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小學) 가언제오(嘉言第四) #14

胡文定公與子書曰,

호문정공여자서왈

호문정공이 아들에게 준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立志以明道希文,  自期待,  立心以忠信不欺,  爲主本.

입지이명도희문     자기대    입심이충신불기    위주본

명도와 희문처럼 뜻을 세울 수 있기를 스스로 기대하고, 충실함과 믿음 그리고 속이지 않는 것으로써 마음을 세워 주된 근본으로 삼거라.

 

行己以端莊淸愼,  見操執.

행기이단장청신    견조집

단정하고 장중하며 청렴하고 삼가하는 것으로써 행동하여 지조 있는 태도를 보이도록 하여라.

 

臨事以明敏果斷,  辨是非.

임사이명민과단    변시비

명민하고 과단성 있게 일에 임하여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거라.

 

又謹三尺,  考求立法之意而操縱之,  斯可爲政,  不在人後矣.

우근삼척    고구입법지의이조종지     사가위정    부재인후의 

또한 삼척을 삼가하고 법을 만든 의미를 깊이 연구하여 법의 취지를 지키는 것이 정치를 바르게 하는 것이며 남에게 뒤지지 않는 것이다.

 

汝勉之哉,  治心修身,  以飮食男女,  爲切要.

여면지재    치심수신    이음식남녀    위절요

너희가 이를 힘써 노력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수련하는데 음식과 남녀관계가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것이다.

 

從古聖賢,  自這裏做工夫,  其可忽乎.

종고성현     자저리주공부    기가홀호

옛 성현들을 보면 스스로 이런 속에 있는 공부를 하였으니 이를 어찌 소홀히 할 수 있으리오.

 

(註1) 胡(턱밑살 호), 操(지조 조), 臨(임할 임), 敏(민첩할 민), 縱(세로 종), 勉(힘쓸 면), 從(좇을 종), 裏(속 리), 這(이 저), 做(지을 주)

 

(註2) 호씨전가훈(胡氏傳家訓)에 나오는 글이다. 호문정공은 북송의 사상가인 호안국(胡安國)을 말한다. 자는 강후(康侯)이며 호는 무이선생(武夷先生)이다. 태학박사를 지낸 경학자로 춘추에 정통하였으나 왕안석이 춘추의 강학을 폐하자 남악으로 물러나 차남 호굉(胡宏)과 함께 벽천서당을 열고 호상학파(湖湘學派)를 개창하였다. 시호가 문정(文定)이므로 호문정공이라 한다. 저서에 춘추전(春秋傳)과 자치통감거요보유(資治通鑑擧要補遺)가 있다. 희문은 악양루기에서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의 즐거움을 나중에 누려야 한다 는 글을 써서 유명한 북송의 정치가이며 군사전략가인 범중엄(范仲淹)의 자이다. 범중엄은 경력신정이라는 개혁정치를 실행하여 그의 뒤를 이은 왕안석의 개혁정치를 이끌었지만 그 자신은 직언으로 수 차례의 귀양을 가야만 했다. 명도선생은 이정자의 한 사람인 정호(程顥)를 말하며, 관리로서의 명성보다 교육자로서 족적이 뚜렷한 인물이다. 자는 백순(伯淳)이고 시호는 순공(純公)이다. 호문정공이 훈계한 것은 군자로서의 가야할 길을 타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