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大學) 경문일장 (經文 一章) #1 - 대학지도 재명명덕

몽그림 2023. 2. 27. 03:26

大學之道 在明明德하며  在親民하며  在止於至善이니라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

큰 배움의 도는 밝은 덕을 밝게 하는 데 있으며, 백성을 친애하고, 지극한 선에 이르도록 하는 데 있다.

 

(1) 明德(밝은 덕), (친할 친), (그칠 지,그만두다,머무르다), (어조사 어,~에 대하여), (이를 지)

 

(2) 대학의 첫 장구에 나오는 재명명덕,재친민,재지어지선을 대학의 세 강령(三綱領)이라고 한다. 명덕(明德)은 밝은 덕을 말하는데 주희는 하늘에서 받은 것으로 명명덕(明明德)은 복기초(復其初)라고 풀어 처음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덕, 승야(, 升也)라 하여 바른 마음으로 올라가는 것이라 한다주희는 친민(親民)은 또한 신민(新民)을 잘못 쓴 것이라 하였고 주자학을 배우는 사람은 친민(親民)이라고 쓰고 신민(新民)이라고 읽는다반면에 양명학에서는 잘못 쓴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하여 원문 그대로 친민(親民)이라고  한다.

정자는 친은 신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왈, 친, 당작신 子曰, , 當作新). 대학이란 대인, 즉, 큰 사람의 배움이다 (대학자, 대인지학야 大學者, 大人之學也)명은 그것을 밝히는 것이다 (명, 명지야 , 明之也). 밝은 덕은 사람이 하늘에서 받은 바 허령하고 어둡지 않아서 중리를 갖추어 만사에 응하는 것이다 (명덕자, 인지소득호천, 이허령불매, 이구중리이응만사자야 明德者, 人之所得乎天, 而虛靈不昧, 以具眾理而應萬事者也). 다만 기품에 구애된 바와 같이 인욕에 가리운 바가 되면 때로 어두울 적이 있으나 그 본체의 밝음은 일찍이 쉰 적이 없다 (단위기품소구, 인욕소폐, 즉유시이혼, 연기본체지명, 즉유미상식자 但為氣稟所拘, 人欲所蔽, 則有時而昏, 然其本體之明, 則有未嘗息者).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 발현하는 바를 따라 마침내 밝혀서 그 처음으로 회복하여야 한다 (고학자당인기소발이수명지, 이복기초야 故學者當因其所發而遂明之, 以復其初也)신은 옛 것을 고치는 것을 이른다 (신자, 혁기구지위야 新者, 革其舊之謂也). 이미 스스로 그 밝은 덕을 밝혔다면 또한 마땅히 미루어 남에게까지 미쳐서 그로 하여금 또한 옛날에 물든 더러움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언기자명기명덕, 우당추이급인, 사지역유이거기구염지오야 言既自明其明德, 又當推以及人, 使之亦有以去其舊染之污也). 지는 반드시 이에 도달하여 옮기지 않는 것이며 (지자, 필지어시이불천지의 止者, 必至於是而不遷之意), 지선은 사리가 당연한 극을 말한다 (지선, 즉사리당연지극야 至善, 則事理當然之極也). 이는 명명덕과 신민을 모두 당연히 지선의 경지에 멈추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언명명덕, 신민, 개당지어지선지지이불천 言明明德, 新民, 皆當至於至善之地而不遷). 대개 반드시 그 천리의 지극함을 다하는 것이고, 한 올이라도 인욕의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다 (개필기유이진부천리지극, 이무일호인욕지사야 蓋必其有以盡夫天理之極, 而無一毫人欲之私也). 이 세 가지를 대학의 강령이라고 한다 (차삼자, 대학지강령야 此三者, 大學之綱領).

 

(3) 대학은 소위 당시의 위정자들 또는 위정자가 되고자 하는 유학의 선비들을 위한 책으로 볼 수 있다. 일반 백성이 재명명덕 하거나 재친민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어디까지나 사회 지도자의 입장에서 백성을 교화하고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윤리나 의식을 가르치고자 한 것이다주희는 대학이 대인지학, 즉 큰 사람의 학문이라 하였으니 결국은 일반 백성들이 배우는 철학서는 아닌 셈이다대학서(大學序)에서 대학지서, 고지대학소이교인지법야 (大學之書, 古之大學所以教人之法也)라 하였으니 옛날 태학에서 사람을 가르치기 위한 법을 수록한 것이 대학이다대학은 원래 예기 42편의 한 편명 이었던 대학을 주희가 분리하여 별도의 책으로 분리 한 것이다. 물론 예기의 원문과 주희의 대학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주희가 수정하고 가필하였기 때문이다주희는 대학은 공자의 이야기를 증자가 진술했고 이를 증자의 제자들이 적었다고 하였다그리하여 대학은 경(經)과 전(傳)으로 구성된 경전이고, 처음부터 강고왈 극명덕(康誥曰 克明德) 이전까지는 공자의 말로 이를 경(經)이라 하고, 강고왈 극명덕(康誥曰 克明德) 이후는 증자의 풀이를 제자들이 적은 것으로 전(傳)이라 하여 10장으로 구성하였다. 정자(程子)는 대학이 공자가 남긴 책이며, 초학자들이 처음 덕에 입문하면 처음 대학을 읽고, 다음은 논어를, 그 다음 맹자를 읽으라고 하였다. 주희가 대학과 중용을 예기에서 분리하여 수정하고 주를 달면서 대학은 논어, 맹자, 중용과 함께 사서가 되고 유학의 경전이 되기에 이른다.

 

대학은 왕조시대의 관리들이나 유학자들의 필독서가 되고 제왕들의 수신을 위한 서책이 되었다대학은 태학으로 읽기도 하는데 태학은 하, , 주나라에서 열다섯 살이 지난 왕실과 공경대부의 자식들이 들어가 공부하는 교육기관이었다우리나라의 학자들도 대학을 새롭게 해석하고 주희와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았다이언적은 보망장을 인정하지 않고, 다산은 주희의 해석이 지나치게 자의적인 것이라 하여 원문의 대학을 오히려 존중하였다이 장에서 말한 큰 배움의 도를 재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이라고 하였는데 이를 대학의 삼강령(三綱領)이라고 한다정주학에서 재신민으로 고쳐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 보다는 재친민이 대학의 올바른 해석이라는 데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이러한 정주학이 지나치게 위정자의 학문으로 규정하여 유학자들이나 왕실의 학문으로 범위를 좁혀 간 것 보다는 양명의 재친민으로 하여 백성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공자가 설파한 위정자의 덕일 것이다가장 큰 흐름의 차이는 다산처럼 효제의 서로 보는 것이 예기의 편명인 대학의 정신에도 맞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정주학을 비판 없이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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