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가언제오(嘉言第四) #26

몽그림 2024. 10. 21. 04:07

俗信浮屠誑誘凡有喪事無不供佛飯僧,

세속신부도광유     범유상사    무불공불반승

세속에서는 중들이 꾀고 속이는 것을 신봉하여 무릇 상사의 일에 부처에게 공양하고 중에게 밥을 먹이지 않는 사람이 없다.

 

,  爲死者,  滅罪資福使生天堂受諸快樂.

       죄자복    사생천당    수제쾌

불가에서 말하길죽은 사람을 위하여 죄를 없애고 복을 빌어 천당에서 태어나게 하고 모든 쾌락을 받도록 한다.

 

不爲者必入地獄,  受諸苦楚.

     용마    수제고초

이리하지 않으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져 칼로 토막나고 불로 태워지며 방아로 찧어지고 맷돌에 갈려 모든 고초를 받는다 고 한다.

 

殊不知死者,  形旣朽滅,  神亦飄散,  剉燒舂磨且無所施.

수불지사자    형개후    신역풍산    수유좌소용마    차무소시

특히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형체는 이미 썩어 없어지고 정신도 역시 날라가 흩어졌으므로 잘리고 태워지고 찧어지고 갈아지는 일이 있어도 그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又況佛法,  未入中國之前,  死而復生者.

        유사이복생자

또한 하물며 불교가 아직 중국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도 있었다.

 

何故都無一人誤入地獄,  見所謂十王.

     

하지만 무슨 이유로 한 사람도 지옥에 들어가 시왕을 봤다는 사람이 없음인가?

 

此其無有而不足信也,  明矣.

     

이는 지옥이 존재하지 않으며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로다.

 

(1) (뜰 부), (죽일 도), (속일 광), (꾈 유), (이바지할 공), (부처 불), (중 승), (꺽을), (불사를 소), (찧을 용), (나부낄 표), (옥 옥), (어조사 야), 浮屠(부도-부처나 중을 달리 부르는 말)

 

(2) 이 글 또한 온공서의(溫公書儀) 있는 글이다. 시왕(十王) 불교의 십왕경(十王經) 저승에서 죽은 사람을 재판하는 열 명의 대왕을 말한다당시 송나라를 지배하던 불교의 폐단에 대해 유학자들은 적극적인 배척운동을 벌렸다송태조 조광윤의 경무숭문(輕武崇文)의 정책과 함께 삶에 지친 민간을 지배하던 것은 불교였다불교의 폐해를 근절하고 유가의 기퉁을 새롭게 하자는 일종의 사회운동은 송나라를 유학의 중흥기로 이끌었고, 마침내 완성된 주자학은 이후 동양사상을 지배하는 사회이념이 되었다조선초 우리나라에서도 고려말의 불교와 도참사상을 배격하면서 유학을 통치이념으로 정립한 과정과 아주 흡사하다정도전의 불씨잡변은 사마광의 이런 시각과 같은 맥락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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