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명심보감 - 정기편(正己篇) #3

몽그림 2022. 2. 13. 04:06

景行錄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  道可樂이언정  身不可不憂

경행  심가일          형불가불노     도가락           

경행록에서 말하기를 마음은 편안히 할 수 있어도 몸은 일하지 않을 수 없고, 도는 즐길 수 있어도 몸으로 걱정을 태만히 할 수 없다.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身不憂則荒淫不이라  

형불로즉태타이폐        신불우즉황음불

몸이 수고롭지 않으면 게을러서 어그러지기 쉽고, 몸이 걱정하지 않으면 황음(주색酒色)에 빠져서 안정되지 못한다.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  憂勞  其可忘乎

     일생어로이상       생어우이무렴                     기가망호

그러므로 편안한 생활은 일하고 쉬는 데에서 나오고, 기쁜 생활은 걱정하여 싫증을 내지 않는 것이다. 편안하고 즐거운 것은 삼가하고 일하는 것이니 어찌 이를 잊을 수 있으리오라고 하였다.

() (게으를 태), (게으를 타), (폐단 폐),(음란할 음)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이불문인지비        목불시인지단       구불언인지과        서기군자

귀로는 남의 잘못을 듣지 말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군자에 가깝다.

() (무리 서), (기미 기)

 

 

蔡伯喈曰  喜怒  在心하고  言出於口하나니  不可不愼이니라

채백개왈       재심       언출어구           불가불신

채백개(蔡伯喈)가 말하기를기쁘고 노여운 것은 마음에 있을 뿐이지만, 말은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 (거북 채), (), (새소리 개), (삼갈 신)

 

채백개는 후한말 삼국시대때 서예가와 문장가였던 채옹(蔡邕)으로 백개(伯喈) 그의 호이다. 채옹은 동탁에게 벼슬을 받았으나 동탁이 죽을 때 함께 옥에서 죽었다. 채옹의 문재를 아꼈던 조조가 후일 그의 딸 채염을 찾아 회상하던 얘기가 삼국지연의에 나온다.

 

 

宰予  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요  糞土之墻은  不可圬也니라

재여  주침          자왈  후목     불가조야     분토지장     불가오야

재여(宰予)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을 보고 공자께서는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못한다.‘고 하셨다.

() (낮 주), (잠잘 침), (썩을 후), (독수리 조), (똥 분), (담장 장), (흙손 오)

 

재여는 공자의 제자 중 언변이 가장 뛰어나고 재주도 뛰어난 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말년에 제나라 임치읍의 대부가 되었으나 전상의 반란에 연루되어 삼족이 멸하는 형을 받고 죽었다공자의 제자중 공문십철(孔門十哲) 한 사람 이었으나, 공자는 삼년상이 길다고 하는 재여에 대해 어질지 못하다 (予之不仁也)라고 하였고, 고대의 오제를 묻는 재여에게 물어볼 자격이 없다(予非其人也) 하였고, 재여가 후일 반란에 연루되어 삼족이 처형되자 수치스럽게 여겼다. 논어나 사기의 중니제자열전을 보면 재여는 공자의 학단에서 언변은 뛰어났으나 저항적인 면을 보인다. 후세의 사람들은 공자의 제자중 공자가 파문한 유일한 제자로 재여를 꼽는다. 재주를 아낀 공자가 재여를 교화하려 하였으나 재여는 주유천하 이후 자신의 세계관으로 공자에게서 분리해 나간 것으로 보인다.

 

 

紫虛元君誠諭心文曰

자허원군성유심문왈

자허원군이 성유심문(마음을 다스리는 글)에 이르되

() (자주빛 ), (빌 허), (깨우칠 유), 誠諭心文(성유심문-마음을 개유하는 글,정성스럽게 마음을 다스리는 글)

 

福生於淸儉하고  德生於卑退하고

복생어청검        덕생어비

복은 맑고 검소함으로써 생기고 덕은 낮추어 겸손함으로써 생긴다.

 

道生於安靜하고  命生於和暢하고

도생어안정        명생어화창

도는 편안하고 고요함에서 생기고 생명은 온화하고 밝은데서 생긴다.

() (고요할 정), (화창할 창)

 

患生於多慾하고  禍生於多貪하고

환생어다욕        화생어다탐

많은 욕심으로 근심이 생기고 화는 지나친 탐욕에서 생긴다.

() (근심 환), (재앙 화), (탐낼 탐)

 

過生於輕慢하고  罪生於不仁이니라

과생어경만        죄생어불인

경솔과 교만함에서 허물이 생기고 죄는 어질지 못하여 생긴다.

() (게으를 만), 輕慢(경만-교만한 마음에서 남을 업신여김)

 

戒眼하여  莫看他非하고  戒口하여  莫談他短하고

계안        막간타비       계구        막담타단

눈으로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허물은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 (말씀 담)

 

戒心하여  莫自貪嗔하고  戒身하여  莫隨惡伴하며

계심        막자탐진       계신        막수악반

마음을 경계하여 탐하고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나쁜 사람과 어울리지 말라.

() (성낼 진), (짝 반)

 

無益之言  莫妄說하고  不干己事  莫妄爲하며

지언     막망설       불간기사     막망위

이롭지 못한 말을 함부로 말하지 말고 자신과 관계되지 않은 일을 함부로 행하지 말라.

() (잊을 망), 妄說(망설-망령된 얘기)

 

尊君王孝父母하고  敬尊長奉有德  別賢愚恕無識하며

존군왕효부모        경존장봉유덕    별현우서무식

군왕을 존중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윗사람을 존경하고 덕으로 받들며 어질고 어리석음을 분별하고 모르는 이를 용서하라.

() (높을 존), (어리석을 우), 尊長(존장-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

 

物順來而勿拒하고  物旣去而勿追하며

물순래이물거        물기거이물추

재물은 순리로 오는 것이면 거부하지 말고 이미 떠난 재물은 쫒지 말라.

() (막을 거)

 

身未遇而勿望하고  事已過而勿思하라

신미우이물망        사이과이물사

몸에 만나지 않은 일은 바라지 말고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말라.

() (만날 우)

 

聰明  多暗昧  算計  失便宜니라

총명     다암매     산계    실편의

총명하여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산만으로 편의를 잃을 수가 있다.

() (새벽 매), (셈할 산), (셈할 계)

 

損人終自失이요  依勢禍相隨

손인종자실        의세화상수

남을 손상하면 결국 자신이 상하고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따른다.

() (의지할 의), (권세 세), (따를 수)

 

戒之在心하고  守之在氣

계지재심        수지재기

마음으로는 항상 경계하고 지키는 것은 기운으로 하여라.

() (청렴할 ), (따를 수), (셈할 산), (셈할 계)

 

爲不節而亡家하고  因不廉而失位니라

위불절이망가        인불염이실위

절약하지 않으면 집안이 망하고 청렴하지 않으면 지위를 잃는다.

() (청렴할 ), (따를 수), (셈할 산), (셈할 계)

 

勸君自警於平生하노니  可歎可驚而可畏니라

권군자경어평생          가탄가경이가외

스스로 평생토록 경계하라 탄식하고 놀랍고 두려워함이 옳다.

() (놀랄 경), (두려워할 외)

 

上臨之以天鑑하고  下察之以地祇  

지이천감        하찰지이지기

위로는 하늘의 거울로 보고 아래로는 땅의 신령이 살핀다.

() (거울 감), (토지신 기)

 

明有王法相繼하고  暗有鬼神相隨

명유왕법상계        암유귀신상수

밝은 곳에는 왕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둔 곳은 귀신이 서로 따른다.

 

惟正可守  心不可欺  戒之戒之하라

유정가수     필불가기     계지계지

오직 바르고 옳은 것을 지켜라. 마음은 속이지 못하니  경계하라.

 

자허원군(紫虛元君)은 공자의 제자중 유일하게 여제자인 등선자(登仙者)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자허원군남악부인내전(紫虛元君南嶽夫人內傳)에서는 부인성위휘화존자현안 임성인 진사도 문강공위서여야(夫人姓魏諱華存字賢安 任城人 晉司徒 文康公魏舒女也)라고 소개되어 있다. 즉 "부인의 성은 위씨이며 휘는 화존, 자는 현안이고 임성사람이다. 진나라 사도인 문강공 위서의 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걸로 보아 공자의 여제자는 아니다. 또한 사기의 중니제자열전에도 나오지 않는다원군(元君)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여자선인(女子仙人)이다. 도가(道家)에서는 남자 신선을 진인(眞人)이라 하고 여자신선을 원군(元君)이라고 한다. 명심보감은 정통 유학서가 아니라 유, 불, 선의 좋은 문장을 편집한 것이므로 도가의 여자신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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