율곡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율곡 이이는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거두이다. 격몽요결을 읽고 나면 율곡이 퇴계에 맞서 주장한 이기일원론의 실체도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다.
성리학에서 이(理)는 본성 즉 천품의 성질이니 형이상학의 개념이고 기(氣)는 후천적인 품성이니 형이하학적인 개념으로 요약된다. 퇴계의 이기이원론적인 주장에 대해 율곡은 이(理)와 기(氣)는 분리할 수 없는 합일적 의미이고 형식논리에 비중을 둔다. 서화담의 주기론을 비롯한 당대에는 이러한 주기론적 이론과 주리론적 대립은 극심하여 학문의 경지를 벗어나 붕당의 대립으로 이르게 된다. 학문적인 깊은 성찰은 생략하더라도 격몽요결의 전편에는 형식적인 논리가 실용적인 논리를 지배하고 있다. 또한 시대의 차이가 있으므로 상례(喪禮)와 제례(祭禮) 그리고 접인(接人)에 포함된 여러 규범이 현대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고전한문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이해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가르침이다. 성학집요와 함께 율곡의 대표작으로 격몽요결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성학집요가 군왕(君王)의 수기치인을 다루는데 주안점이 있다면 격몽요결은 선비집단인 사림(士林)의 수기치인에 대한 기초를 강조한 것이다.
율곡은 오십세 이전에 죽었지만 그의 후학들이 조정의 실권을 차지함으로써 그의 학풍과 사상은 조선 후반기 학문의 정통 주류가 되었다. 율곡은 덕수 이씨로써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 석담(石潭), 우재(愚齋)이고, 이원수와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로 중종 31년(1536년)에 태어나 선조 17년(1584년)에 졸하였다.
격몽요결(擊夢要訣)의 도해를 제외한 목차(目次)를 보면
- 序文 (서문)
- 立志章 第一 (입지장 제1)
- 革舊習章 第二 (혁구습장 제2)
- 持身章 第三 (지신장 제3)
- 讀書章 第四 (독서장 제4)
- 事親章 第五 (사친장 제5)
- 喪制章 第六 (상제장 제6)
- 祭禮章 第七 (제례장 제7)
- 居家章 第八 (거가장 제8)
- 接人章 第九 (접인장 제9)
- 處世章 第十 (처제장 제10)
의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학 선비들이 배워야 할 학문의 자세와 구습을 혁파하는 자세와 몸가짐, 일어야 할 각종 서책, 부모에 대한 효도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상례와 제례는 주자가례의 예법을 기본으로 하여 서술하였으나 현재의 상례와 제례, 혼례등은 가정의례준칙으로 간소화 되어 대체되었다.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배웠던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공부해보고 특히 삼강오륜이나 구사.구용에 관해 이해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으면 된다. 율곡의 학문세계는 젊은 날의 불가수행과 도가에 대한 사상을 아우르고 있으며 자신의 교육철학이 여기에 담겨있다. 조선을 관통하는 주자학의 사상을 이 책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율곡같은 대학자가 써내려간 한문과 전달하는 내용을 어떻게 한문으로 표현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조선의 서당과 향교에서 왜 격몽요결을 읽고 가르쳤는지는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조선의 기본적인 사상이고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이 보물로 지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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