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擊磬於衛, 有荷蕢而過孔氏之門者,
자격경어위 유하괴이과공씨지문자
공자가 위나라에서 경을 치자 삼태기를 메고 공씨의 문 앞을 지나가던 사람이 말하길
曰, 有心哉, 擊磬乎!
왈 유심재 격경호
‘뜻이 담겨 있구나. 경을 치는 것이.’라고 하면서
旣而曰, 鄙哉, 硜硜乎!
기이왈 비재 갱갱호
다시 말하길 ‘비루하군 깽깽거리는 소리가,
莫己知也, 斯已而已矣. 深則厲, 淺則揭.
막기지야 사이이이의 심즉려 천즉게
자기를 몰라주면 이것으로 그치고 그만인데, 물이 깊으면 옷을 벗고 얕으면 걷어 올려야 하는 것이어늘.’고 하였다.
子曰, 果哉! 末之難矣.
자왈 과재 말지난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과하구나. 어려운 것이 없도다.’라고 하셨다.
(註1) 擊(칠 격), 磬(경쇠 경,악기), 蕢(상할 괴), 鄙(다라울 비), 硜(돌소리 갱), 斯(이 사), 深(깊을 심), 厲(갈 려), 淺(얕을 천), 揭(들 게), 果(열매 과)
(註2) 경은 악기 (경, 악기 磬, 樂器), 하는 메는 것이고 (하, 담야 荷, 擔也), 괴는 풀로 만든 망태기이다 (괴, 초기야 蕢, 草器也). 삼태기를 멘 사람 역시 숨은 선비이다 (차하괴자, 역은사야 此荷蕢者, 亦隱士也). 성인은 마음으로 천하를 잊지 않았는데 (성인지심미상망천하 聖人之心未嘗忘天下), 이 사람이 경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알았으니 또한 보통 사람이 아니다 (차인문기경성이지지, 즉역비상인의 此人聞其磬聲而知之, 則亦非常人矣). 갱갱은 돌소리이며 (갱갱, 석성 硜硜, 石聲) 또한 확고하다는 의미다 (역전확지의 亦專確之意). 옷을 비고 그대로 물을 건너는 것이 려 (이의섭수왈려 以衣涉水曰厲), 옷을 걷고 물을 건너는 것이 게 (섭의섭수왈게 攝衣涉水曰揭)이며, 두 구절은 시경 위풍 포유고엽의 구절이다 (차양구, 위풍포유고엽지시야 此兩句, 衛風匏有苦葉之詩也). 공자가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데 그만두지 않고 또 깊고 얕은 곳에 따라 마땅히 처신하지 못하는 것을 희롱한 것이다 (기공자인부지기이부지, 불능적천심지의 饑孔子人不知己而不止, 不能適淺深之宜). 과재는 그가 세상을 잊는 과감함을 탄식한 것이고 말은 없다는 것이다 (과재, 탄기과어망세야, 말, 무야 果哉, 歎其果於忘世也, 末, 無也). 성인의 마음은 천지와 같으니 천하를 한 집안처럼 보고 중국을 한 사람과 같이 여겨 하루라도 잊지 못하였다 (성인심동천지, 시천하유일가, 중국유일인, 불능일일망야 聖人心同天地, 視天下猶一家, 中國猶一人, 不能一日忘也). 고로 삼태기를 멘 사람의 말을 듣고 그가 과감히 세상을 잊은 것을 탄식하였고 (고문하괴지언, 이탄기과어망세 故聞荷蕢之言, 而歎其果於忘世) 또 말한 사람의 출처가 이처럼 간단하면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차언인지출처, 약단여차, 즉역무소난의 且言人之出處, 若但如此, 則亦無所難矣).
(註3) 시경 국풍(國風). 패풍(邶風)의 포유고엽(匏有苦葉)은 '박의 마른 잎'이란 제목의 노래이다.
匏有苦葉 濟有深涉
포유고엽 제유심섭
박에는 마른 잎 피면 나루터에 깊은 건널목
深則厲 淺則揭
심즉려 천즉게
깊으면 그냥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넌다네
有瀰濟盈 有鷕雉鳴
유미제영 유요치명
나루엔 물결이 차고 까투리 울음 들려오누나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제영불유궤 치명구기모
물이 넘쳐도 수레바퀴는 젖지 않고 까투리는 장끼만 찾네
雝雝鳴鴈 旭日始旦
옹옹명안 욱일시단
기룩기룩 우는 기러기 해솟는 아침
士如歸妻 迨冰未泮
사여귀처 태빙미반
선비여 장가가려면 이 얼음 녹기 전에 오세요
招招舟子 人涉卬否
초초주자 인섭앙부
사공이 오라고 손짓 하건만 사람들이 건너도 나는 안가려네
人涉卬否 卬須我友
인섭앙부 앙수아우
사람들이 건너도 나는 안가려네. 나는 오로지 님을 기다리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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