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논어 (論語) - 제 1편 학이(學而), #1

몽그림 2022. 5. 12. 01:16

1 학이(學而)

논어의 서편(緖編)으로 학문의 중요성과 공자의 사상을 수록하였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자왈    학이시지   불역열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   자원방   불역락호

함께 할 수 있는 동학의 동지인 벗들이 멀리서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人不知而不愠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았지만 내가 노여워 하지 않았으니 이 역시 군자라 아니하겠는가!'

 

(1) (아들 자), (가로 왈), (배울 학), (말이을), (익힐 ), (갈 지), (아닐 불), (또 역), (말씀 열=(기쁠 열)), (어조사 호-呼부를 호), (있을 유), (벗 붕), (스스로 자), (멀 원), (모 방), (올 래), (풍류 ,즐거울 ,즐거울 요), (알 지), (성낼 온=), (임금 군)

 

(2) 자왈(子曰)이라고 하는 것은 공자님께서 말씀하시되 하는 말이다. 흔히 공자 가라사되라고 얘기하는 것이 이것이다. 논어나 유학의 경서에서는 공자를 제외한 공자의 제자들이나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모두 이름을 붙여 얘기하고 있다. 시습지(時習之)에 대해 '때때로 익히는 것'과 '때맞추어 익히는 것'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은 갈려있다. 지시대명사인 之에 대해서는 배운 것을 가르키는 말이지만, 지금처럼 학교공부를 예습 복습하는 개념이 아닌 바에야 배운 것을 필요와 상황에 따라 때에 맞춰 다시 익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벗이 찾아오는 것은 공자가 가르치고 머무르던 지금의 공묘에 찾아오는 친구일텐데 어려서 부터 제기를 가지고 놀던 공자가 지우(志友)들이 과연 그렇게 많았는가는 의문스럽다결국은 공자의 주장과 학문을 함께할 수 있는 노나라 밖에서 찾아오는 동학류(同學類)의선비들로 봐야 할 것이다그리고 공자를 알아주지 않았던 사람은 누구였으며 왜 그들에게 공자는 화내지 아니하고 군자연(君子然)했을까그들은 공자가 유세한 제후들과 대부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일 것이다.

 

(3) 생각해보면 공자의 사상의 전반에 흐르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인(仁)이다. 오상(五常)이라고 하는 나머지 의(義), 예(禮), 지(知), 신(信)은 큰 틀에서 인(仁)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며 방법론이다. 仁은 사람 人변에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 두 二자와의 합성어이다즉,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있으니 그 자체가 인간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다. 공자를 관찰해 보면 출생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출신 가문이 송나라 왕족의 후예라고는 하지만 입증된 바는 없으며 무려 오십이 넘는 나이차가 나는 하급 무사인 숙량흘이 십대 후반의 공자의 어머니인 안징재와 들판에서 야합하여 낳았다고 하니 사실상 사생아의 신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비록 세계 사대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위대한 성인에 대해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내가 만약 공자의 입장이라면 신분에 대한 콤플렉스는 분명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공자가 주장하는 말대로 하면 군자(君子)는 세가지 조건으로 함축된다배움과 때에 맞게 이를 익히는 자세인 학(學) 자신을 찾아와 함께할 수 있는 동류의 벗(朋)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자세와 자신의 이상과 학문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이에 초연할 수 있는 마음(愠) 가지는 것이 그것이다

 

유학에서 생각하는 소인(小人)과 군자(君子)는 이 세 가지의 기준에 대해 각각 완성된 기준값을 100으로 보고 보통의 경우를 50이라고 하면 소인小人은 합쳐서 150안되는 경우를 말하고 군자(君子)150을 넘어선 사람일 것이다계량하는 방법이 정형화될 수는 없지만 200을 넘어서면 과히 현인(賢人)의 반열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전인에 가까운 공자의 경우는 거의 300에 이르겠으나 범인들이 그런 경지에 이르는 것은 어렵다만약 지금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군자(君子)의 경지에 이르면 사회는 인(仁) 넘쳐나게 되고 법과 물리적인 힘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그런 삭막한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공자가 말하는 군자(君子)는 앞으로 인류의 미래사회가 더 풍요롭고 안락한 사회로 가기 위해 인간들이 스스로 추구해야 할 길이기도 하다이런 군자들이 사는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폭력이 앞서거나 부귀와 권력을 경제적인 약자나 사회적인 약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노(魯)나라에 돌아온 공자는 인간들이 사는 바람직한 사회는 인(仁) 즉 사람들간의 윤리 규범이나 서로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예(禮) 넘치는 사회라고 주장하였다. 물론 이것에 대해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에 대한 것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향에 대한 기원에 불과하다고 논박할 수도 있다그러나 현대의 첨단 정보문명사회에서 인간들 사이에 그리고 국가간에 물리적인 충돌과 수단을 제어하는 것이 과연 물리력의 확충만으로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인류의 미래를 재앙의 사회로 그릴 것인지 평화의 낙원으로 그릴 것인지는 인간이 선택하는 문제이다불완전한 대립과 갈등이 은닉된 사회를 물리력과 법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국가에서 인(仁)이란 상대국가에 대한 배려와 공존을 의미한다우리가 공자의 논어를 읽고 깨달아야 할 것은 법과 물리력으로 이룩한 질서와 평화의 한계이다.

 

 

 

子曰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鮮矣不好犯上,

유자왈    기위인야효제    이호범상자    선의    불호범상

유자가 말하기를 '그 사람됨이 부모님께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한 사람이 윗사람을 거스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而好作亂者未之有也

이호작란자    미지유야

윗사람을 거스리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동을 부리길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其爲仁之本與!

군자무본    본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군자가 본분에 힘쓰고 본분을 세움으로서 도는 생겨난다. 효제라는 것이 바로 인의 근본이다.'라고 하였다.

 

(1) (을 유), (그 기), (할 위), (효도 효), (아우 제), (좋을 호), (법할 범), (고울 선), (지을 작), (어지러울 란), (아닐 미), (임금 군), (힘쓸 무), (근본 본), (), (길 도), (날 생), (줄 여)

 

(2) 유자는 공자의 제자인 유약(有若)말한다. 자(字)는 자유(子有)이다공자의 제자를 말할 때 증삼, 유약, 염유, 민자건을 가리켜 각각 증자(曾子), 유자(有子), 염자(冉子), 민자(閔子)부른다이는 높여 부르는 말이니 논어의 편찬에 본인이 참여했거나 그가 가르친 문파의 제자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자무본(君子務本)'은 군자는 근본을 힘써 실천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어떠한 직분에 있든 기본적인 본분에 힘쓰는 것이야 말로 군자(君子)이다군자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영어로 번역하면 citizen이나 Gentleman정도가 오히려 어울리는 동양의 건강한 시민상이다앞에서 생각해 보았듯이 사회생활을 하는 기본적인 규범을 배우고 때로 익히는 건강한 사람이고 건전한 생각을 가진 동류의 사람들과 즐겨 교유하고 남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군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문에서 子는 고인칭사왈자(古人稱師曰子), 남자지통칭(男子之通稱)이라고 하니, 즉 선생님 또는 보통 남자를 가르키는 말이다위에서 선(鮮), 라고 했으니 적거나 드물다는 의미다. 또 효제의 의미는 언효제지인필공순(孝弟之人必恭順)라고 하였으니 반드시 공경하고 화순하게 말하는 것이다.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에서는 본(本), 이니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말한다그리고 기립이후가대성(立而後可大成)으로 기본바탕이 뚜렷이 세워지면 크게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弟也者, 其為仁之本與!)는 선능사부형 연휴인도가대성(能事父兄, 然後仁道可大成)라고 하였으니 먼저 부모와 형을 능히 섬겨야 그 후에 어진 도리(仁道)를 크게 이룰 수 있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3)유자가 말하는 것은 공자의 인(仁)별개의 특별한 것이 아니라 효제(孝悌)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생각해보면 인간사회에서 가장 적은 단위, 인간이 경험하는 최초의 사회가 가정이다. 종교적인 문제를 떠나 인간의 출발은 부모로 부터 그리고 가정에서 출발하게 된다인간의 본 바탕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부모와 형제들에게 공순(恭順)하는 것을 제대로 배우면 사회에 나가서 무본(務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군자란 결국 자기 자신의 올바른 몸가짐과 할 일을 힘써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부모와 형제에 대한 기본적인 인간다움은 효제(孝悌)인데 이를 본분으로 함양하지 않으면 사회에 자신도 모르게 해악을 끼치는 소인(小人)이 되는 것이다. 효야 백행지본(孝也 百行之本)이니 효(孝) 모르는 사람은 근본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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