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小學) 계고제사(稽古第四) #2

太任,  文王之母.  摯任氏之中女也.

태임    문왕지모   지임씨지중여야

태임은 문왕의 어머니이다. 지나라 임씨의 둘째 딸이었다.

 

王季娶以爲妃.  太任之性,  端一誠莊,  惟德之行.

왕계취이위비     태임지성    단일성장   유덕지행

왕계가 장가를 가서 비를 삼았다.  태임의 성품은 단정하고 한결같고 정성스럽고 장중하여 오로지 덕을 행하였다.

 

及其娠文王,  目不視惡色,  耳不聽淫聲,  口不出敖言.

급기신문왕     목불시악색    이불청음성    구불출오언

급기야 문왕을 임신하여 눈으로 악한 색을 보지 않고,귀로는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고, 입으로 오만한 말을 뱉지 않았다.

 

生文王而明聖,  太任敎之以 一而識百.

생문왕이명성     태임교지이일이식백

문왕을 낳으니 총명하고 성스러우사 태임이 하나를 가르치면 백을 깨달았다.

 

卒爲周宗,  君子謂太任爲能胎敎.

졸위주종     군자위태임위능태교

마침내 주나라의 으뜸 성군이 되시니, 군자가 일컫기를 태임이 능히 태교를 하였다고 했다.

 

(註1) 摯(잡을 지), 娶(장가들 취), 妃(왕비 비), 端(단정할 단), 娠(아이밸 신), 敖(거만할 오), 胎(아이밸 태)

 

(註2) 태임의 태는 경칭이니 요샛 말로는 임여사님 정도가 된다. 왕계는 이름은 계력이며 문왕의 아버지이고, 주무왕이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천자에 오르자 왕계로 추존하였다. 주종은 덕과 공이 커서 신위를 영원히 종묘에 모시는 으뜸이 되는 왕실의 시조이다. 한나라 유향의 열녀전에 주왕실의 삼모(三母)로 태임과 태강, 태사를 든다. 태강은 태임의 시어머니로 왕계의 어머니이고 고공단보의 비이며, 태사는 태임의 며느리로 문왕의 비이다. 이들 세 여성은 모두 덕행이 뛰어나고 몸가짐이 바르니 후세 여성들의 사표가 되었으며 모든 여성들이 이들을 본받고자 하였다. 특히 태임은 남편인 계력이 상나라 주왕에 의해 문정에서 감금되어 아사하였지만 어진 어머니로 문왕을 잘 교육하여 어진 어머니로 알려졌다. 주왕실이 세워지기 까지 순임금 때의 후직의 후예인 고공단보인 태공과 그의 셋째 아들인 주문왕 계력과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무왕에 의해서다. 고공단보는 계력 외에 태백과 중옹 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계력의 아들 창이 뛰어난 것을 보고, 태공은 계력을 후계자로 세워 후일 창에게 계승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눈치챈 태백과 중옹은 오나라 지방으로 몸을 숨겨, 나중에 오나라의 시조가 되었다. 주문왕은 강태공 또는 태공망으로 알려진 여상을 군사로 삼아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군사력을 키웠으며, 그가 죽고 난 후 그의 아들 주무왕이 마침내 상나라 주왕을 정벌하고 주나라를 세웠다. 강태공이란 호칭은 후세에는 낚시꾼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지만,실제로 태공은 주문왕의 아버지인 태공 고공단보를 말한다. 강태공은 태공망, 즉 태공이 기다리던 인재라는 뜻에서 비롯된 말이다. 주왕실은 태공-태강 부부와 계력-태임 부부, 그리고 주문왕-태사 부부의 삼대의 노력이 기반이 되어 주무왕에 의해 천자국에 오른 셈이다. 신사임당이라는 호 역시 율곡의 어머니가 태임을 스승으로 사모하고 닮고자 한다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흔히 여자가 잘 들어오면 집안의 복이요, 여자가 잘못 들어오면 삼대가 망한다는 속설은 태임의 고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유전형질은 물론이고 집안을 다스리고, 자식을 양육하는 큰 공은 어머니가 하는 것이니 오히려 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겠다. 훌륭한 위인들에게는 항상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 주문왕 외에도 맹자의 어머니가 그러했고, 근대 미국의 에디슨 역시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발명왕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