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논어 (論語) - 제5편 공야장(公冶長): 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불가오야 #7

몽그림 2022. 7. 4. 14:44

宰予晝寢子曰朽木不可雕也糞土之牆不可杇也,

재여주침     자왈   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불가오야

재여가 낮잠을 자는 것을 보고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썩은 나무는 가다듬어 조각할 수 없으며 더러운 흙은 담장으로 손질 할 수 없노라.

 

於予與何誅子曰始吾於人也聽其言而信其行

어여여하주     자왈   시오어인야     청기언이신기행     

여에게 무엇을 나무랄 수 있으리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처음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그가 하는 말을 듣고 그리고 그가 하는 행동을 믿었지만

 

吾於人也聽其言而觀其行於予與改是.

오어인야    청기언이관기행     어여여개시

지금에 와서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동을 관찰한다. 재여가 나를 이러하게 바꾸게 한 것이다.’

 

(1) (낮 주), (잠잘 침), (썩을 후), (새길 조), (똥 분), (흙손 오), (벨 주), (들을 청), (줄 여), (고칠 개)

 

(2) 재여는 공자의 제자로 여(予) 이름이고, 자는 자아(子我)이다.

 

(3) 재여는 공자의 제자 중 언변이 가장 뛰어났고 나중에 제나라 임치의 대부로 있던 중 전상의 난으로 삼족이 죽는 멸문이 화를 당하고 사라진 비운의 제자였다논어에 쓰인 이 글로 인해 재여는 게으른 나쁜 제자로 회자되고 있다공자의 삼년상이 길다고 하여 일년상을 건의하여 공자에게 야단 맞은 제자로 그리고 말년에 일족이 도륙당하여 공자가 부끄러워 했다는 기록으로 재여는 항상 공자의 나쁜 제자 또는 게으르고 재승박덕한 제자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이견도 있고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공자의 주유열국에서 자로, 안회, 자공과 함께 공자를 십사년이나 풍찬노숙을 하며 보좌한 제자가 게으르고 경박하다는 것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뭔가 석연하지 못하다그리고 공자가 노나라에 돌아온 뒤에 제나라로재여가 임치의 대부를 지냈는데 임치는 제나라의 수도였으니 재여는 최소한 오늘날의 서울시장 정도의 지위에서 백성을 다스린 것이다그리고 공자의 삼년상에 대해 일년상의 의견을 제시한 것은 자유분방하고 개혁적인 성격일 수도 있지 않을까공자가 제자를 평한 것 중 가장 신뢰가 높은 것이 사과십철(四科十哲)인데 재여는 언변이 뛰어나다고 평하고 있다또한 제간공이 전상에게 죽음을 당하자 공자는 노애공에게 불의한 전상을 토벌하라고 하였다재여가 전상과 함께 변란을 주도하던 중 죽었다면 공자가 이를 토벌하자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더구나 제간공을 살해한 전상이 재여를 멸족할 이유도 없는 게 아닌가공자가 부끄러워 한 것은 전상의 불의를 재여가 막지 못한 것이라면 수긍이 가지만 논리적 모순이고 속상해 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스승이 제자를 나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공자의 야단치는 것을 이유로 재여를 나쁜 제자로 낙형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논어를 공자가 직접 썼다면 어떻게 썼을까 궁금하다. 논어를 쓸 때 재여는 이미 죽어서 말을 할 수 없었으니 재여가 억울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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