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가언제오(嘉言第四) #23

몽그림 2024. 10. 13. 07:40

古者父母之喪旣殯食粥齋衰疏食水飮不食菜果.

고자부모지상     기빈   식죽    재최   소사수음   불식채과

옛날 부모의 상에는 빈소를 차린 뒤에야 죽을 먹었다. 재최할 때는 거친밥을 먹고 물을 마시되 채소와 과일은 먹지 않았다.

 

母之喪旣虞卒哭疏食水飮不食菜果.

부모지상기우졸곡     소사수음   불식채과

부모의 상에는 우제와 졸곡제를 마친 후에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채소와 과일은 먹지 않는다.

 

期而小祥,  又期而大祥食醯醬.

    채과    우기이대상   식

일년이 지나 소상을 지내면 채소와 과일을 먹었고다시 일년이 지나 대상을 치르면 식초와 젓갈을 먹었다.

 

中月而禫,  禫而飮醴酒.  酒者先飮醴酒始食肉者先食乾肉.

중월이담    담이음주     시음주자    선음주    시식육자   선식건육

대상 후에 한 달을 지낸 다음 담제를 지내고담제를 지내면 단술을 마시고처음 고기를 먹는 사람은 저 말린 고기를 먹었다.

 

古人居喪,  公然食肉飮酒者.

    감공연식육음주자

옛 사람은 상중에 있으면 감히 공공연히 고기를 먹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이 없었다.

 

漢昌邑王奔昭帝之喪.  居道上,  霍光數其罪而廢之.

        소식     곽광수기죄이폐지

한나라 창읍왕이 소제의 상에  가는 도중 길에서 소식을 먹지 않으니 곽광이 그 죄를 열거하여 폐위시켰다.

 

晉阮籍負才放誕,  居喪無禮,  何曾面質籍於文帝坐曰,

진완적부재방탄     거상무    하증면질적어문제좌왈

진나라 완적은 재주를 믿고 방종하여 상을 치르면서도 무례하므로 하증이 문제가 앉은 자리에서 완적을 면대하고 질책하기를,

 

卿敗俗之人,  不可長也,  帝曰,

        어제왈

경은 풍속을 피패케 하였으니  자리에 두기가 불가하다 고 하면서 문제에게 아뢰기를,

 

公方以孝治天下而聽阮籍以重哀飮酒食肉於.  宜擯四裔,  無令汚染華夏.

공발이효치 천하이청완적  이중애음주식육어공좌     의빈사예   무오염화하

공께서 효로써 천하를 다스리고 계시는데 완적은 공적인 자리라고 해도 애도해야 할 몸으로 술 마시고 고기를 먹었으니 의당 오랑캐 땅으로 내치고 화하의 땅을 더럽히지 않도록 령을 내리십시요 라고 하였다.

 

宋廬陵王義眞居武帝憂使左右賈魚肉珍羞,  於齋內,  別立廚帳.

송노왕의진거무제우     사좌우가어육진수     어제내   별주장

송나라 노릉왕 의진이 무제의 상중에 좌우의 신하를 시켜 생선과 육류와 진귀한 음식을 사들이게 하고 재 안에 별도로 주방을 설치하였다.

 

會長史劉湛入命臑酒炙車螯,

회장사유침입   

마침 장사 유침이 들어오자 술을 데우고 바닷조개를 구워오도록 명하였다.

 

湛正色曰公當今不宜有此設.

침정색왈    공당금불의유차설

유침이 정색하여 말하기를공이 오늘 이런 것을 베설해서는 안됩니다 고 하였다.

 

旦甚寒長史事同一家望不爲異.

왈    단심한    장사사동일가   망불위이

의진이 말하길아침에 심히 춥고 장사와는 한 집안과 같으니 이상히 여기지 말라고 하였다.

 

酒至,  湛起曰,  不能以禮自處又不能以禮處人.

        기불능이자처   우불능이처인

술이 나오자 침이 일어서며 말하길공은 능히 예로써 스스로를 처신하지 못하시고 또한 능히 예로써 사람을 대접하지 못하십니다 라고 하였다.

 

隋煬帝爲太子,  獻皇后喪每朝令進二溢米而令外取肥肉脯鮓筒中,  以蠟閉口,  衣襆裹而納之.

    문헌황후상     매조진이일미     이비육포자    치죽통중    이폐구    의복리이납지

수양제가 태자로 있을 때 문헌황후의 상중에 매일 아침 두 줌의 쌀을 올리게 하고는 남모르게 외부로 사람을 시켜 기름진 고기와 육포와 젓갈을 대나무 통속에 넣어 밀납으로 입구를 봉하고 옷보자기로 싸서 들여오게 하였다.

 

湖南楚王馬希聲父武穆王之日,  猶食雞臛,  其官屬潘起譏之曰,  喪居,  食蒸肫何代無賢.

호남초왕마성     장기부무목왕지일    유식계     기관속번기기지왈    석완적상거    식증돌   

호남의 초왕 마희성이 그의 아버지 무목왕의 장례일에 오히려 닭고깃국을 먹자, 그의 관속인 반기가 나무라며 말하길, 옛날 완적이 부모의 상에 찐 돼지수육을 먹었다더니 어느 시대인들 어진 사람이 없으랴 라고 비웃었다.

 

然則五代之時居喪食肉者猶以爲異事,  是流俗之弊,  其來甚近也.

연즉오대지시거상식육자     인유이위이사     시류속지폐   

그런즉 오대의 시절에는 상중에 있으면 고기 먹는 것을 사람들은 오히려 이상하게 여겼으니 이러한 시류와 폐습은 그 유래한 것이 근래에 생긴 일이다.

 

今之士大夫喪食肉飮酒,  無異平日,  又相從宴集,  靦然無愧,  不爲怪.

금지사대부    거상식육음주    무이평일     우상종연집    전연무    인역불위

지금의 사대부들은 상중에 있으면서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이 평일과 다름이 없고또한 연회에 서로 쫒아 다니고 모임을 가지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으며사람들 또한 괘념하지 않고 괴이하게 여기지 않는다.

 

禮俗之壞習以爲常.

예속지    이위상

예속이 무너져 습관이 되고 일상이 되니 슬프지 아니한가?

 

悲夫,  乃至鄙野之人,  或初未斂親賓則齎酒饌往勞之,

        혹초미    친빈즉재주찬왕노지

비열한 사람들에 이르면 혹 처음 상을 당해 아직 염을 하기도 전에 친척과 손님이 술과 안주를 가져가 위로하니,

 

主人亦自備酒饌,  飮啜醉飽連日及葬亦如之,

    여음철     포연일    급장   역여지

주인 역시 스스로 술과 안주를 갖추어 서로 같이 마시고 먹으며 연일 취하고 배부르게 지내며 장례를 치를 때도 이와 같이 한다.

 

甚者初喪作樂以娛尸,  及殯葬則以樂導輀車而號泣隨之亦有乘喪卽嫁娶者.

     급빈장     즉이악도이거이호읍수지     역유승상즉가

심하면 처음 상을 당해 음악을 연주하여 시체를 즐겁게 하고빈소에서 장사 지낼 때는 음악으로 이거를 인도하고 소리내어 울며 따라 하기도 한다또한 상중에 있는 중에 시집가고 장가드는 사람도 있다.

 

習俗之難變愚夫之難曉乃至此乎.

    속지난변    우부지난효    급지차호

오호라 습속을 변경하기 어렵고 어리석은 사람을 깨우치기 어려운 것이 이에 이르렀다는 말인가!

 

凡居父母之大祥之前皆未可飮酒食肉.

자     대상지전    개미가음주식육

무릇 부모의 상중에 있는 사람은 대상 전에는 모두가 술 마시고 고기를 먹을 수 없음이다.

 

若有疾,  暫須食飮,  亦當復初.

        지   역당복초

만약 병이 들어 잠시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실 수는 있겠으나병이 나으면 또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必若素食,  不能下咽,  久而羸憊,  恐成,  可以肉汁及脯醢或肉少許,  助其滋味

필약소식     불능하인   구이리비    공성질     허   

만약 거친 밥을 능히 넘기지 못하고 오래가면 몸이 파리하고 피곤하여 병이 들까 두려워 하는 사람은 고기 국물과 육포와 젓갈 또는 작은 량의 고기로 보양하고 입맛을 돋울 수는 있다.

 

不可恣食盛饌及與人燕樂.  是則雖被衰麻,  其實不行喪也.

불가자식진수성찬급여인연      시즉수피최마     기실불행상야

그러나 마음껏 진수성찬을 먹고 다른 사람과 잔치하여 즐겨서는 안된다이같이 하면 비록 최마의 상복을 입어도 실제로는 복상을 하지 않은 것이다.

 

十以上,  血氣旣衰,  必資酒肉扶養者,  則不必然耳.

오십이상    혈기기쇠     필자주육부양자    즉불필연이

다만 오십 세 이상 된 사람이 혈기가 이미 쇠하여 반드시 술과 고기에 힘입어 부양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게 까지 할 필요는 없다.

 

喪聽樂及嫁娶者國有正法此不復論.

거상청급가자     국유정법    차불복론

그리고 상중에 있으면서 음악을 듣고 시집가고 장가드는 사람은 나라에서 정한 법이 있으니 그것은 여기서는 다시 논하지 않는다.

 

(1) (염할 빈), 旣殯(기빈-염을 하고 입관하여 발인할 때까지 집안에 모셔두는 것), (재계할 재), (쇠할 쇠, 상복 최), 齋衰(재최-거친 베로  지어 아랫단을 꿰멘 상복으로 발인하기 전 입는 상복), (소통할 소,멀 소), 疏食(소사-거친 밥), (근심할 우,장례시 초우,삼우제-삼일만에 지내는 영혼을 위로하는 제사), 卒哭(졸곡-삼우가 지낸 뒤 지내는 제사, 죽은지달만에 오는 첫 丁日이나 亥日을 가려 지낸다), 小祥(소상- 죽은 후 일 년만에 지내는 제사), (), (젓갈 장), (담제  담- 담제는 대상 후 석 달만에 지내는 제사로 담제 후 상복을 완전히 벗는다), (단술 ), (달릴 분), (빠를 곽), (관 이름 완), (서적 적), (태어날 탄), (물리칠 빈), (후손 예,오랑캐 예,변방 예), 重哀(중애-부모의 상), (즐길 담,빠질 침), (밥그릇 노), (바칠 수), (부엌 주), (휘장 장), (고기구울), (차오 오,차오는 조개의 한 종류), (팔꿈치 노), (쬘 양), (바칠 헌), (넘칠 일,한 되의 이십사분의,적은 량), (살찔 비), (육포 포),(생선젓 자),(대통 통), (), (보자기 복), (화목할 목), (), (고깃국 학), (뜨물 반), (나무랄 기), (찔 증), (광대뼈 순,떡 둔,살필 돈,살찔 돌), (폐단 폐), (뻔뻔스러울 전), (잔치 연), (부끄러워 할 ), (편안할 ), (다라울 비), (반찬 찬), (먹을 철), (술취할 ), (배부를 포), (즐거워할 오), (주검 시), (장사 장), (소리없이 울 읍), (상여 이), (장가들 ), (탄식할 ),(이거-상여를 실은 수레), 飮啜(음철-마시고 먹는 것), 鄙野(비야-비루하고 거칠어 교양이 없음), (잠깐 잠), (목구멍 인), (여윌 리), (고달플 비), (육장 해), (진액 즙), (포 포), (붙을 자), (제비 연)

 

(2) 역시  사마광의 온공서의(溫公書儀) 나오는 글이다재최는 부모가 죽은 후 거친 베로 아랫단을 기워 입는 상복을 말한다우제는 매장이 끝나고 영혼이 쉴 수 있도록 지내는 제사로 초우제, 재우제, 삼우제를 지낸다. 졸곡제는 삼우제를 지내고 죽은 후 석 달이 지낸 후에 지내는 제사로 곡하는 것을 마친다는 뜻이다창읍왕은 중국 한나라 유하의 봉호로 그는 무제의 손자로 소제의 뒤를 이어 황제로 즉위했지만 향락과 음란을 일삼아 당시 실권자인 곽광에 의해 이십칠일 만에 폐위되었다완적은 삼국시대 위나라의 시인으로 죽립칠현의 한 사람이다. 양제는 수왕조의 이대 황제로 고구려를 정벌하였으나 을지문덕에게 패하고 수나라의 멸망을 재촉하였다. 문헌황후는 그의 어머니인 독고황후를 말한다마희성은 오대 시대에 초나라왕 마은이 죽은 후 뒤를 이은 왕이다부모의 상을 모시거나 군주의 상을 모실 때 옛날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의레에 대한 경건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은 농경사회와 왕조국가에서나 가능한 얘기이다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마음속으로 가져야 할 경건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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