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

소학(小學) 명륜제이(明倫第二) #27

몽그림 2023. 8. 8. 14:02

祭義曰霜露旣降君子履之必有悽愴之心.

제의왈    상로기강    군자이지    필유처창지심

제의편에서 이르기를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렸으면 군자는 이것을 밟고반드시 슬퍼하고 상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非其寒.

위야

그것은 춥다고 이르는 것이 아니다.

 

春雨露旣濡,  君子履之,  必有怵惕之心,  如將見之.

           

봄에 비와 이슬이 이미 땅을 적시면 군자는 그것을 밟고, 반드시 놀라고 슬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부모의 모습이 바로 보이는 듯 하기 때문이다.

 

(1) (신 이), (슬퍼할 처), (슬퍼할 창), (젖을 유), (두려워 할 출), (두려워할 척)

 

(2) 제의편은 예기의 26편이다부모를 생각하는 군자의 마음은 이와 같이 항상심을 가져야 한다살아계실 때는 물론이고, 돌아가신 이후라도 항상 부모를 사모하고 기릴 줄 아는 것이 군자의 마음이다부모의 기는 비록 돌아가신 이후에도 자신과 연결되는 것이니,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씀씀이를  부모에 대한 경건한 것으로 가져야 한다. 서리와 이슬이 내려 슬퍼하는 것은 부모가 그러한 추위에 노출되시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며, 땅이 젖는 것을 비감해 하는 것은 부모님이 젖으실까를 송구해 하는 것이다세상살이가 바쁘다 하여 부모에 대해 소홀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이다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생각하듯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기는 힘들겠지만, 이러한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고 가슴에 기릴 줄 알아야 한다.

 

예기에 대하여: 

동양 고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예기이다예기는 곡례에서 단궁, 중용, 대학편을 포함하여 46편으로 구성된 책이다예기는 시경, 서경, 역경, 춘추와 함께 5경의 하나이며 동양의 유가사상을 총 집대성한 백과사전과 같은 경전이다예기는 주례, 의례와 함께 삼례로 일컫고, 한왕조 이후 유가에서 수천년 동안 중심적인 경전으로 인정된 책이다예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예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내용이 방대하다학문과 수신제가, 의례와 규칙, 교육 및 제례의식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이러한 이유로 유가에서 경전을 말할 때 예기는 반드시 첫 머리에 거론되는 유가의 예절서로 꼽히고 있다예기는 전한 선제 때 공자의 후학들의 서편을 모아 유향(劉向)등이 200여 편에서 130편으로 정리한 것을 대덕(戴德)이 삭제하고 첨가하여 85편의 대대기(大戴記)로 정리하였다대덕의 동생 대성(戴聖)이 이를 다시 새롭게 정리하여 대기(小戴記) 49편을 편찬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전해지는 예기 49편이라고 한다예기의 직접적인 저자는 이설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자의 문인들과 후학들의 단편적인 기록을 모아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알려진 저자로는 단궁편은 전국시대의 중양자(仲梁子)이고, 왕제편은 한왕조 문제 때의 박사(博士), 월령편은 진나라 여불위 또는 주공단, 악기편은 한왕조의 하간헌왕(何間獻王),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 치의편은 전국시대의 공손니자, 대학은 공자의 제자인 증자등이 언급되고 있다예기의 주석서는 후한 정현의 주를 시초로 많은 주석서가 있으나 당나라 태종 때 공영달이 소(疏)를 달아 예기정의를 간행함으로써 널리 보급되었다그 후 명나라 영락제는 원나라 진호의 운장예기집설이 예기대전으로 채택되었다우리나라에서는 고려말 안향이 처음 들여왔으며, 조선조에 들어와 권근예기천견록을 지었고, 김재로의 에기보주가 저술되었다세종의 훈민정음 창제 이후 많은 경전의 언해본이 출가될 때 세종은 성삼문, 신숙주에게 명하여 예기대문언독을 편찬하게 하였다.

예기는 동양사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유가의 경전이다예기의 편명에 따라 저자가 각기 다르고 분야별 주요한 제도와 사상을 담고 있으므로 쳬계적이지는 않지만, 의례에 대한 해설과 일반적인 철학이론과 기록이 망라되어 있다이러한 이유로 중국의 전국시대와 한나라 시기의 유교사상과 사회제도 그리고 동양에서 오랫동안 답습되어온 유교적 예절과 의식을 지배하는 경전으로 중요시 되어왔다내칙과 곡례는 예기 중에서도 많이 인용되는 것이며, 중용과 대학편은 별도의 책으로 분리되어 동양 고전의 사서로 발전하였다예기는 총 49편으로 한나라의 유향이 통론, 제도, 명당음양기, 상복, 세자법, 자법, 제사, 길례, 악기의 9종류로 분류하였다가장 많이 알려져 읽혀진 것은 주희에 의해 별책으로 분리된 대학과 중용이고, 곡례와 내칙은 집안과 가사의 제반 예절을 망라한 것으로 많이 읽혀져다가정에서 아녀자들에게 많이 가르친 내칙은 효도에 대한 예절과 실질적인 양지의 효를 실천하는 방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예기의 기록들이 시대의 변천과 생활의 변경에 따라 적용할 수 없는 것도 많고, 현대의 기준으로 새롭게 해석하여야 할 것들도 많다우리는 예절과 행동규범의 본래의 기준을 인식하고 인륜의 기본도리를 생각하면 되는 것이지 고전의 번역이나 자구의 해석에 대한 것을 읽으면서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보여진다고전에 대한 연구와 문장의 자구 해석은 학문의 영역이며, 전문그룹의 학자들에게 맡겨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 도리의 근본을 생각하고 현대에 맞는 실용적인 해석으로 다가가는 것이 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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