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명심보감 - 입교편(立敎篇) - #1

몽그림 2022. 2. 28. 10:14

子曰  立身有義하니  而孝爲本이요  喪紀有禮하니  而哀爲本이요

자왈  입신유의        이효위본       상기유        이애위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신을 바르게 세우는 것 (입신, 立身)에는 의(義)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본이요, 상사(喪事)에는 예(禮) 있으니 애통함이 근본이다.

() (슬플 애)

 

戰陣有列하니  而勇爲本이요  治政有理하니  而農爲本이요

전진유열        이용위본       치정유리        이농위본

전쟁하는 진영에는 대열(隊列) 있으니 용맹함이 근본이다. 정치에는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다.

() (싸울 전), (진칠 진)

 

居國有道하니  而嗣爲本이요  生財有時하니  而力爲本이니라

거국유도        이사위본       생재유시        위본

나라를 유지하는 도(道)가 있으니 후사(後嗣)를 두는 것이 근본이요, 재물을 생성하는 것은 때가 있으니 애써 힘쓰는 것이 근본이다.'라고 하셨다.

() (이을 사)

 

 

景行錄云  爲政之要  曰公與淸이요  成家之道  曰儉與勤니라

경행  위정지요     왈공유청       성가지도     왈검여근

경행록에서 이르기를 '정치의 요체는 공정함과 더불어 청렴함이며, 가정을 크게 이루는 길은 검약과 근면이다.'고 하였다.

 

 

讀書  起家之本이요  循理  保家之本이요  勤儉은  治家之本이요  和順  齊家之本이니라

독서     기가지본       순리     보가지본        근검     치가지본        화순    제가지본

독서는 가정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순리는 가정을 보전하는 근본이다.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이 가정을 다스리는 근본이며 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이 가정을 반듯이 하는 근본이다.

() (돌 순), (검소할 검), (부지런할 근), (엄숙할 제)

 

 

孔子三計圖云  一生之計  在於幼하고  一年之計는  在於春하고  一日之計  在於寅이니

공자삼계도운  일생지계     재어유       일년지계     재어춘        일일지계     재어인

공자삼계도(孔子三計圖)에서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세우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하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한다.

 

幼而不學이면  老無所知  春若不耕이면  秋無所望이요  寅若不起면  日無所辦이니라

유이불학        노무소지    춘약불경        추무소망        인약불기     일무소판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아는 것이 없게 되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을 바랄 것이 없게 되고,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 날에 하는 일이 없게 된다.'고 하였다.

() (그림 도), (밭갈), (동방 인), (힘쓸 판)

 

 

性理書云  五敎之目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니라

성리서운  오교지목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성리서에서 이르기를 '오교(五敎) 조목(條目)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서로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젊은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으며,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다.'고 하였다.

 

() 오교는 유교에서 말하는 오륜이다. 인간이 지켜야 할 더섯 덕목을 구체화 하는 것이 오륜인데, 오륜이라는 말은 명나라 선종이 '오륜서'를 편찬하면서 오륜이라고 쓰기 시작하였다. 서경에서는 오전 또는 오교라고 쓰여진 것이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는다오륜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맹자의 등문공편에 나오는 위의 다섯가지 조목이다.  중용에서도 다섯 덕목이 나오는데 장유에 대한 덕목을 곤제(형제)로 한 것만 다를 뿐이고 내용은 같다오륜사상은 송나라 주희가 윤리적 행태의 근간으로 널리 보급하면서 자리잡게 되었고 소학을 비롯한 유학서에서 많이 언급되어 있다우리가 오륜을 받아들인 것은 신라의 화랑도에 수계한 원광법사의 세속오계에서 부터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우이신(交友以信)은 오륜과 그 내용에 차이가 보이지 않으며 임전무퇴(臨戰無退)와 살생유택(殺生有擇)은 불교적 개념과 국가의 삼한일통에 대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오륜을 살펴보면 가장 근간은 가정에서 아버지와 아들간의 천륜에서 시작한다. 즉, 가정에서 출발하여 국가와 사회의 윤리를 강조한 것이다. 부자유친은 아버지와 자식간은 혈연으로 맺어진 천륜의 관계이니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근본이며 건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부자유친(父子有親) 즉 아버지와 아들간에 친함이 있다는 것은 단순한 친밀한 관계보다는 더 광범위하고 깊은 의미가 있다그것은 부자자효(父慈子孝)로써 아버지는 자식에게 한없이 자애롭고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존재이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존재이며 동시에 자식은 어버이를 효로써 공경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존경으로 효를 다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부자유친은 양방향으로 굳건한 사랑이 전제되는 것이다. 효(孝)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는 말은 건강한 윤리가 건전한 사회를 이룬다는 가장 근본적인 말이다. 효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기초덕목이다군신유의(君臣有義) 군주와 그를 섬기는 신하간에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맹자가 바라보는 군신관계는 상하의 신분에 따른 직분과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다맹자는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범부에 불과하므로 언제라도 백성이 축출할 수 있다고 인정하여 실질적인 주권재민의 사상을 주장하였다즉, 군신관계는 거의 평등하고 대등한 관계이며 이데아적 계몽군주와 신권정치(臣權政治)바람직하다는 주장인 것이다현대사회에서 국가와 국민들의 관계가 이러해야 할 것이다. 부부유별(夫婦有別) 또한 남편과 아내가 서로 할 일을 분업하고 협력하여야 올바른 가정을 만들 수 있다. 부부는 일심동체이긴 하지만 엄연한 독립적인 인권을 가진 존재이다지금은 과거의 가부장적이고 남녀차별의 관념적 유학에 연유한 아내에 대한 남편의 우월적 지배력에 대한 개념은 버려야 한다오히려 서로의 독립된 영역과 공간을 존중해주고 배려하며 서로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건강하고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은 가정과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현대사회에서도 양보와 배려는 부부유별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장유유서(長幼有序)는 중용에서 말하는 곤제 즉 형제간의 질서를 설정한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실체적 내용은 형우제공(兄友弟恭) 즉 형이 우애있게 동생을 대하고 동생은 형을 장자로 존중하는 그런 것을 사회적인 장유에 대입한 것이다장유유서는 권력과 금력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막여작(莫如爵) 조직에서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할 덕목이다붕우유신(朋友有信)은 단순하고 맹목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덕목이 아니다공자도 말한 것처럼 익자(益者) 손자(損者)를 구별하여 사귀어야 한다고 얘기한 것처럼 그 근본 의미는 이우보인(以友輔仁), 즉 우정으로 부족한 인을 보충하는, 서로가 공생하고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를 의미한다살아가면서 우리가 가지는 친구는 무수히 많을 수 밖에 없다그러나 자신과 뜻과 실천하는 윤리도덕이 같지 않다면 어찌 친구라고 하겠는가생각해보면 친구는 지인(知人)-우인(友人)-붕인(朋人)으로 나눌 수 있다. 지인은 학교와 사회에서 알게 된 사람이고, 우인은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며, 붕인은 의지가 같고 배움이 같아야 하고 서로를 알아주고 아껴주는 자신의 분신같은 사람이다지인 중에는 자신을 해하는 사람도 있고 호의를 가지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배워야 할 사람도 있으며 버려야 할 사람도 있다이에 비해 우인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자신의 희로애락을 같은 감정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인이라 할 수 있다붕인은 관중에게 포숙과 같은 존재의 사람이다. 낳은 사람이 부모라면 알아주고 진심으로 아껴주고 충고해주는 사람이 붕인이다개세의 영웅이라도 붕인을 두 명 가지는 것은 어렵다. 한 명의 붕인을 가지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고 성공하는 사람이다사람에 따라서 아내가 붕인이 되기도 한다. 수천 명의 지인은 가질 수 있지만 몇 명의 우인과 한 명의 붕인을 갖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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