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명륜제이(明倫第二) #29

몽그림 2023. 8. 10. 14:19

義曰致齊於內散齊於外,

제의왈    치제어내    산제어외

제의에서 이르기를치재는 집 안에서 올리고 산재는 바깥에서 올린다.

 

齊之日,  思其居處,  思其志意思其所樂思其所嗜,

        소어    사기지의    사기소요   사기소기

재계하는 날은 부모가 생전에 기거하시던 모습을 생각하고그 분이 하시던 웃음과 말씀을 생각하고그 뜻을 생각하며그 즐거워 하시던 바를 생각하고좋아하시던 바를 생각하여야 한다.

 

齊三日,  乃見爲齊者.

    소위제자

재계한 지 삼일 만에는 반드시 그 재계를 한 대상자를 보게 된다.

 

祭之日,  入室僾然必有見乎其位,

   

제삿날에는 사당에 들어가 희미하게 반드시 그 신위를 볼 수 있도록 하여 제물을 올리고 잔을 드리고서,

 

周還出戶然必有聞乎其容聲,  出戶而聽,  愾然必有聞乎其嘆.

호    연필유문호기용성     출호이청    개연필유문호기탄식지성

두루 돌아 사당문 밖에 나올 때는 숙연하게 반드시 그 거동에 따른 기거동작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문 박에 나와서 들을 때는 개연히 탄식하는 소리를 반드시 들을 수 있다.

 

是故先王之孝也,  色不忘乎目,  聲不絶乎耳,

        

이러므로 효심이 깊은 옛 군주의 효도는 부모의 낯빛을 잊지 않고,그 음성이 귀에서 떠나지 않게 된다.

 

心志嗜欲不忘乎心,  致愛則存,  致慤則著.

기욕불망호심     치애즉존    치각즉저

부모의 마음과 뜻즐기시고 하시고자 하던 것을 마음으로 잊지 않으니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극진히 하면 신위는 존재하는 듯 하고부모를 공경하는 정성을 극진히 하면 부모의 모습이 나타나는 듯 하게 된다.

 

著存不忘乎心得不敬乎.

저존불망호심     미안득불경호

나타나 계신 듯이 잊지 않으니 어찌 능히 공경하지 않으랴 라고 하였다.

 

(1) (이를 치), (재계할 재), (흩을 산), (즐길 기), (어렴풋할 애), (돌아올 환), (엄숙할 ), (성낼 개), (탄식할 탄), (숨쉴 식), (삼갈 각), (나타날 저)

 

(2) 치재와 산재는 모두 제사에 관련하여 재계하는 것을 말한다치재는 제사를 지낼 제관이 제사를 시작하는 날부터 마친 다음 날까지 사흘간 몸을 깨끗이 하고 삼가하는 것을 말하고 산재는 치재며칠동안 슬프고 더럽고 흉한 일을 말하거나 접하지 않고 근신하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왕가와 일반 사대부가의 산재와 치재가 모두 격식을 갖추어 행해졌다심지어 제관이 되면 냄새 나는  음식이나 술을 마시지 말고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흥과 여색을 멀리하여야 하고 더러운 일들은 일체 피하여야 하였다또한 일반 사대부가의 사당은 통상 사대 조부모의 신위를 모시는 가묘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지켜졌다황제나 왕가의 경우는 종묘(宗廟)라고 일컬어졌고, 일반 사대부가는 가묘(家廟)로 불렸다이러한 가례의 형식논리는 물론 조상에 대한 경건하고 정중한 효도와 제사를 위한 것이고 목적은 인간의 근본적인 뿌리에 대한 의식을 위한 것이었다지금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형식 논리는 단호히 부정되고, 현실화되어 실용적인 규범으로 바뀌었지만 완전히 소멸되어 사라진 것은 아니다다만 이러한 형식논리를 벗어나는 것은 당연한 시대흐름이지만, 마음속의 숙연하고 경건한 자세는 유지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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