蔡人妻宋人之女也.
채인처송인지녀야
채나라 사람의 처는 송나라 사람의 딸이었다.
旣嫁而夫有惡疾, 其母將改嫁之.
기가이부유악질 기모장개가지
이미 시집을 갔는데 남편에게 몹쓸 병에 걸렸다. 시어머니가 장차 다른 곳으로 개가를 시켜려 하자,
女曰, 夫之不幸乃妾之不幸也. 奈何去之.
여왈 부지불행내첩지불행야 내하거지
그녀가 말하기를, 지아비의 불행이 곧 첩의 불행입니다. 어찌 버리고 가겠습니까.
適人之道, 一 與之醮, 終身不改.
적인지도 일여지초 종신불개
남에게 시집가는 도리는 한 번 함께 초례를 치르면 죽을 때까지 고치지 못합니다.
不幸遇惡疾, 彼無大故, 又不遣妾. 何以得去. 終不聽.
불행우악질 피무대고 우불유첩 하이득거 종불청
불행히도 몹쓸 병을 만났지만 저 사람에게 큰 사고가 없고 또한 첩을 보내지 않으니 어찌 떠나갈 수 있겠습니까 라면서 끝내 말을 듣지 않았다.
(註1) 蔡(거북 채), 嫁(시집갈 가), 醮(초례 초), 遇(만날 우)
(註2) 열녀전에 나온다. 열녀전은 편자와 편찬연대가 미상이며, 전한(前漢)의 유향(劉向)이 지은 열녀전을 발췌하고 후대의 인물을 덧붙여 엮은 책이다. 옛날 열녀전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남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여자들의 얘기나 자식을 훌륭하게 키웟던 현모에 대한 얘기이다. 지금의 여인들의 자유분방한 성개방 풍조와 남성과 동등한 여성관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실 고대 전통사회의 여성이라고 하여 무조건 남성에 귀속되어 살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도 황제나 세력가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자신의 모든 것을 이룬 여인들의 얘기를 보면 오히려 역사의 실제적인 주인공은 남자가 아니라 여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부계문화 사회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억눌리고 남성에 의해 희생만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상 맞지 않는 주장인 셈이다. 명확한 것은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남성이 역사의 전면에 나섰을 뿐이고, 그 남성을 움직인 것은 엄연히 여성이었다. 지금은 여성이 전면에 나서고 오히려 전통적인 부계문화를 부정하고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모든 철학서를 통독해 보면 인간의 윤리와 도덕은 기본적인 사회질서를 근간으로 하여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획일화되고 억압적이며 또한 여성폄훼의 사상은 전통적인 동양의 사상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남성을 몰아내는 듯한 일방적인 매도와 무조건적인 보호와 숭배를 강요하고, 여성의 절대적인 평등만을 부르짖는 태도가 올바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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