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論語) - 제6편 옹야(雍也): 리우지자 성차각 수욕물용 산천기사제 #3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원사위지재 여지속구백 사
원사가 공자의 가재로 일하자 곡식 구백을 주었는데 사양하였다.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자왈 무 이여이린리향당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니다. 네 이웃과 마을에 이를 나누도록 하여라.’라고 하셨다.
(註1) 粟(조 속), 辭(말씀 사,사양할 사), 毋(말 무)
(註2) 원사는 공자의 제자 원헌이며, 사는 자이다 (제자원헌, 사, 자야 弟子原憲. 思,字也). 공자가 노나라 대사구로 일할 때 공자집안의 가재를 맡겼다 (공자위노사구, 이원헌위가읍재 孔子為魯司寇, 以原憲為家邑宰). 구백(九百)은 구백말이다. 사(辭)는 주는 녹을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양불수 辭讓不受).
(註3) 원사는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원헌(原憲)이고 자는 자상(子思), 공자가 노나라 대사구로 일할 때 공자집안의 가재를 맡겼다. 공자가 주는 가재의 록이 구백 말인 것도 이상하다. 구백 섬일 리는 없을 텐데, 당시의 곡식을 재는 단위가 이상하다. 공자가 향당과 나누라고 할 정도면 구백 말의 곡식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앞서 공서적에 대해서는 많은 곡식을 준 것을 꾸짖고 사양하는 원사에게는 받아서 이웃과 나누라고 하였다. 아마도 원사가 사양할 이유가 없는 일한 대가라고 생각하였고 또한 받아야 할 만큼 원사의 집이 부유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공자가 재물을 나누어 주는 분배의 철학은 필요하지 않은 곳과 부유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분배는 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대나 현대나 분배의 불평등은 사람의 감정을 다치게 한다.
子謂仲弓曰, 犁牛之子, 騂且角, 雖欲勿用, 山川其舍諸
자위중궁왈 리우지자 성차각 수욕물용 산천기사제
공자께서 중궁에게 이르기를 ‘얼룩소의 새끼라 하여도 털빛도 붉고 뿔이 나 있으면 비록 사람들이 제물로 쓰지 않으려 하여도 제사를 받는 산천이 어찌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겠는가?’라고 하셨다.
(註1) 犁(밭갈 리,떨 류), 騂(붉은 말 성), 舍(집 사)
(註2) 리우는 잡스런 무늬의 일하는 소를 말한다 (잡문왈리 雜文曰犁). 성(騂)은 순적색의 양질의 소를 말한다 (순적색야 純赤色也). 중궁의 아버지는 천인이고 행실이 좋지 못하였다 (중궁부, 천인, 이행불선 仲弓父, 賤人, 而行不善). 공자는 중궁에게 이렇게 위로한 것이다 (고공자칭위중궁 故孔子稱謂仲弓).
(註3) 가정환경을 탓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반면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는 입지전적인 인물도 많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이 되기 전 매년 보릿고개를 맞아 일부를 제외한 거의 대다수의 국민들은 기아에 고통을 받았었다. 그 당시의 국민 대부분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호롱불에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여 지금의 국부를 만들었다. 물론 첨예한 경쟁사회에서 한 가지 조건의 결핍은 상당한 지장을 준다. 그러나 그러한 환경에 굴복하는 것은 나약하고 비겁한 일이다. 환경이 나빠야 할 이유는 없지만 좋은 환경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천 오백년 전의 중궁 또한 남보다 못한 환경과 빈천하고 행실이 고약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공문십철(孔門十哲)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