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명심보감 - 생심편 하(省心篇 下) - #2

몽그림 2022. 2. 26. 02:55

壯元詩云  國正天心順이요  官淸民自安이라  妻賢夫禍  子孝父心寬이니라

장원시운  국정천심순        관청민자안       처현부화     자효부심관

장원시(壯元詩)에서 이르길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하고,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다.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고,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이 너그러워진다.'고 하였다.

 

 

子曰  木從繩則直하고  人受諫則聖이니라

자왈  목종승즉직        인수간즉성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무에 먹줄을 따라가면 곧 바르고, 사람이 간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곧 성인이라 하느니라.'고 하셨다.

() (줄 승), (간할 간)

 

 

一派靑山景色幽러니  前人田土後人收  後人收得莫歡하라  更有收人在後頭니라

일파청산경색유        전인전토후인수    후인수득막환        갱유수인재후두

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한데,  옛 사람이 밭을 갈면 뒷사람이 수확한다. 뒷사람은 수확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수확할 사람이 뒤에 있느니라.

() (그윽할 유), (경치 경), (거둘 수)

 

 

蘇東坡曰  無故而得千金  不有大福이라  必有大禍

소동파왈  무고이득천금     불유대복       필유대화

소동파(蘇東坡) 말하기를 '고생하지 않고 천금을 얻는다면 큰 복이 아니라 반드시 큰 재앙이 있다.'고 하였다.

() (깨어날 소), (고개 파)

 

소동파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로 유명한 북송시대의 문인이다아버지 소순도 구양수, 왕안석등 문인들과 교유하였고 그의 동생 소철도 유명한 문인이며 동생과 구별하여 소동파를 대소(大蘇)라고 한다. 소동파의 이름은 식이며 동파는 그의 호다그가 지은 적벽부는 송대의 최고의 시부 문학으로 격찬받고 있으며, 고려 선종 때 문하시중을 지낸 김양감과 친교를 가졌고 김양감을 위한 창화시(唱和詩) 지은 것이 전해온다황주에 유배생활을 하던 중 그가 적벽을 노래한 적벽부(赤壁賦)는 한문학의 묘미를 보여준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여적벽지하

임술(壬戌) 가을 칠월 열엿새(旣望) 소자(蘇子) 손님(客)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서 노니는데,

淸風徐來  水波不興擧舟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청풍서래  수파불흥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맑은 바람은 산들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네. 술을 들어 손님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의 시를 읊고 요조(窈窕) 장(章) 노래하노라.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橫江 水光接天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백로횡강  수광접천  

조금 있으니 달이 동산위로 떠올라 북극성과 견우성 간에서 노닌다.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질러 희미하니 물 빛은 하늘에 닿아 있구나.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만연

갈대 배는 흘러서 아득히 멀리 넓고도 넓은 많은 물결을 넘어서 가네.

浩浩乎如馮虛御風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호호호여빙허어풍이부지기소지  표표호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넓고도 넓은 허공에 바람을 탄 듯하니 머무를 곳이 어드메더뇨. 표표히 세상을 등지고 홀로 서있는 듯 하더니, 날개가 돋아올라 하늘에 올라 신선이 되었구나

 

소동파가 적벽에서 노닐며 접대한 손님은 고려의 사신 김양감(金良鑑)이다김양감 고려 선종 때 문하시중을 지낸 인물로 청렴하고 고려를 위해 외교와 국방에 헌신한 인물이다전북 고창에 있는 화동서원은 문안공(文安公) 김양감을 배향한 서원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당시 북방과의 군사적 충돌과 대립관계에 있던 고려는 남쪽으로 밀려난 송나라와의 국교를 시도하였는데, 이 때 송나라와 국교를 위해 갔던 인물이 김양감이다김양감에 의해 송나라와 국교를 맺은 고려는 이후 문종 대에 이르러 문종의 아들 의천을 송에 유학 보내는 등 유교와 불교에 관한 교류가 활성화 되었다당시 송나라는 거란의 요나라와 금나라의 세력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갔는데 이를 전대의 북송과 구별하여 남송(南宋)이라 한다남송 시대는 유학의 부흥과 문화의 르네상스가 일어난 시기로 송나라는 고려와 국교를 맺고 북방의 금나라를 견제하려 하였다소동파는,,선에 두루 통달한 학자로 당시 송나라를 급진적으로 개혁하려는 신법당의 왕안석과 대립하여 귀양을 가 있었다이 때 고려 사신 김양감과 만나 교유하며 왕안석의 실각 후 조정에 돌아가 예부상서를 지내게 된다여기에 나오는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은 많이 인용되는 귀절이다우화는 원래는 곤충의 번데기가 껍질을 벗고 날개를 달게 되는 과정을 얘기한 것으로, 적벽부의 분위기가 노장의 무위자연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벚꽃축제로 유명한 순천의 송광사 경내에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있는 건물이 우화각(羽化閣)인데, 물론 소동파의 우화이등선에서 따온 이름임은 물론이다불교에서는 속세의 껍질을 벗고 신선이 되는 마음으로 경내로 들어오라는 의미일 것으로 추정된다소동파가 고려와 조선의 문학에 끼친 영향도 적지 않아, 이규보를 비롯한 많은 고려의 문인들이 대부분 그의 시를 즐겨 읽었다조선시대 한국 가사문학의 거두인 송강(松江) 정철(鄭澈)은 그의 호를 송강이라 할 만큼 소동파의 신선사상을 동경하였다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관동별곡은 그가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여 내금강,외금강을 비롯한 금강산 일대와 경포대 망양정까지의 관동의 명승지를 유람하면서 지은 시이다마지막 단락에서 송강은 시선이 되는 초현실의 세계를 읊었는데 학자들은 이를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 노래한 것이라고 하였다한국인들이 가지는 자연과의 일체된, 몽중선유(夢中仙遊)등의 초현실 세계에 대한 동경은 모두 이러한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소동파는 고려와 연결되어 우리의 정서에 한류(漢流)를 형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 인물이고, 고려 중엽의 여러 문사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위에서 말한 김양감이 정자문(程子門)에서 배우고 공자의 각종 서적을 들여왔으며 공자의 묘당을 설치한 것은 사실상 소동파의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사실상 우리의 유학이 고려말 안향에서 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 또한 정확한 사실과는 다르다이미 삼국시대에 사서를 비롯한 유학의 경전들이 들어왔고, 고구려의 태학과 신라의 국자감을 비롯한 교육기관에서 가르치고 있었으며, 정주학 또한 고려 중엽의 김양감을 비롯한 학자들에 의해 도입된 것이다고려말 안향은 후일 김양감에 대한 추모시를 지을 만큼 그를 동방이학의 종사로 받들고 있었다.

 

 

康節邵先生曰  有人來問卜하되  如何是禍福  我虧人是禍  人虧我是福이니라

강절소선생왈  유인문복        여하시화    시화     아시복

강절소선생이 말하기를 '어떤 사람이 와서 점괘를 보러와서 어떤 것이 화(禍)이고 복(福)인가 라고 묻자 자신이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요, 남이 자신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다.'라고 하였다.

() (편안할 강), (마디 절), (어지러질 )

 

 

大廈千間  夜臥八尺이요  良田萬頃라도  日食二升

대하천간     야와팔척       량전만경        일식이승

큰 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는 여덟 자 방에 눕고, 좋은 밭이 만 이랑이 있더라도 하루에 두 되 먹는다.

() (큰집 하), (엎드릴 와), (이랑 경,잠깐 경)

 

 

久住令人賤이요  頻來親也疎  但看三五日  相見不如初니라

구주인천        빈래친야소    단간삼오일     상견불여초

오래 머물면 사람이 천하게 되고, 자주 오면 친한 사이도 멀어진다다만 사흘이나 닷새만에 서로 봐도 처음과  같지 않다.

() (살 주), (하여금 ), (자주 빈), (다만 단)

 

 

渴時一滴  如甘露  醉後添盃  不如無니라

갈시일적     여감     후첨배    불여무

목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감로수(甘露水)와 같지만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

() (목마를 갈), (물방울 적), (술취할 ), (더할 첨), (잔 배)

 

 

酒不醉人人自醉  色不迷人人自迷니라

주부인인자     색불미인인자미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여색(女色)이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다.

() (미혹할 미), (빛 색)

 

 

公心  若比私心이면  何事不辦이며  道念  若同情念이면  成佛多時니라

공심     약비사심       하사불변             약동정념        성불다시

공(公)적인 마음을 사(私)적인 마음에 비한다면 어떤 일이든 옳고 그름을 분별치 못하리오. 도(道)에 대한 마음을 만약 정념(情念) 생각하는 마음과 같이하면 부처의 경지에 이른지 오래이니라.

() (견줄 비), (판별할 변), (생각할 ), 道念(도념-도덕 관념, 도를 구하는 생각이나 마음), 情念(정념-감정에서 생기는 사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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