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서(序) - 쇄소응대 /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몽그림 2023. 5. 31. 01:16

소학은 중국 고대 주(周)나라 이전부터 어린 학동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의 명칭이다대략 왕실과 사대부의 집안 자제들이 십오 세 전후에 이르면 입학하여 배우는 교육기관이 소학이고, 스무 살 전후에 이르러 소학을 마치면 태학(大學)이라는 상급교육기관에서 배우도록 하였다성리학을 정리하여 집대성한 송나라의 유학자 주희는 어린 학동들의 수신서로 소학이라는 책을 편찬하였다실제로는 주희의 제자인 유자징(劉子澄) 스승인 주희의 명을 받아 편찬하였는데 주희가 가필하여 가다듬었다고 한다주희가 소학을 만들게 된 이유를 소학제사에서 밝혀 놓았다옛날 소학에서는 어린 학동들이 쇄소응대(灑掃應對)하는 절도와 부모를 친애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존경하고 벗과의 신의에 관한 예절을 가르쳤는데 이를 근본으로 삼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도(道)로 나아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소학의 책편들이 사라지고 없으니 이를 상고하고 저리하여 새로운 소학책을 만든 것이다소학은 우리나라에 도입되어서도 중요한 성리학의 기본교재로 인식되어졌고 사대부가의 자제들이 수신서로 널리 배우게 되었다그러나 고려 말에 도입되어 조선 초 널리 보급되던 소학은 연산군 이후 사림파의 필독서였던 소학은 사림파가 탄압을 받으면서 금서로 정해지고 기피하는 책이 되기도 하였다소학에서 쓰여진 인륜의 도리는 권력자들에게는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소학에 쓰여진 글은 대부분 주희 이전까지의 여러 서책에서 발췌하여 편찬한 것으로 내편(內篇) 4편과  외편(外篇) 2편으로 쓰여있다내편(內篇)은 입교(立敎), 명륜(明倫), 경신(敬身), 계고(稽古)의 네 편으로 되어있는데주로 서경, 의례, 주례, 예기, 효경, 좌전, 논어, 맹자, 제자직, 전국책, 설원 등에서 발췌한 것을 편찬한 것이다우리나라에서 중종 때 박세무(朴世茂) 지은 동몽선습은 소학을 집약하여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서술하여 붙인 책이다소학 외편은 가언(嘉言) 선행(善行) 두 편으로 되어 있는데, 주로 한(漢)나라 이후의 명언(名言),명구(名句)와 실제 사례를 쓴 것이다

 

소학을 읽어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한자를 많이 보게 되고 지금의 뜻과는 다른 단어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시대배경의 차이에 따른 전통사고의 경직성과도 부딪히게 된다고전 소학을 읽는 이유 중에는 동양사상의 인륜과 도덕에 대한 기본 정신을 체득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글자의 해석도 물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담긴 정신과 사상을 음미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한 것이다소학을 읽다보면 지금 우리가 처한 시대상황을 비판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천여 년 전의 송나라 시대 상황을 비판한 것이지만, 몇 개의 단어만 바꾸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같아진다소학은 수신서나 교양서로서도 그 가치가 살아있다천륜으로서 효를 인간사회의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가치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아무리 각박하고 경쟁사회에 살아간다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에게 양심을 일깨우는 것이기 때문이다소학에 쓰여진 것 중에는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허례와 남존여비의 시대착오적인 생각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그러나 소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서양을 막론하고 인류가 미래로 나아가는 것은 과학적인 창조와 함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족간, 부모와 자식간의 인륜이 바탕이 되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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