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 생심편 상(省心篇 上) - #1
景行錄云 寶貨는 用之有盡이요 忠孝는 享之無窮이라
경행록운 보화 용지유진 충효 향지무궁
경행록에서 이르기를 '보화는 쓰면 없어지고, 충성과 효성은 누릴수록 끝이 없다.'고 하였다.
(註) 貨(재화 화), 享(누릴 향), 窮(다할 궁)
家和貧也好어니와 不義(誼)富如何오 但存一子孝니 何用子孫多리오
가화빈야호 불의(의)부여하 단존일자효 하용자손다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지만 정의(情誼)가 좋지 않다면 부유한들 무엇하랴.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한다면 자손이 많은들 무엇에 쓰리오.
(註) 誼(옳을 의)
父不憂心因子孝요 夫無煩惱是妻賢이라 言多語失皆因酒요 義斷親疎只爲錢이니라
부불우심인자효 부무번뇌시처현 언다어실개인주 의단친소지위천
아버지가 마음으로 근심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효도하는 때문이고, 남편이 번뇌가 없다면 이는 아내가 어진 때문이다. 많이 말하고 말을 실수하는 것은 술 때문이고, 의리가 끊어지고 친한 사람과 소원해지는 것은 단지 돈 때문이다.
(註) 煩(괴로워할 번), 惱(괴로워할 뇌), 錢(돈 전)
旣取非常樂이어든 須防不測憂니라
기취비상락 수방불측우
이미 비상(非常)한 즐거움을 취했거든 모름지기 헤아리지 못하는 우환을 방비해야 한다.
(註) 須(모름지기 수), 測(잴 측)
得寵思辱하고 居安慮危니라
득총사욕 거안려위
총애를 얻으면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히 거처할 때 후일의 위태함을 생각하라.
(註) 寵(사랑할 총), 辱(욕 욕), 慮(생각할 려)
榮輕辱淺하고 利重害深이니라
영경욕천 이중해심
영화로움이 가벼우면 욕될일이 적고 이로움이 많으면 해로움도 깊다.
(註) 榮(꽃 영), 輕(가벼울 경), 淺(얕을 천), 深(깊을 심)
甚愛必甚費요 甚譽必甚毁요 甚喜必甚憂요 甚藏必甚亡라
심애필심비 심예필심훼 심희필심우 심장필심망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심하게 낭비하고, 심히 기리면 반드시 심한 헐뜯음을 받게 된다. 심히 기뻐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고 보화(寶貨)를 심히 보관하면 반드시 심하게 잃으리라.
(註) 甚(심할 심), 費(쓸 비), 譽(기릴 예), 毁(헐 훼), 藏(감출 장)
子曰 不觀高崖면 何以知顚墜之患이며 不臨深泉이면 何以知沒溺之患이며 不觀巨海면 何以知風波之患리오.
자왈 불관고애 하이지전추지환 불림심천 하이지몰익지환 불관거해 하이지풍파지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높은 절벽을 보지 않으면 어찌 엎어져 떨어지는 환란을 알 것이며, 깊은 샘에 임하지 않으면 어찌 물에 빠져 죽는 환란을 알 것이며, 큰 바다를 보지 않으면 어찌 풍파의 환란을 알겠느냐.'고 하셨다.
(註) 崖(낭떠러지 애), 顚(이마 전), 墜(떨어질 추), 沒(잠길 몰), 溺(빠질 익), 波(물결 파), 患(근심 환)
欲知未來인대 先察已然이니라
욕지미래 선찰이연
다가올 미래를 알고 싶으면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아라.
(註) 欲(바랄 욕), 察(살필 찰), 已(이미 이)
子曰 明鏡은 所以察形이요 往古는 所以知今이니라
자왈 명경 소이찰형 왕고 소이지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밝은 거울은 얼굴을 보는 것이고, 지나간 옛일은 오늘을 아는 방법이다.'라고 하셨다.
過去事는 明如鏡이요 未來事는 暗似漆이니라
과거사 명여경 미래사 암사칠
지나간 일은 거울처럼 밝게 알지만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
(註) 鏡(거울 경), 漆(옻 칠)
景行錄云 明朝之事를 薄暮에 不可必이요 薄暮之事를 晡時에 不可必이니라
경행록운 명조지사 박모 불가필 박모지사 포시 불가필
경행록에서 말하기를 '내일 아침의 일을 해질 무렵에 기약할 수 없고 저녁때의 일을 포시(晡時: 오후 네 시)에 기약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註) 薄(엷을 박), 暮(저물 모), 晡(신시 포), 晡時(포시-오후 세시부터 다섯시 사이,해 저물 무렵), 明朝(명조-내일 아침), 薄暮(박모-해가 진 뒤 어스레한 저녁,땅거미)
앞으로 닥쳐올 일을 함부로 예단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일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앞 일을 함부로 예단하는 것이다.
天有不測風雨하고 人有朝夕禍福이니라
천유불측풍우 인유조석화복
하늘에 바람과 비는 측정하기 불가능하고,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화와 복이 있다.
(註) 測(잴 측)
비바람이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인간의 길흉화복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이는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경계하고 삼가하라는 뜻이고 일희일비하거나 경거망동함을 경계한 말이다.
未歸三尺土아니면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墳이니라
미귀삼척토 난보백년신 이귀삼척토 난보백년분
석 자 되는 흙 속(무덤)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백 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되는 흙 속으로 돌아가서는 백 년 동안 무덤을 보전하기 어렵다.
(註) 尺(자 척), 歸(돌아올 귀), 墳(봉분 분)
景行錄云 木有所養이면 則根本固而枝葉茂하여 棟樑之材成하고
경행록운 목유소양 즉근본고이지엽무 동량지재성
경행록에서 이르길 '나무를 잘 기르면 뿌리가 견고하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져 동량(棟樑)의 재목이 되고,
(註) 灌(물댈 관), 漑(물댈 개)
水有所養이면 則泉源壯而流派長하여 灌漑之利博하고
수유소양 즉천원장이류파장 관개지리박
물을 잘 다스리면 샘의 근원이 세차고 물줄기가 길어서 관개(灌漑)의 이익이 넓고,
(註) 灌(물댈 관), 漑(물댈 개)
人有所養이면 則志氣大而識見明하여 忠義之士出이니 可不養哉아
인유소양 즉지기대이식견명 충의지사출 가불양재
사람을 잘 키우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이 밝아져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오니, 키우지 않을손가?'라고 하였다.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 큰 이득은 없다. 비지네스나 국가경영의 이득이 크다 하더라도 역사에 기여할 훌륭한 사람을 키우는 것 만큼 사회에 큰 공헌은 없을 것이다.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사회에는 인의지사를, 국가에는 충의지사를,나아가 인류를 위해 구원지사를 키우는 것이니 이보다 더 아름답고 큰 일은 없을 것이다.
自信者는 人亦信之하여 吳越이 皆兄弟요 自疑者는 人亦疑之하여 身外에 皆敵國이니라
자신자 인역신지 오월 개형제 자의자 인역의지 신외 개적국
스스로 믿는 사람은 남들도 그를 믿는 것이니,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이라도 모두 형제가 된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사람은 남도 또한 그를 의심하여 자신 외에는 모두 적국(敵國)이 된다.
(註) 吳(나라이름 오), 越(넘을 월), 敵(원수 적)
오나라와 월나라는 춘추전국시대에 인접국가로 서로 경쟁하던 제후국이었다. 오월동주(吳越同舟)의 고사는 두 나라가 원수의 관계임을 말한다. 처음에는 오나라왕 부차가 오자서와 손무를 기용하여 월나라를 패퇴시키고 월나라왕 구천은 오나라에 포로로 잡혀오게 된다. 오왕 부차에 의해 풀려난 월왕 구천은 와신상담 끝에 국력을 회복하고결국에는 오왕 부차를 공격하여 죽인 후 오나라를 멸망시키기에 이른다.
疑人莫用하고 用人勿疑니라
의인막용 용인물의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거든 의심하지 마라.
(註) 疑(의심 의), 莫用(막용-쓰지 않다), 勿疑(물의-의심하지 않다)
회사든 국가든 사람을 쓰는 일은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어떤 일이든 그것을 주관하고 이끌어서 성취시키는 것은 결국은 사람에 의해 이루어 지기 때문이다. 송사(宋史)의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에서 나온 말이다. 금사(金史)에는 사인물의 물의사인(使人勿疑 勿疑使人)으로 나온다. 지금도 많은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자신의 참모나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말이다.
諷諫云 水底魚天邊雁은 高可射兮低可釣어니와 惟有人心咫尺間에 咫尺人心不可料니라
풍간운 수저어천변안 고가사헤저가조 유유인심지척간 지척인심불가료
풍간에서 말하기를 '물 바닥의 고기와 하늘을 나는 기러기는 높아도 쏘아 잡고, 낮아도 낚시로 잡을 수 있지만, 오직 사람의 마음이 지척간에 있지만 지척간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하였다.
(註) 諷(욀 풍), 諫(간할 간), 底(밑 저), 雁(기러기 안), 低(낮을 저), 釣(낚시 조), 惟(생각할 유), 咫(길이 지), 尺(자 척), 料(되질할 료)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혹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는 있지만 완전히 그 사람의 마음을 알 방법은 없다. 권력자와 사업가는 주변사람들에 의해 죽거나 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