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則曰, 子事父母, 鷄初鳴, 咸盥漱, 櫛縰笄總, 拂髦冠緌纓,
내칙왈 자사부모 계초명 함관수 즐쇄계총 불모관유영
내칙에 이르기를 ‘ 자식이 부모를 섬길 때는 새벽 첫 닭이 울면 세수와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빗은 다음 복건을 쓰고 비녀를 꽂고 상투를 하고, 다발머리에 먼지를 털고 관을 쓰고 갓끈을 매고 남은 끈을 드리운다.
端韠紳, 搢笏, 左右佩用, 偪屨著綦.
단필신 진홀 좌우패용 핍구저기
현단복을 입고 무릎을 가리는 슬갑을 차고 띠를 맨 다음 홀을 꽂으며 좌우에 노리개를 차고, 행전을 매고 신을 신고 신발 끈을 맨다.
婦事舅姑如事父母,
부사구고여사부모
며느리가 시부모를 섬길 때는 친정부모를 섬기듯 한다.
鷄初鳴, 咸盥漱, 櫛縰笄總, 衣紳, 左右佩用, 衿纓綦屨.
계초명 함관수 즐쇄계총 의신 좌우패용 금영기구
첫 닭이 울면 세수하고 양치질을 하며, 머리를 빗고 복건을 쓰고 비녀를 꽂고 상투를 한다. 옷에 띠를 매고 좌우에 노리개를 차며 냄새가 나지 않도록 향이 든 주머니를 차고 신발끈을 맨다.
以適父母舅故之所, 及所, 下氣怡聲, 問衣燠寒,
이적부모구고지소 급소 하기이성 문의욱한
이같이 한 다음 부모와 시부모가 계신 곳으로 문안 인사를 간다. 계신 곳에 도착하면 숨소리를 낮추고 말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입고 있는 옷이 더운지 찬지를 여쭙는다.
疾痛苛癢, 而敬抑搔之, 出入則或先或後, 而敬扶持之.
질통가양 이경억소지 출입즉혹선혹후 이경부지지
만약 부모가 아프거나 가려워 하시면 조심하여 짚어보며 긁어 드린다. 부모가 출입할 대는 앞에 서기도 하고 뒤에 서기도 하여 공손하게 부축한다.
進盥, 少者奉槃, 長者奉水, 請沃盥,
진관 소자봉반 장자봉수 청옥관
부모에게 세숫물을 올릴 때는 어린 사람은 대야를 받들고 나이든 사람은 물을 받들어 물을 부어 세수하시기를 청한다.
盥卒授巾. 問所欲而敬進之, 柔色以溫之, 父母舅姑, 必嘗之而後退.
관졸수건 문소욕이경진지 유색이온지 부모구고 필상지이후퇴
세수를 마치면 수건을 드린다. 부모가 잡숫고 싶은 것을 물어 이를 마련하여 공손히 드리고, 낯빛을 부드럽게 하여 부모의 뜻을 받들며, 부모나 시부모가 반드시 음식을 맛 본 다음에 물러난다.
男女未冠笄者, 鷄初鳴, 咸盥漱, 櫛縰, 拂髦, 總角, 衿纓, 皆佩容臭,
남녀미관계자 계초명 함관수 즐쇄 불모 총각 금영 개패용취
아직 관례를 치르지 않았거나 비녀를 꽂지 않은 남녀는 첫 닭이 울면 쓰지 않고 비녀 꽂지 않은 사람은 첫 닭이 울면 세수하고 양치질 하고 머리를 빗고 복건을 쓴다. 다발머리의 먼지를 털어내고 머리를 뿔모양으로 꾸미고 향주머니를 찬다.
昧爽而朝, 問何食飮矣. 若己食則退, 若未食則佐長者視具.
매상이조 문하식음의 약기식즉퇴 약미식즉좌장자시구
동이 틀 무렵에 아침 문안 인사를 드리고 무엇을 잡수셨는지요 하고 여쭙고 이미 식사를 했으면 물러나고, 아직 하지 않았으면 어른들을 도와 잡수실 음식 준비를 살핀다.
(註1) 咸(다 함), 盥(대야 관), 漱(양치질 할 수), 櫛(빗 즐), 縰(머리쓰개 쇄), 笄(비녀 계), 拂(떨칠 불), 緌(갓끈 유), 纓(갓끈 영), 韠(슬갑 필), 紳(큰띠 신), 搢(꽂을 진), 笏(홀 홀), 佩(찰 패), 偪(핍박할 핍), 屨(신 구), 綦(연두빛 비단 기), 衿(옷깃 금), 舅(시아비 구), 燠(따뜻할 욱), 癢(가려울 양), 怡(기쁠 이), 搔(긁을 소), 槃(쟁반 반), 爽(시월할 상), 佐(도울 좌), 沃(물댈 옥), 巾(수건 건), 臭(냄새 취)
(註2) 복건(幅巾)은 치포건(緇布巾)이라고 하며, 검은 베로 만든 관으로 유생들이 쓰는 관모이다. 경국대전 예전 의장에 제학의 생도들이 쓰도록 규정한 것이다. 폭 전체로 된 온천을 사용하여 이름지어진 것이고 흑색이다. 뒤로 길게 드리워 머리에 쓰고 윗단으로 이마를 묶은 후 끈을 두개 매달아 머리 뒤로 묶는다. 주희가 가례에서 추가하여 유학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관례를 치르고 흑립을 쓰기 전까지 초립의 받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관례전에 쓰는 예모로 인식되었다. 지금은 남자아이의 돌에 머리에 쓰는 풍습으로 남아 있다. 슬갑은 겨울에 추위를 막기 위해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바지 위에 덧입는 옷이다. 현단복은 관리가 입었던 관복을 말하는데, 요즘의 전통혼례에서 신랑이 입는 옷이다. 현단복과 위모관을 합쳐서 단위라고 한다. 현단복은 속고의, 적삼과 바지, 저고리와 두루마기를 입고 입었다. 비녀는 선비나 아녀자의 쪽진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가로질러 꽂는 장신구이다. 비녀는 신분에 따라 장식과 소재가 달랐으며, 삼국사기에 등장할 정도로 사용된 역사가 오래되었다. 비녀는 천인이나 서민의 경우는 나무를 쓰고, 그 이상의 신분은 비취, 매화, 옥, 금 등이 사용되었다. 여자들은 성년례를 지나면 비녀를 꽂고 쪽을 찌게 되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비녀를 주는 것은 청혼을 의미하였다. 지아비를 잃은 부녀자는 흰 비녀를 사용하였고, 비녀를 잃거나 버리면 인연이 다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남편의 관속에 자신의 비녀를 넣어 사랑을 표현하는 등 비녀는 우리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이 집안에서 행하는 예법은 실로 힘들고 고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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