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 정기편(正己篇) #1
(註) 正己는 자기자신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性理書云 見人之善이어든 而尋己之善하고 見人之惡이어든 而尋己之惡이니 如此라야 方是有益이니
성리서운 견인지선 이심기지선 견인지악 이심기지악 여차 방시유익
성리서(性理書)에 이르기를 ‘남의 착한 점을 보고서 나에게 착한 점이 있는지 찾아보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는 나에게 악한 점을 살펴보아라. 이와 같이 하면 반드시 유익하다.’고 하였다.
(註) 성리서는 송대의 유학자들이 인간의 심성과 우주의 기본원리에 대해 저술한 성리학서를 말한다.
景行錄云 大丈夫當容人이언정 無爲人所容이니라
경행록운 대장부당용인 무위인소용
경행록에 이르기를'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에게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註) 容(얼굴 용), 無爲(무위-하는 일이 없다), 大丈夫(대장부-사내답고 씩씩한 남자)
올바른 행실과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한 교훈을 얘기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산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항상 남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은 타인들에 대한 너그러운 관용을 의미하고 남에게 용서받지 않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이니라
태공왈 물이귀기이천인 물이자대이멸소 물이시용이경적
태공이 말하기를 ‘나는 귀히 여기면서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를 크게 여기고 약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하였다.
(註) 賤(천할 천), 蔑(업신여길 멸), 恃(믿을 시,시어머니 시), 輕(가벼울 경)
馬援曰 聞人之過失이어든 如聞父母之名하여 耳可得聞이언정 口不可言也니라
마원왈 문인지과실 여문부모지명 이가득문 구불가언야
마원이 말하길 ‘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 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이다.’하였다.
(註) 援(도울 원), 過(지날 과)
남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은 남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일에 대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그 사람으로 부터 말을 들어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얘기한다. 인터넷의 시대에는 익명성의 뒤에 숨어 과거보다 훨씬 더 심한 얘기를 여과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의 입장이나 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자신의 인격이 저급하고 입이 더러운 것을 드러내는 우매한 일이다. 귀로 듣는 건 지울 수 있지만 말은 상대의 가슴에 남게 된다.
康節邵先生曰 聞人之謗이라도 未嘗怒하며 聞人之譽라도 未嘗喜하며 聞人之惡이라도 未嘗和하며
강절소선생왈 문인지방 미상노 문인지예 미상희 문인지악 미상화
소강절 선생이 말하길 ‘남의 비방을 들어도 곧 성내지 않고, 남의 칭찬을 들어도 바로 기뻐하지 말아라. 남의 좋지 못한 소문을 듣더라도 이에 동조하지 말고,
聞人之善이면 則就而和之하고 又從而喜之니라
문인지선 즉취이화지 우종이희지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어울리고 또 이를 쫒아 기뻐하여라.‘고 하였다.
其詩曰 樂見善人하며 樂聞善事하며 樂道善言하며 樂行善意하고
기시왈 낙견선인 락문선사 락도선언 락행선의
그가 시(詩)에 쓰기를 ‘선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선한 일 듣기를 즐겨 하며, 선한 말 하기를 즐겨하며, 선한 뜻 행하기를 즐겨 하며,
聞人之惡이면 如負芒刺하고 聞人之善이어든 如佩蘭蕙니라
문인지악 여부망자 문인지선 여폐란혜
남의 악한 점을 듣거든 가시를 몸에 진 것 같이 여기고, 남의 선한 점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 여기라.’고 하였다.
(註) 邵(고을이름 소), 謗(헐뜯을 방), 嘗(맛볼 상), 譽(기릴 예), 喜(기쁠 희), 就(나아갈 취), 負(짐질 부), 芒(가시랭이 망), 刺(찌를 자,찌를 척,수라 라), 佩(찰 폐), 蘭(난초 란), 蕙(물이름 혜), 芒刺(망자-까끄라기와 가시따위), 蕙蘭(혜란-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난초의 일종으로 난초보다 긴 잎과 한 줄기에 열 개 가량의 꽃이 늦봄에 핀다.)
소강절은 송나라 학자인 소옹(邵雍)을 말한다. 강절은 시호이며 호는 안락선생(安樂先生), 자는 요부(堯夫)이다.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오도선자 시오적 도오악자 시오사
나의 선한 점만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를 해치는 도적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이 곧 나의 스승이다.
(註) 賊(도적 적), 師(스승 사)
太公曰 勤爲無價之寶요 愼是護身之符니라
태공왈 근위무가지보 신시호신지부
태공이 말하길 ‘근면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요, 신중함은 몸을 보호하는 신표이다.’라고 하였다.
(註) 勤(부지런할 근), 價(값 가), 寶(보배 보), 護(보호할 호), 符(부신 부)
자신의 타고난 재주와 운명보다 근면과 신중함이 인생을 결정하게 된다.
景行錄曰 保生者는 寡慾하고 保身者는 避名이니 無慾은 易나 無名은 難이니라
경행록왈 보생자 과욕 보신자 피명 무욕 이 무명 난
경행록에 이르기를 ‘목숨(생生)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하여라. 욕심을 없애기는 쉬우나 명예를 바라지 않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註) 寡(적을 과), 避(피할 피), 慾(욕심 욕), 難(어려울 난), 寡慾(과욕-욕심이 지나침), 避名(피명-명예를 피하는 것)
子曰 君子有三戒하니 少之時엔 血氣未定이라 戒之在色하고
자왈 군자유삼계 소지시 혈기미정 계지재색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君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젊어서는 혈기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여색(女色)을 경계하고,
及其長也하여는 血氣方剛이라 戒之在鬪하고 及其老也하여는 血氣旣衰라 戒之在得이니라
급기장야 혈기방강 계지재투 급기노야 혈기개쇠 계지재득
어른이 되면 혈기가 강성하니 싸움을 경계하고,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해졌으니 탐하여 얻으려는 것을 경계하라.’고 하셨다.
(註) 戒(경계할 계), 剛(굳셀 강), 鬪(싸울 투), 衰(쇠할 쇠)
孫眞人養生銘云 怒甚偏傷氣요 思多太損神이라 神疲心易役이요 氣弱病相因이라
손진인양생명운 노심편상기 사다태손신 신피심이역 기약병상인
손진인 양생명(孫眞人養生銘)에 이르기를 ‘성내면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손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고달프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다투어 일어난다.
勿使悲歡極하고 當令飮食均하며 再三防夜醉하고 第一戒晨嗔하라
물사비탄극 당령음식균 재삼방야취 제일계신진
슬퍼하고 기뻐하는 일을 심하게 하지 말고,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하며, 재삼 밤에 술 취하지 말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제일 경계하라.’고 하였다.
(註) 銘(새길 명), 甚(심할 심), 偏(치우칠 편), 傷(상처 상), 疲(피곤할 피), 防(막을 방), 晨(새벽 신), 嗔(성낼 진)
손진인은 도가에서 등선(登仙, 신선으로 오르다)한 남자도인(道人)을 말한다. 여자도인은 원군(元君)이라 한다. 손씨성을 가진 신선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손진인이다.