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
자위소 진미의 우진선야 위무 진미의 미진선야
공자가 순임금의 악곡 소를 평하기를 ‘끝없이 아름답고 또한 끝없이 선하여 훌륭하구나.’라고 하셨고, 주나라 무왕의 악곡 무을 평하기를 ‘끝없이 아름답지만 끝없이 선하지는 않구나.’라고 하셨다.
(註1) 韶(풍류이름 소), 盡(다할 진), 武(굳셀 무)
(註2) 소(韶)는 순임금의 악이고 (순악명 舜樂名) 그 뜻은 계승하다는 뜻이다 (소야 紹也). 소(韶)는 그 악이 소리와 춤이 끝없이 아름답고 (악기성급무극진기미 樂其聲及舞極盡其美), 요임금의 선양을 읍하고 사양하니 그 성스런 덕과 선함이 극진하다는 내용이다 (읍양수선, 기성덕우진선야 揖讓受禪, 其聖德又盡善也). 무(武)는 주무왕의 악인데 무악으로 민심을 얻으려 하였다 (주무왕락, 이무득민신 周武王樂, 以武得民心). 무(武)는 악의 음곡과 춤의 모습이 지극히 아름다웠지만 (악음곡급무용즉진극미의 樂音曲及舞容則盡極美矣), 정벌하여 천하를 얻었고 읍하고 사양하여 천하를 얻은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 덕이 선한 것에는 미진하였다 (연이정벌취천하, 불약읍양이득, 고기덕미진선야 然以征伐取天下, 不若揖讓而得, 故其德未盡善也).
(註3) 논어를 보면 공자는 주왕조의 문화와 예악이 지극한 선이며 규범과 법도는 최고의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공자의 이상적인 정치와 예악은 순임금의 치도이다. 소(韶)는 순임금의 성덕을 찬양한 악인데 요임금으로 부터 선양을 받아 위에 오르고 백성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한 것이 소라는 악에 스며있음을 공자는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주무왕의 악인 무(武)는 역시 아름답긴 하지만 정벌의 군주가 가진 선한 것은 나타나 있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맹자는 순임금이 동이족이었음을 기록하였고, 논어에서도 공자가 죽을 때 은나라의 예식대로 관례를 치르는 꿈을 꾼 것을 언급하고 있다. 진시황은 자신의 불로장생을 동방의 나라에서 찾고자 하였다. 중국인들의 고대 사상을 보면 동이에 대해 이상향이며 신비하게 생각하는 사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많다. 지금은 점차 실증되고 있지만 중원제국의 역사보다 무려 천 여년 이상 앞서는 홍산문화의 실체가 공자 생존 당시의 중국에서는 인식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예의 나라이고 예악의 문물이 중국보다 앞선 동이의 나라에 대한 동경의 심리를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
자왈 거상불관 위례불경 임상불애 오하이관지재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관대하지 않고, 예를 실행하면서 경건하지 않고, 상례에 임해서는 애통함이 지극하지 않다면, 내가 어찌 그런 사람을 보겠는가?’라고 하셨다.
(註1) 居(살 거), 寬(너그러울 관), 敬(공경할 경), 臨(임할 임), 喪(죽을 상)
(註2) 예에 대한 총괄적인 의미를 말한 것이다 (차장총언예의 此章總言禮意). 높은 자리에 있은 사람이 관대하지 않으면 실덕하게 되고 (거상위자관즉득중 불관즉실어가각 居上位者寬則得眾 不寬則失於苛刻), 무릇 예에 관한 일을 하면서 장엄하고 경건하지 않으면 오만하고 나태해지며 (범위례사재어장경 불경즉실어오타 凡為禮事在於莊敬 不敬則失於傲惰), 부모의 상을 당하여 그 애도함이 지극하지 않으면 화합하지 못한다 (친림사상당치기애 불애즉실어화역 親臨死喪當致其哀 不哀則失於和易). 이 세가지를 잃게되면 예라고 할 의미가 없다 (범차삼실, 개비예의. 인혹약차불족가관, 고왈 오하이관지재 凡此三失, 皆非禮意. 人或若此不足可觀, 故曰 吾何以觀之哉!).
(註3) 논어 필일편은 천자의 팔일무에 대한 얘기만 떠오를 정도로 엄격한 신분과 그에 맞는 예악의 실행을 공자는 강조하고 있다.군군 신신 부부 자자를 부르짖는 공자의 한계는 신분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 사후 문묘에서 팔일무를 하는 것을 공자는 흐믓하게 보고 있을까 아니면 이건 아니야 하고 호통을 칠 것인지가 나는 궁금하다. 사마천에 의해 제후의 반열로 대접받고, 양귀비의 낭군인 당현종에 의해 문선왕으로 추봉되고 급기야는 원무종이 대성지성문선왕으로 추증하였다. 문묘에서는 이를 근거로 천자의 팔일무를 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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